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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무꾼을 사랑한 암곰의 전설이 1500여 년간 전해지는 '고마나루'

충남 공주시 웅진동 산 21-3

2024.04.07(일) 02:48:46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수),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1호인 '푸바오'가 워싱턴조약(희귀 동물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면서 중국은 소유물인 판다를 상대국에 장기 임대하고 있음)에 따라 중국으로 보내졌습니다. 중국의 선물이지만 언젠간 돌려줘야 하는 걸 알고 있었으나, 푸바오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국내 팬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요? 며칠 전에 다녀온 공주 고마나루(熊津)에서는 많은 것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공주시 송산마을에는 고마나루 전설을 그린 벽화가 있다.
▲ 공주시 송산마을에는 고마나루 전설(곰나루 전설)을 그린 벽화가 있다.

고마나루 전설(곰나루 전설) 벽화
▲ 고마나루 전설(곰나루 전설) 벽화

공주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크고 작은 곰 조각상이 보이고 고마(곰의 옛말)가 들어간 상호나 상품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공주시 웅진동에 있는 명승지 '고마나루'와 일대를 돌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고마나루는 금강의 나루터 중 하나로 금강 일대와 연미산, 무령왕릉과 왕릉원 서쪽의 낮은 구릉지대를 포함하며, '곰나루'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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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곰나루, 공주시 백제큰길 2045)는 연미산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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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에 찾은 고마나루에는 개나리와 싸리나무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노란 개나리꽃과 하얀 싸리나무꽃이 활짝 핀 4월 초, 공주 고마나루 일대를 돌아봤는데요, 입구 왼쪽에는 우드볼장이 있고 오른쪽에는 고마나루 솔밭길과 전망대, 곰사당 등이 있었습니다. 주차장과 화장실, 식수대, 에어건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방문하는 분이 많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고마나루 전망대 가는 길
▲ 고마나루 전망대 가는 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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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전망대 가는 길 2

금강 8경과 공주 10경의 하나인 고마나루는 철도를 비롯한 근대적 교통의 발달과 함께 수운을 중심으로 한 교통 요지적 기능은 상실되었고, 1933년 금강교가 가설되면서 도강(渡江) 취락적 기능마저 상실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마나루 일대는 넓은 백사장과 140여 그루의 노송이 울창하게 우거져 뛰어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으며, 역사와 문화재의 보고로 관광지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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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미산 자락에 있는 고마나루와 넓은 백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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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왼쪽으로 공주보가 보인다.

고마나루에서 보면 해발 192m의 연미산이 보입니다. 산세(山勢)가 제비꼬리를 닮은 데서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2006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이후 설치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자연미술공원이 조성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1▲ 수신단

고마나루 전망대로 가다 보면, 웅진수신지단(熊津水神之壇)이라고 새겨진 표석과 단을 볼 수 있습니다. 1998년 계룡산 산신제 복원과 함께 고마나루의 수신제(水神祭)도 복원했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주관하던 가신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하는데, 춘추의 제향과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도 제향을 지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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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너머로 소나무 450여 그루가 자생하는 소나무 군락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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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솔밭길

고마나루 전망대에서 일대를 둘러보고 다시 고마나루 솔밭길로 이동해 보았습니다. 고마나루는 산책하기 좋은 곳, 맨발로 걷기 좋은 곳으로도 이름난 곳입니다. 맨발로 솔밭길을 걷기 위해 일부러 먼 곳에서 오는 분들도 있는 듯합니다. 주차 후 차에서 내리면서 맨발로 솔밭 사잇길을 걷는 분을 직접 눈으로 여러 번 보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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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솔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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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나루 솔밭 2

소나무 군락지를 걷다 보니, 재선충 예방주사를 맞은 소나무들이 보였습니다. 이곳도 재선충의 피해를 피해가지는 못했는지 소나무 후계목을 기르는 장면도 목격되었습니다.

솔숲에 들어와서 잠시 걷거나 앉았다 가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곳이던데, 잘 유지되어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는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곰사당▲ 곰사당 '웅신단(熊神壇)'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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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사당과 웅신단비(熊神壇碑)

곰상
▲ 곰 석상

솔밭길을 따라 걷다 보니, 건물 한 채가 나타났습니다. 곰 사당인 '웅신단(熊神壇)'이라고 합니다. 사당 앞에 세워진 안내판을 읽어 보니, 금강에 빠져 죽은 암곰과 새끼곰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를 지낸 사당이라고 합니다. 1972년 고마나루 부근 웅진동 곰내골에서 백제 때 유물로 보이는 화강암으로 제작된 돌곰이 발견되어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일부 내용이 가려진 것으로 보아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는지는 정확하지 않음) 

조선시대 향교의 대성전을 본떠 건축한 사당 안에는 곰 석상이 놓여 있습니다. 현재 사당 안에 모신 곰 석상은 복제품이라고 합니다. 

곰사당 앞 마당에 있는 웅신단비는에는 곰과 얽힌 전설이 적혀 있었습니다. 내용을 보니, 앞서 소개한 연미산에 암곰 한 마리가 살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곰은 나무를 하러 연미산에 오른 나무꾼을 납치해 같이 살다 두 명의 아이까지 낳게 되었는데, 어느 날 자신이 살던 마을로 돌아갈 기회만 엿보던 나무꾼은 탈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암곰은 두 아이를 안고 돌아올 것을 간청했으나, 나무꾼은 이를 외면했고 연미산 암곰은 두 아이와 함께 금강에 뛰어들어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료에 따라 나무꾼은 어부로 바뀌기도 하고, 연미산을 지나가던 나그네라고도 적혀 있던데 그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이야기는 대동소이한 듯합니다.

곰조각상▲ 곰 조각상 1 (행복한 오후,  서옥재 作)

곰 조각상 2
▲ 곰 조각상 2 (산책길, 김경화 作) 

곰 사당 뒤편으로는 조각 공원이 조성돼 있었습니다. 대부분 2010년에 제작한 작품들이었는데, 새끼곰 두 마리와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어미곰 조각상이 있는가 하면 홀로 외로이 산책길에 오른 곰 조각상도 있었습니다. 

두려운 존재로 여겨지던 곰의 이미지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그 패밀리로 인해 친근해진 때문인지 몰라도 곰 조각상에서 인간과 다름없는 가족애가 엿보였습니다. 

실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솔밭이 예쁜 고마나루를 찾았다가 이곳에는 곰을 숭상하는 부족들이 제사를 지내던 웅진단(熊津壇)이 있었고, 근현대에 이르러서도 정월대보름에 곰이 좋아하는 도토리묵과 마를 준비해 제를 올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분도 공주시에 곰 조형물이 많고, '고마'라는 상호와 상품이 넘쳐나는 이유를 이제는 확실히 아셨겠지요? 공산성에서 출발하는 '고마열차'를 타면 고마나루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는 정보도 남겨둡니다.


고마나루 솔숲
충남 공주시 웅진동 산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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