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대천역이었던 곳에 자리 잡은 보령문화의 전당에는 보령박물관, 갯벌생태과학관, 보령문학관이 각 테마별로 상시 전시되어 있습니다. 평일에 방문하니 사람들이 뜸해서 아주 널널 하게 호사를 누리며 관람했습니다. 예전에는 입장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현재는 보령시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문화의 혜택을 주기 위해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보호자와 함께 오면 다양한 재미와 유익함이 쏠쏠한 문화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 소설가 이문희 와 시인 임영조
안으로 들어가니 보령지역 출신의 이문희 작가와 임영조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품에는 작가가 글을 쓸 때 사용한 만년필과 지갑, 도장, 손잡이 돋보기도 투명판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좋은 문장의 비결이란 ‘고쳐쓰고 또 고쳐쓰는 것’이라는 중요한 글도 눈에 띕니다.
‘한국 문단사의 빛나는 거목’으로 화면에 나타난 보령의 작가는 ‘만다라’로 유명한 소설가 김성동, 최상규, 그리고 평론가로 권영민이 보입니다. 두 소설가는 고인입니다.
▲ 보령의 작가와 평론가. 왼쪽부터 이문희, 권영민, 최상규, 김성동, 임영조
작가 이문희와 임영조 두 분의 훌륭하신 작품세계를 살펴보았으나 뭔가 허전하면서 궁금해집니다. 이문구 작가가 왜 소개되지 않았을까요. 전시관을 나와 안내하는 분께 물어보았습니다.
"네, 그게 좀 문제가 있었어요. 아마 보령시와 이문구 선생 유족 간의 합의가 잘 안되었던 것 같아요."
관람하러 오는 많은 분이 '왜 이문구 선생이 빠졌느냐?'고 저처럼 묻는다고 합니다. 보령의 대표 작가는 정작 이문구 선생일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모처럼 보령에 오셨다면 선생의 생가가 이곳에서 멀지 않으니 그 곳을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보령시와 이문구 선생의 유족이 화해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60년대 보령의 거리와 시대풍경을 재현한 박물관에는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 친근한 이웃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옵니다. 우체부 아저씨가 앉아있는 모습, 이발소에서 머리 깎는 아이, 대포집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요즘처럼 황사와 미세먼지로 목구멍이 깔깔할 때는 그저 막걸리 한 잔 커~억 들이켜야 한다며 아저씨 가 손들고 주문합니다. 여기요~.
▲ 미안해, 이건 새우아니고 새우깡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