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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상상하는 여유를 즐기게 하는 부여의 밤 벚꽃길

부여의 밤, 벚꽃 길에서 길을 잃다.

2023.03.29(수) 13:11:59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상상하는여유를즐기게하는부여의밤벚꽃길 1


올해는 전국의 벚꽃 지도에 혼란이 생겼다고 하네요. 
부여 궁남지에도 벌써 피었다가 지느라고 꽃잎을 흩날리고 있는 벚꽃이 있는가 하면 피기 시작한 벚꽃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벚꽃은 군락을 이룰수록 빛을 발하는 꽃입니다. 궁남지는 벚꽃이 주인공이 아니라 살짝 벚꽃 감성은 부족하네요. 

상상하는여유를즐기게하는부여의밤벚꽃길 2


부여 군청 아랫길에 핀 벚꽃입니다. 
오래된 벚나무에서 피는 벚꽃이 감동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꽃잎이 큰 목련은 지난 밤 사이 내린 봄 서릿발을 제대로 맞더니 고운 자태를 잃고 말았는데요. 잎이 작은 벚꽃은 꽃샘 추위를 즐기듯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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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 뒷편 부여 문화원 길은 부여의 벚꽃 명소입니다. 
밤 벚꽃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길로 소문이 난 길입니다. 
지난 밤 꽃샘 추위가 다녀간 뒤끝이라 밤 기운이 쌀쌀해 꽃 구경을 나온 인파가 거의 없네요. 
부여의 벚꽃은 야단스럽지 않고 우아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꽃보다 사람이 많은 전국 벚꽃 명소에서는
품격있는 벚꽃 감성을 느낄 수 없답니다. 부여에는 한적하게 문화재 사잇길에서 즐기는 벚꽃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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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가로등과 공생하는 밤에 더 아름다운 까닭은 밤의 색과 대비되는 흰색이기 때문입니다. 흑과 백은 서로 비춰줄 때 비로서 색깔이 됩니다. 보일 듯 말듯, 불가근불가원, 상상하게 하는 여유를 즐기는 부여의 밤 벚꽃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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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별이 내려온 것 같지 않나요? 반딧불이 한 줌을 공중에 뿌려 놓은 것 같을까요?
아름다운 밤이라는 말 밖에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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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 년 전 부여 출신 정치가가 한일 회담 기념으로 부여에 벚꽃을 심었습니다. 반일 의식이 투철한 부여의 몇 몇 인사들이 왜색 짙은 벚나무 식재를 강경하게 반대했습니다. 부여에 심었던 벚나무들은 인근 도시로 옮겨 심는 팔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벚나무들의 역사만큼  일제강점기로 인해 국민 정서의 양가 감정 사이에서 부침을 겪는 나무도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 나라 식물 학계에서 일본의 벚나무의 원조는 제주 자생종 왕벚나무 라는 것을 밝혀내서 다소 위안이 되기는 합니다. 일본 고대사에는 벚나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반면에 우리나라에는 삼국유사에 벚나무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이 세계 최초의 벚나무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백제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은 삼국유사의 기록에 근거한 부여의 벚꽃이 더 새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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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 밤을 장식하는 벚꽃 등잔이 켜졌습니다.
분홍색 벚꽃은 화려하고 예쁘지만 흰색 벚꽃에서 느껴지는 깊이와 품격은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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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대로 다정하게 우리 세상으로 난 벚꽃 길을 함께 걷는 길을 축복하게 하소서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어찌 이 벚꽃길을 함께 걷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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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 박물관 담장을 넘어가는 벚꽃이 등불을 밝혀주다 못해 터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함께 손 잡고 걸어줄 이를 찾아서 걷고 싶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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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불빛은 벚꽃 등을 이기지 못합니다. 부여의 봄 밤은 벚꽃이 역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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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스럽게 피어나는 봄을 호젓하게 즐기고 싶은 밤에는 부여가 제격입니다.
떠들썩한 벚꽃 명소는 없어도 눈길 닿는 곳마다 꽃잎들이 날리고 
감성이 충분한 소박한 꽃들도 반겨줍니다.

부여 문화원길, 군청앞 도로, 보릿고개, 백마강 다리 등에는 화려하지 않아도
상상의 여유가 있고 유서가 깊은 벚꽃들이 있습니다.
한적한 상춘의 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부여가 기다립니다.
부여의 벚꽃들은 주말까지는 당신을 기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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