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동(班竹洞)은 공주시에 있는 법정동으로 행정동인 중학동(中學洞) 관할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인 '무려왕릉과왕룽원', '공주 공산성'이 있는 웅진동에 이어 공주시에서 명소가 밀집된 곳으로 그 중심에는 보물로 지정돼 있는 '공주반죽동당간지주'가 있습니다.


▲ 공주시 반죽동 일대 역사지도


▲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

작년 12월 29일부터 공주시는 원도심의 중심부를 흐르는 제민천(濟民川) 일원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10시까지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해서 공주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주목도가 떨어지는 '공주 반죽동 당간지주' 등 원도심 소재의 명소를 알리는 데도 일조하리라 생각합니다.


Ⅰ.공주 반죽동 당간지주


▲ 공주반죽동당간지주 1


▲ 공주반죽동당간지주 2

공주반죽동당간지주(公州班竹洞幢竿支柱)는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로 사찰의 깃발인 당(幢)을 달거나, 야외법회 때 괘불 등을 위해 세운 당간을 지탱하는 돌기둥입니다. 공주반죽동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의 문화재이나, 부근에서 대통(大通)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조각이 발견되어 이곳이 백제사찰인 대통사(大通寺)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면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후일 이 반죽동 당간지주가 원래의 자리에서 옮겨진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527년을 전후하여 창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통사의 금당이나 관련 사역의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 공주반죽동당간지주는 담갈색과 회색의 풍화면이 나타나며 박리 조직이 심하다.


▲ 공주 반죽동 당간지주 초석 1


▲ 대통사지(반죽동 당간지주) 초석 2

대통사 발굴의 실마리를 제공한 공주반죽동당간지주는 한국전쟁 때 파손되어 현재 떨어져 나간 부분을 진흙과 시멘트로 보수한 상태여서 인근에 안내문이 없다면 공주반죽동당간지주의 중요성은 쉽게 알 수 없을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옆에 놓인 여러 개의 초석에 관해서는 그 어디에도 기록이 없어서 관심 있는 방문자들은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야 해서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Ⅱ. 반죽동 유적


▲ 반죽동 나태주골목 1


▲ 반죽동 나태주골목 2

백제사찰 대통사에 관심 있는 분들은 공주반죽동당간지주를 둘러보고 나서, 공주시청소년센터 인근의 '나태주' 테마 골목길로 불리는 곳을 방문해 보셨으면 합니다.

2021년을 기준하여 공주시 반죽동 일대는 대통사 관련하여 21곳의 유적이 발굴되었는데, 나태주 테마 골목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2018년에 기와, 치미, 전돌, 수막새, 소조상 등 2만여 점의 유물이 발굴된 '반죽동 197-4번지 보존 유적' 있기 때문입니다.


▲ 반죽동 197-4번지 유적 1


▲ 반죽동 197-4번지 유적 2


▲ 반죽동 197-4번지 유적 폐와무지

작은 공원처럼 보이는 '반죽동 197-4번지 보존 유적'은 폐와무지와 안내문이 전부지만, 이곳이 지닌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가루베지온(輕部慈恩)에 의해 대통사를 찾는 연구가 시작된 이래, 대통사를 찾기 위한 국내 연구진에 의한 시굴조사는 1999년에 이르러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1999년, 공주반죽동당간지주 인근 지역의 발굴조사에서는 대통사와 관련한 유구나 유물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한옥신축부지였던 반죽동 197-4번지에서 대(大)자 명 기와, 대통(大通)명 기와, 대통사(大通寺)명 기와 등 대통사와 관련된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반죽동 197-4번지 유적은 베일에 쌓여 있던 대통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마련되었기에 규모와 달리 큰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Ⅲ.대통사 쉼터


▲ 반죽동 나태주 골목길 3


▲ 반죽동 나태주 골목길 4

나태주 테마 골목길이 이어지는 정겨운 주택가 골목길 끝에는 반죽동 204-1, 205-1번지 보존 유적도 있습니다. 반죽동 204-1번지에서 출토된 대표적 유물로는 지붕 끝을 장식하는 '8엽 연화문 수막새'가 있습니다.


▲ 대통사 쉼터 1


▲ 대통사 쉼터 2


▲ 대통사 쉼터 3

반죽동 204-1, 205-1번지 보존 유적은 곳곳에 벤치가 놓인 도심형 문화 유적 공원 '대통사 쉼터'로 조성돼 있습니다. 대통사 쉼터 벽면에는 잊힌 백제사찰 '대통사'를 찾는 길고 긴 발굴 여정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글로 적어 놓고 있습니다. 또한 1탑 1금당의 형식을 가지는 백제의 가람배치의 특징에 대해서도 웅진기와 사비기로 나눠 그림과 함께 비교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1500년 전 존재했던 백제사찰 '대통사'의 실체를 찾기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공주반죽동 당간지주, 반죽동 197-4번지 보존 유적, 대통사 쉼터를 돌아보며, 숨겨진 대통사의 비밀이 한 꺼풀씩 드러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곳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열쇠가 발견될지 기대가 큽니다.


반죽동 당간지주
충남 공주시 반죽동 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