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씨킴의 열일곱 번째 개인전 <레인보우 RAINBOW>가 열리고 있어요. 아라리오갤러리는 천안버스터미널, 갤러리아백화점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요.



씨킴의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씨킴이라는 인물에 대해 먼저 알아보면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1979년 천안역 앞 작은 버스터미널을 천안종합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선 천안의 중심지로 키워낸 기업인이에요. 
뿐만아니라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4천여점이나 보유한 미술시장의 큰손이자 갤러리와 미술관을 운영하고 작가를 후원하는 미술계후원자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본업을 화가로 여기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개인전도 열고 있어요.



갤러리 입장료는 성인기준 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에요. 갤러리 안쪽에서 결제 후 미술작품을 관람하면 되는데 입구에 전시된 사람형상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이 작품을 보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안쪽에서 관람하면서 얼핏얼핏 보이는 이 작품이 진짜 사람인줄 알고 몇번을 놀라기도 했어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무지개는 작가에게 꿈, 희망,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삶의 원동력이었고 무지개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색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색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형 화폭에 다양한 색채로 구성된 작품들은 색이 주는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어요.



갤러리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한 작가의 작품들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대부분의 작가들은 한가지 장르의 작품을 주로 하고 간혹 장르를 변경하거나 겸해서 두가지 장르를 하기도 하는데 씨킴은 제법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전시장 가운데에 실물 그대로를 본떠 만든 사과나무가 있고 주변에 쥐와 썩은사과가 놓여 있어요. 그리고 옆에는 흰색 시멘트로 만든 인물들이 앉아 있는데 이는 생명과 죽음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그럴싸한 쥐는 진짜 쥐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작품 속 주인공이며 실제 사과도 함께 놓아 두어 사과가 썩어가는 과정을 그럴싸하게 표현했어요.



유명인사들의 얼굴과 텍스트로 가득찬 잡지표지에 작가만의 스타일로 디자인적요소를 가미한 대형작품이에요. 검은 점들이 무엇인지 궁금해 가까이 다가가서 보기도 하고 멀리서보며 전체적인 느낌을 감상했어요. 



꿈, 꿈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걸려 있어요. 작가는 밥먹다도 식탁 위의 음식을 그리고 일상 속 풍경 또는 자신의 얼굴을 소재로 삼아 꾸준히 드로잉을 하며 그의 열정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비오는 날의 풍경을 담기하기 위해 필름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거닐며 촬영한 작품들이라고 해요. 먹구름이 가득낀 하늘과 흐릿하게 보이는 건물들은 스산하게 보이지도 하지만 그 날의 온도와 습도, 공기가 잘 담긴 것 같아요. 



먼지가 가득 쌓인 미피인형, 석고조각상, 털모자, 헬멧 등 다양한 물건들은 저 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또 하나의 작품이 되어 탄생했어요.



새옷을 입은 마네킹이 서 있고 작가가 사용했던 도구들도 산을 이루고 있는데 이렇게 무심하게 쌓아 놓은 것 같지만 작가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에요.



씨킴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화폭에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색을 가득 담은 작품들이 인상적이고 좋았어요.



무지개를 보며 꿈을 떠올린 씨킴은 꿈을 향해 가는 길은 고통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은 작가적 태도와 맞닿아 있어요. 이런 작가이야기를 알고 보니 작품들이 마치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기 위해 여러가지 색이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전시관 한켠에는 정웅개인전도 열리고 있어요. 베이커리 '오월의 종' 대표이자 셰프 정웅이 그린 드로잉과 회화작품들은 유명한 미술작가의 작품이 아닌 수십년간 빵을 만들어 온 셰프의 작품이라는 것이 새로웠어요.



처음에는 빵을 만들면서 빵만드는 방법이나 순서를 이야기하며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나아가서는 이 그림을 설계도면처럼 입체적으로 표현해 그만의 드로잉으로 완성되었어요. 전시장에서는 초기에 그렸던 빵그림 뿐만 아니라 빵집주변의 풍경을 담은 드로잉 작품, 종이 비행기를 그린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요.



아라리오 갤러리 옆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앞에도 씨킴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이곳은 아라리오갤러리조각광장이라고 불리며 씨킴의 대형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좋아요.

씨킴의 <레인보우 RAINBOW> 전시는 2025년 2월 9일까지 진행됩니다.


천안 아라리오갤러리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97-3 (신세계백화점 주차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