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궐 차린 예산
2013.04.24(수) 10:26:37무한정보신문(yes@yesm.kr)
예산군 예산읍 발연리에서 간양리까지 벚꽃로에 이름 그대로 꽃길이 열렸다. 지난 17일 흐린 날씨인데도 헤픈 꽃들 덕분에 길섶이 다 밝아졌다. 꽃들은 벌을 유혹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인들과 산책나온 아주머니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버린다.
내친김에 카메라를 메고 예산 구석구석을 들여다 본다.
내친김에 카메라를 메고 예산 구석구석을 들여다 본다.
대흥 동서리 이수여사댁 대문 앞에는 노란 수선화가 이국의 향기를 발산하고, 바로 옆 보일듯 말듯한 하얀 민들레는 수줍은 촌색시같다. 분단장한 수선화보다 토종 민들레꽃 위에 시선이 한참 머문다.
그런데 요것은 또 무엇인고. 단단한 꽃대궁을 밀어올린 모양새가 머위꽃이다. 잎보다 먼저피니 성질이 뜨겁고 맛은 쌉쌀해 봄의 성찬이 된다.
신암 추사고택 앞마당에 추사선생의 주련처럼 부러질 듯 꺽어진 늙은 매화나무가 분홍빛 꽃망울을 하얗게 터뜨렸다. 먼저 핀 꽃잎은 나무 밑으로 점점이 낙화해 꽃그늘을 지우고 있다.
예산여고 교정. 봄꽃들이 제아무리 향기를 피워올려도,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음짓는 소녀들만큼 예쁠 수는 없다. 그런 줄 알면서도 소녀들은 꽃을 시샘하며 한낮의 짧은 휴식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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