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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예술가에 의해 확장되는 예술의 힘

내포칼럼 - 정연희 국립공주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2022.12.23(금) 14:07: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예술가에의해확장되는예술의힘 1


예술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세상에 실현하는 과정이 예술

상업주의에 편승하기보다
예술의 본질을 믿고 꽃 피우길



과거 우리가 알고 있던 예술은 미술관이나 갤러리 그리고 공연장 같은 인가된 장소에서 예술로 승인받은 결과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일반인들이 예술가들에게 갖는 이미지는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작품을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고립된 전문가였다. 이 고립된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예술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렵고 생경한, 한마디로 현실감 없는 이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활동을 보이는 예술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금강 자연 비엔날레를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도 그러하지만 공공 센터에서 추진하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축제나 프로젝트 속에서도 전통적 예술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지역사회 이슈에 관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보인다. 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창의적 예술작업을 통해 찾아가던 전통적 방식을 넘어 사회적 이슈나 유용성을 다루거나 관객과의 상호작용 및 담론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 방식을 보이고 있다 할 수 있다. 우리 일반인들은 이러한 경향의 예술가들과 예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 들여야 할까?

부리오는 이러한 낯선 방식을 예술로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논리를 ‘관계 미학’을 통해 설명하였다. ‘관계 예술’은 참여 예술, 반목적 예술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확장된 예술의 경향을 일컫는 여러 개념 중 하나이다. 그는 관계 예술을 ‘이론적 지평으로서 인간 상호작용의 영역과 사회적 맥락을 취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이 새로운 경향의 이질적인 예술가들과 그들의 예술을 수용할 것을 주장하였다. 우리는 이 논리에 따라 예술이 질료적 대상(material object) 즉, 구체적인 결과물로서의 예술품을 의미하는 전통적 의미를 넘어서서 그것을 생산하고 마주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인간관계를 포함하는 데까지 확장된 개념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확장된 예술은 이제 미학과 정치의 경계면에 위치하며 사회를 향해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과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우리 지역사회의 예술가들은 그들의 스튜디오에서 혹은 지역사회로 뛰쳐나와 어떤 방식으로 과거 예술의 관습으로부터 예술적 혁신과 확장을 꾀하고 있을까? 그들은 예술을 무엇이라 믿으며, 우리 지역사회에 어떠한 새로운 관계와 상호작용을 촉발하고 있을까? 

그 확장된 개념으로서의 예술적 실천으로 소개할만한 좋은 사례가 요셉 보이스의 ‘7000 그루의 떡갈나무’프로젝트다. 그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예술의 잠재력에 대해 확신하였으며 모든 사람은 예술가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는 이 각각의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오직 예술만이 죽음의 문턱을 따라 비틀거리는 노쇠한 사회 시스템의 억압적인 효과를 해체할 수 있다고 믿었다. 7000 그루의 떡갈나무 프로젝트는 1982년 도큐멘타 7의 작품 제작을 요청 받아 거행되었다. 그는 현무암 돌 더미를 배달했고 한그루의 나무를 심을 때마다 현무암 덩어리 하나씩을 옆에 세웠다. 위에서 보면 돌무더기가 그가 심은 떡갈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는 큰 화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돌의 새로운 위치에 떡갈나무를 심지 않는 한 돌을 옮겨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보이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적,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고 그가 믿었던 예술의 힘은 지금까지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교훈은 지역사회의 예술가들이 공공의 지원을 받되 부역자가 아닌 예술가로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예술가 스스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어야 하며 세상을 향해 어떻게 그 예술을 실현해 나갈 것인지 방안을 구안하고 실행해 나가는 과정이 곧 예술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을 응원한다. 그러나 그들이 상업주의에 편승하기보다 예술의 본질을 믿고 그것을 꽃피우는 진정한 예술가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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