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과 예의 고장 예산에는 여러 문화 유적지와 더불어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합니다. 저는 예산 삽교 곱창거리에서 탱글한 곱창구이와 뜨끈한 국밥으로 속을 채운 후 여사울 성지로 향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요.~



여사울은 무한천과 삽교천의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점으로 뱃길을 통해 왕래가 잦은 지리적 요충지라서 천주교가 내포지방 전체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사울은 이존창 ( 루도비코)와 22명의 순교자들이 거주했던 거룩한 성지이며 여사울의 뜻은 서울과 같다는 뜻입니다.



나지막하고 단정한 성당이 이국적이며 아치형 문과 창문 테두리 주변 장식이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정문 앞 쭉 뻗어있는 소나무 두 그루도 건물과 조화를 이뤄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성당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창 너머 스며드는 겨울 햇살이 성당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순교하신 22분 성인의 이름과 사진이 붙어 있고 오래된 고서도 보관 전시되어 있습니다. 


 
성당을 나와 마주 보는 곳이 이존창 생가 터입니다.  충남 기념물 17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계단을 오르면 편편한 잔디밭이 나오고  제대,성모상,대형 십자가 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충청도 지역 교회 창설을 위해 헌신한 이존창(루도비코)은 "충청도의 사도"라 불리어집니다.
1784년 조선에 천주교가 도입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자 입교하여 25세에 세례를 받고 충청도의 첫 번째 신자가 됩니다. 1786년 가성직자단의 신부로 임명 고향 여사울에서 전교 활동을 시작 많은 사람들을 입교시켰으며 내포 신자 절반 이상이  이존창에게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후손이라 합니다.
조선 후기 신유박해 (1801)때 서울로 압송되어 정약종(정약용의 셋째 형, 카톨릭 신자)등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고 공주 황새 바위에서  42세로 순교하였습니다.  이존창의 조카 멜라나아의 손자가 김대건 신부입니다.



오른 편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연이은 며칠 간의 한파로 눈이 쌓인 거리를 동그랗게 돌아서 나오면 너른 언덕과 이어집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인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묵상하는  14처로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 ~ 제 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병풍처럼  둘러 쌓인 소나무의 기개와 변치 않는 굳은 절개는 마치 온갖 박해에 맞서 순교하신 여러 성인들의 거룩한 정신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잠시 벤취에 앉아 목숨과 맞바꾼 그분들의 생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신앙의 못 자리라 불리는 여사울에서 솔뫼 성지까지 16.1km 입니다.  그곳으로 향하며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을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미사 시간 안내
주일: 오전 11시
평일:(월) 순례자 예약 시 가능
(화~토) 오전 11시


여사울 성지
충남 예산군 신암면 신종 여사울길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