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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멋진 인생, 멋진 공무원 살이

출입기자 칼럼 - 이의형 충청신문 충남본부장

2023.03.15(수) 22:44:0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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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웃음에선 향기가 난다. 언젠가 어디선가 한 번쯤 맡아보고 느껴보았을 친근한 향이다. 퇴근 후 술자리에서 느껴지는 그의 향기는 더욱 진하고 유혹적이다. 사람과 술과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사람한테 풍기는 냄새가 그와 같을 것이다. 소주 한잔을 목에 털어 넣은 후 웃는 모습에서 동석한 사람들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저런 것이 멋진 인생을 사는 것이구나 하며 의자를 당겨 그에게로 다가서게 만든다. 빈 술병이 늘어갈수록 그의 목소리 톤은 올라가고 술자리의 웃음소리는 반복적으로 상한가를 친다.

충남도의회 사무처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에 관련된 얘기다. 무슨 공무원이 일은 안하고 술자리와 음악을 즐기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얘기를 10분만 들어보면 의문은 바로 풀린다.

지난해 1월 충남도의회 개방형직위제 공모에 응모해 현재 예산정책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한태식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선택과 집중에 관해 천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

한 예산정책담당관은 내포에서 생활한 지 만 1년이 넘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를 마친 그는 1997년 3월 서울시 회계과 예산결산 총괄 담당 전문직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후 2005년 서울시의회에서 입법조사관과 전문위원을 거쳐 8년간 수석전문위원으로 재직하는 등 26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시와 시의회에서 근무하면서 예산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가 됐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학업에 매진해 회계학 전공 경영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서울시의회에 근무하면서 그는 지방의회 의원이 의정활동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서를 공동 발간하기도 했다. 알파미디어가 2018년 출간한 ‘지방의회, 아는 만큼 잘할 수 있다’는 서울시의회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박사급 전문위원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한 담당관은 지방정부 예산분야에 대한 집필을 맡아 예산안·결산에 관한 설명과 심사과정에서 의원들이 검토해야 할 사항을 자세하게 기술했다. 

예산 전문가인 그는 원래 공무원이 될 생각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는 1980년대 중반 국내 헤비메탈계 드러머 중 한 명으로 헤비메탈연합 공연의 효시인 ‘메탈체인’의 초대 뮤지션이다. 당시 국내 메탈공연의 메카 ‘록 월드’ 공연 팀 중 하나인 ‘퍼택트’의 드러머로 활동했다.

국민 애창곡인 ‘잊혀진 계절’을 부른 가수 이용 등과 라이브 세션으로 활동하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음악을 접고 대기업 회계 담당자로 일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서울살이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그는 지난해 내포로 직장을 옮기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1년간 업무는 철두철미했고 의회 내에 ‘내드럼 포크기타’ 동호회를 만들어 음악에 관심 있는 동료들과 교류를 확대했다. 동호회는 지난 가을 공연도 가졌다. 올해도 동호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삶이 꼭 멋진 인생이고, 멋진 공무원 생활이라고 단정하고 싶진 않다.

다만, 자신의 업무는 밤을 낮 삼아 열심히 일하고 취미를 동료들과 나누면서 기쁨을 찾는 것에 박수를 한껏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공무원이니까 안 된다’라는 생각보다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실천하는 그의 인생이 멋지게 보이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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