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이용원에서 이발하는 남자

2018.08.18(토) 17:51:36잔잔한 미소(ih2oo@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이용원에서 이발하는 남자다.
 
머리 빠진 면적이 넓은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걱정스러운 듯, 궁금한 듯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어디까지가 이마냐?
이발료는 남보다 적게 내겠지?
 
깎을 면적이 좁아도 적정선의 이발료를 내면서 주기적으로 이발을 한다.
요즈음 남자도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는다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이발소를 다녔다.
 
이발소(理髮所)를 검색해보니
남자의 머리털을 깎아 다듬거나 모발 염색, 얼굴 면도를 업으로 하는 장소,
이용원 또는 이발관이라고도 함이라고 나와 있다.
이 이발소가 요즈음은 모두 이용원으로 간판이 붙어 있다.
 
내가 다니는 곳도 이용원이다.
어느 날 나의 단골 이발소에 도착한 것은 6시 20분쯤이었다.
벌써 한 분이 거의 이발이 끝나가는 상황이었으니 문 연 지 한참이나 된 것 같다.
부지런한 사장이다.

이발하는 이용원 내부
▲ 이발하는 이용원 내부

언제나 보아도 구수한 고풍스러운 이발소이다.
전에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데 살아서 자주 왔었는데
좀 먼 곳으로 이사한 뒤로는 약 40일 주기로 이곳을 찾는다.
이용원 사장님과 비슷한 나이이고 구수한 그의 입담이 나를 이곳에 오게 한다.
잠시 이용원 안, 벽을 살핀다.
읽어보니 좋은 글이다.
 
이 이용원 휴일은 매주 수요일
▲ 이 이용원 휴일은 매주 수요일

이곳의 위치가 버스 정류장 부근이어서 시골 가는 버스 시간표도 있고
헛걸음하지 않게 하려고 이발소 쉬는 날도 붙어 있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읽으라고 삶에 도움을 주는 좋은 말들을
몇 가지 골라 붙여 놓은 이 사장의 배려가 세심하다.

이용원 벽에 붙은 글귀
▲ 이용원 벽에 붙은 글귀

이 부근에 살 때부터 치면 이 이용원 다닌 것은 15년도 넘는 것 같다.
새벽에 운동 삼아 동네 한 바퀴 돌 때 이 이용원 집 앞 길바닥 물청소를 깨끗이 하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이 사장의 부지런함에 끌려 이곳에 오게 된 것이 지금까지다.
나와 말 놓는 격의 없는 사이인 사장은 언제나 친절하다.
이곳 이발소에서는 이 사장의 구수한 농담과 진담으로
여러 가지 세상 돌아가는 소리를 재미있게 잘 듣는다.
 
오늘 머리를 깎으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공주 시내에 이발소가 한 100개는 되지 않느냐니까
겨우 4, 50개 정도란다.
공주 시내 6개 행정동에 10개씩만 해도 60개가 넘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단다,
공주 시내에 미용학원은 있어도 이용학원은 없단다.
이발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전문대학에 이·미용 학과가 있는 곳에 가든지
이용학원이 있는 서울로 가서 이발 기술을 배워야 한단다.
요즈음은 미장원에서 머리 깎는 남자가 많아졌고
이발 기술 배우려는 사람이 없단다.
 
지금 간판이 이발소란 것은 없다.
이발하는 곳을 이발관이라고도 했는데 요즈음 대부분 이용원이다.

이발소 아닌 이용원
▲ 이발소 아닌 이용원

그러니 나는 이발하러 이용원에 가는 남자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