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떠난 서천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의 가을은 단풍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을바람과 푸른 하늘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가을 하면 떠오르는 갈대와 억새의 물결 속에서 걷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토요일이어서인지 주차장은 이미 차들도 가득했습니다. 다행스럽게 교통정리를 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 편안하게 주차하고 정말 신비롭기 그지없는 신성리 갈대밭으로 향합니다.
주차장에서 언덕의 길로 접어드니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물론 단풍이 절정인 시기여서 어디에서든지 가을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색다른 가을을 만나다니 마음이 하늘로 날아가는 듯한 행복한 느낌이 가득한 풍경은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신성리 갈대밭은 이날이 절정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가을빛에 반짝이는 억새 물결은 또 다른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산책길과 조형물들이 들어서 있어서인지 새로운 곳을 온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던 신성리 갈대밭,
바람 소리를 느껴가면서 갈대밭으로 들어섭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괜히 몸과 마음이 붕붕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끔 하늘에서 빛내림도 펼쳐지고 있어 갈대와 억새의 물결이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지던 토요일 오후의 가을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기분 좋은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갈대숲을 한 바퀴 돌아 거의 중앙으로 오니 아름다운 조형물이 보입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인데 계단을 오르니 갈대밭 전경이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금강까지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면서 가을의 절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에는 갈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듯 아름답게 피어난 가을꽃들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는데,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니 왜 이렇게 이뻐 보이는지요?
돌아 나오는 길에 바람 소리가 너무 좋아 다시 뒤돌아 본 신성리 갈대밭의 가을 풍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을 비우는 그 바람 소리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