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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휴양림은 현재 건축물 공사중입니다.

논산 온빛자연휴양림

충남 논산시 벌곡면 한삼천리 311-2

2023.01.05(목) 20:26:37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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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입구

 

2023년 새해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202212월의 마지막 날, 엄마가 계신 추모공원에 들렀다가 논산 온빛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지난해 8월 하순에 왔으니 넉 달 만에 다시 온 셈이다. 날씨는 맑고 한겨울 햇살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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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한 곳에 주차된 차들. 휴양림이 주차장까지도 길이 미끄럽다. 


휴양림을 중심으로 보이는 풍경이 전체적으로 회색빛이다. 주말이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가파른 길이 아니어도 내린 눈이 얼고 미끄러워 주차장까지 차를 끌고 가기엔 부담스러웠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처음부터 걷기로 했다. 간판의 연둣빛 색감이 산뜻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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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세쿼이어가 파수꾼처럼 굳건히 서 있다. 
 

휴양림은현재건축물공사중입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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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은 당신


처음부터 고목이었던 듯 한겨울 메타세쿼이어가 굳세게 서 있다. 계절에 따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나무는 특히 가을 단풍엔 탄성이 절로 단다. 진한 황토 빛이 자신은 물론 주변의 것들과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가지만 남아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나무는 마치 서로 손을 잡고 노래하는 휴양림의 파수꾼 같다. 주차장 근처에서 바라보이는 원색의 집들이 동심을 자극하며 다가온다. ‘당신은 누구에겐가 너무도 참 좋은 사람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참 좋은 당신은 일행이 있다면 서로를 바라보며 읽어주기에 딱 좋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이 함께 하는 그 시간의 기억은 그래서 언제나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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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린 한 곳에 수영장이 어느 날 뚝딱 생겼다

 

걷다보니 펼침막에 건축물공사 안내글이 있다. 공사 중이지만 휴양림은 정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니 길을 따라 조심하며 천천히 걸었다. , 그런데 분위기가 좀 낯설어졌다. 언제 들어섰는지 편백나무 숲 사이로 새파란 수영장이 있고, 숲 속의 이국적인 풍경으로 출사들의 단골 장소였던 곳에는 또 다른 건물이 그 풍경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더 생경스러운 것은 공사하는 곳의 또 다른 펼침막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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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중이어서 길이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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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 위의 새로운 건축물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아름다운 숲속의 집, 그 앞을 가로막은 '대단한(?)'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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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자재들이 여기 저기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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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 저작물로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촬영을 하고 외부 유출을 한다면 법적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주인 허락 없이 사진을 찍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곳 휴양림은 사유지로 도나 시의 지원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개방하고 있다. 편의시설이 부족하지만 휴양림의 자연을 느끼기에는 그래서 더 좋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용했는데, 은근히 협박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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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백나무와 메타세과이아가 공존하는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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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향해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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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튼실한 근육질의 서어나무를 닮고싶다. 


평지가 아닌 길은 미끄러웠다.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건축물 주변 공중엔 드론 하나가 감시하듯 떠 있었다.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가는 길에서 서어나무를 봤다. 한겨울에도 근육질의 건장한 마라토너의 허벅지처럼 강고하게 서 있는 서어나무. 나무를 쓰다듬으며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하는데, 가족인 듯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아마도 메타세콰이아가 숲을 이루고 호수가 있던 멋진 풍경을 기대하고 오는 건 아닐까 싶었다. 이제 숲속의 집은 두 채가 될 것이다. 집 앞의 호수는 얼었고 공사 중으로 여기저기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얼음 위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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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를 앞둔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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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세콰이아 나무의 시화


돌아가는 길에 만나는 동화의 집에 걸린 여러 시화가 다시 눈길을 끈다. 시화는 메타세콰이아에도 사람들의 눈높이에 걸려있다. ‘한 세대가 나무를 심으면 다음 세대는 그늘을 얻는다.’는 동양의 격언을 눈에 마음에 담는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중에 처음 들어섰던 길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는 다시 걸음을 돌리기엔 좀 멀었다. 휴양림 입간판이 있는 곳의 다른 한 길은 사회복지시설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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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으로 가는 길 옆은 사회복지시설이 있으니 내려올 때 구분해서 내려와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휴양림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만날까. 바람이 잠잠하면 숲속 호수 아래 나무와 집이 환상처럼 떠오르던 곳. 그곳에서 인생사진을 남겼던 수많은 사람들 추억의 장면이 이젠 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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