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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문제는 기업이다

내포칼럼 - 서창수순천향대학교 교수

2023.06.16(금) 14:31:2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문제는기업이다 1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작했을 초기에 가장 심각했던 것은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통신망 마비였다. 러시아는 본격적 전쟁 개시 전에 우크라이나 내부 통신망을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통신망의 주요 거점을 먼저 공격하여 파괴하였다. 우크라이나는 전면적 통신 두절로 인해 모든 것이 마비되는 낭패를 겪으면서 전쟁 승패는 초반에 쉽게 결정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우크라이나는 뚜렷한 대책 없이 인터넷과 통신, 모바일 기능 마비로 모든 것이 멈춰버리는 초유의 사태에 혼비백산하고 있었다. 이때 아무도 예상치 못한 미국의 한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기업이 등장하여 마비된 인터넷 서비스 기능을 재개한다. 바로 테슬라 자동차 그룹의 일론 머스크였다. 그가 운영하는 우주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 ‘스타링크’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수천 개의 위성 인터넷 망을 동원하여 순식간에 우크라이나 인터넷 망을 재개하였다. 파괴한 러시아나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안이었고 뜻밖의 구세주였다. 그 이후 전쟁의 양상은 달라졌다. 전쟁이 국가대 국가, 군대와 군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국방의 큰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전쟁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고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다. 


인류가 우주를 정복하고 달을 정복하는 것은 너무 규모가 크고 장기간 소요에 필요한 자금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1957년 과거 구소련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프로젝트가 그랬고 1969년 인류 최초의 달착륙선 아폴로 프로젝트가 그랬다. 그 이후 우주 프로젝트는 당연히 국가만이 할 수 있는 과업이었고, 우리나라도 실무주관은 전문연구기관인 항공우주연구원이지만 당연이 국가가 주체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러하나 천문학적인 우주 프로젝트도 주도자가 정부에서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테슬라 그룹의 스페이스 엑스, 영국 버진 그룹의 버진 갤럭틱, 아마존 그룹의 블루 오리진이 화성 탐사계획을 발표하고 우주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민간차원에서 우주여행을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지금까지 미국 우주항공 사업의 주체인 나사(NASA)는 국가 예산의 한계와 정치적 지속성의 문제로 화성탐사와 같은 대형 과업은 추진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민간 기업들이 국가가 하던 일을 이어받아서 비즈니스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국가 기능을 대체하고 있고 나아가 국가가 추진하려던 범위보다 더 크게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성공한 누리로 발사 프로젝트에 300개 넘는 기업이 참여를 하였고 더구나 일정 분야는 아예 특정 기업이 맡아서 수행을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부의 역할은 줄이고 기업의 역할을 늘려서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건강과 치료는 지금까지 전적으로 의료인들과 병원의 몫이었다. 아프면 병원을 가야하고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병이 발병한 후의 치료보다는 병이 발병하기 전에 미리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병원의 업무 비중도 지금은 치료가 70-80%이고 예방과 진단은 20-30%정도다. 그러나 미래에는 곧 그 반대가 되어 치료는 20-30%로 줄고 예방과 진단이 70-80%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치료는 병원의 영역이지만 예방과 진단은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가능하게 된다. 예방과 진단은 병원이 아니라 디지털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구글에서는 인간 생명 120세 프로젝트를 이미 20년 이상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여 연구하고 있고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애플, 메타, 아마존 등 대부분의 인터넷, 디지털 기업들이 인간 생명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고 최근에는 AI를 수단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를 통해 의료체계에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광법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기술은 기존의 의료기술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정확하고 빠르다고 한다. 기존 의사와 병원중심의 의료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을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사람의 건강과 생명도 의학이나 의사, 병원이 아니라 기업이 주도하는 시대가 된다.  

모든 것을 기업이 주도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정부기능도 의료기능도 민간으로 이관되고 있다. 기업이라는 조직이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고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하면서 대통령실이 아니라 기업현장을 먼저 가는 시대이다. 기업의 국적이 어디인가에 따라 그 국가의 위상이 달라지는 시대다. 세계적인 기업이 몇 개 있는가를 가지고 국력을 판단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매일 보고 있듯이 최근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은 기업간 경쟁이고 기술의 경쟁이다. 

우리 충남에는 다른 지역이나 나라와 경쟁할 기업이 몇 개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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