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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느리게 걷는 길...무성산(홍길동성)

2023.04.01(토) 14:36:50 | 팅커벨 (이메일주소:redrose-3@hanmail.net
               	redrose-3@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시에서 북서쪽으로 보면 마치 한 마리의 누에가 기어가는 듯이 보인다는 무성산..
산수유꽃과 왕벚꽃 등이 아름답다는, 홍길동의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무성산에 다녀왔다.

다른 산들과 다르게 무성산은 정보를 많이 입수하지 못했다.
나처럼 내비게이션도, 가는 길이 힘에 겨웠는지 목적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애 좀 먹고 간신히 찾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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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저수지를 지나 좁은 시골길로 한참을 들어가니 보기만 해도 산림욕을 하는 기분이 샘솟는 송림이 나온다. 입구부터 이런 멋진 숲을 만나다니... 무성산은 과연 나에게 어떤 기쁨을 줄까 흥분이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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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이 약수터인지는 몰라도 약수터란 푯말은 분명 있다.
어떤 블로그에서 약수터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등산을 했다는 글이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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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주차를 할 공간은 없지만 이곳이 약수터 삼거리라는 생각이 들어 느낌적인 느낌으로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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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산은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친환경 임도가 잘 조성돼...
승마체험장과 승마로드가 있어 승마 마니아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하단다.
또한 MTB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산이라는데...
산과 산 사이로 이어진 저~ 임도가 그 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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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산은 홍길동성이라고도 불리는데...
푯말에 표시된 홍길동성을 따라 숲속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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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산들은 정상에 가까울수록 험난해지는데 반해 무성산은 초입부터 사람 진을 쏘~옥 빼놓는다.
암릉이 많다거나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그런 산은 딱히 아니지만 엄청 많은 계단과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그리고 딱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없어 걷는게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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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아파오는데 쉴만한 장소는 없고...
"공주시장님 월성산 등산로에 쉼터 좀 마련해주세요"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오자마자
소나무가 즐비한 곳에 숨겨진 데크쉼터가 나온다.
잠시 길 위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힐링되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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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볼거리가 많으면 힘든 줄 몰랐을텐데, 밋밋한 산길은 같은 길을 반복해 걷는 것처럼 재미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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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걷다보니 우리의 목적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무성산 포토존 표시가 되어 있다.
주위를 둘러봐도 사진 맛집으로 보이는 장소는 없는데...
또 다른 곳의 이정표를 보니 포토존까지는 1.2km를 가야 한다기에 눈길도 주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걸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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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경치도 구경하며 사진찍기 좋을만한 곳을 발견했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좋진 않지만 산을 올라오는 내내 별다른 이벤트가 없기에
산속에 폭~ 파묻힌 작은 마을이 보이는 이 이 참으로 고맙게만 느껴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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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걷기 좋은 평지를 조금 걷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전망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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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정상 부근에는 홍길동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이곳 바위 전망대도 그 중 하나인데...
홍길동 누이가 성 쌓기 시합을 하다 오줌을 누었는데 그 오줌 때문에 바위가 짝 갈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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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쪽에선 짝~ 갈라진 바위형상을 찾을 수 없지만...
아래쪽에서 찾으니 약간은 여성을 상징하는 바위처럼 보인다.
쉬면서 바위이름을 지어 보라고 하는데... 이 바위에겐 어떤 이름이 어울릴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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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전망대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고려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돌로 쌓은 석성이 있는데...
이 성이 홍길동성이라 불린다.
무성산에 살던 홍길동과 누이 그리고 어머니의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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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는 힘이 장사였는데 홍길동과 그 누이는 성인이 될 무렵 큰 내기를 걸고 힘을 겨룬다. 길동은 쇠 신을 신은 채 송아지를 끌고 한양을 갔다 오는 것이고, 누이는 무성산에 성을 쌓는 내기였다.
내기가 시작되자 쇠신을 신은 길동이 송아지를 몰고 한양으로 내달렸고, 누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을 날라 성을 쌓았다. 어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성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길동의 소식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여러 날이 지나서 성이 거의 다 완성되어갔다. 어머니는 초조한 나머지 한 꾀를 생각해냈다. 그리고는 죽을 쑤어가지고 딸에게 가서 “얘야, 죽을 쑤어왔는데 먹고 하렴” 하고 말했다. 딸이 “돌 하나만 걸쳐놓으면 성문이 다 되는데요”라고 하자, 어머니는 “죽 먹고 기운내서 하거라”하며 어머니가 다그쳤다. 누이는 마침 배도 고프고 하여 뜨거운 죽을 입으로 불어 식혀가면서 퍼먹었다. 죽 한 그릇을 비우고 일어서려는데, 어느 사이에 골목 저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 닳은 쇠신을 신고 송아지를 끌며 길동이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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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누이의 힘겨루기는 길동이의 승리로 끝나고 어머니가 팥죽을 쑤어준 이유를 알게된 누이는 상심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런 전설때문인지 무성산의 돌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과는 조금 다르다.
누이가 죽으면서 완성되지 않은 채 그대로 놓여 있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돌을 수평으로 맞추어 성벽을 쌓았는데 길이가 생각보다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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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도로와 가까운 곳이 최고의 명당이라는데...
이런 깊은 산골짜기에 그토록 찾아나선 정상은 보이질 않고 묘지만 보인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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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뒷편으로 묘비인지 정상석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
해발 613.9m의 무성산 정상석이 보인다.
시원스레 탁~ 트인 조망을 내심 기대했건만 보이는건 묘지뿐 완전 실망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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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을 기점으로 우리가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도 길이 분명 있긴하지만 이정표도 없고, 사람이 많이 다닌 흔적이 없어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아직 잎이 돋지 않는 나무에는 꾀나 많은 산악회 리본이 새순 대신 팔랑이는 걸 보면 많은 사람이 찾는 산 중 한 곳 같은데, 이정표나 이렇다 할 안내도가 없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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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여느 산처럼 만만한 산일거란 안일한 생각으로 가볍게 찾은 무성산...
등산하기 전부터 여러번 길을 잘못 들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탓인지, 무척이나 힘에 겨운 산이었다.
'세상에 만만한 산은 없다' 고로 '만만한 인생도 없다'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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