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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안정’의 역작용

내포칼럼-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2022.10.14(금) 11:52:2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안정의역작용 1


꿈의 직업이던 공무원
지원율 급격히 낮아져
직업 선호기준의 변화

안정성보다 성장 추구
혁명의 시대, 공직에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해


꿈의 직업이라고 불리던 공무원 사회에 변화가 일고 있다. 공무원 시험 지원율이 급격히 낮아지는가 하면 기존 공무원들의 이직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5-6년 전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100:1을 넘었는데 최근 29:1로 추락하였고, 7급 공채의 경우도 2016년 76.7:1이던 것이 올해는 42.7:1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고급 공무원 채용시험인 5급 공채 경쟁률도 2017년 41.1:1에서 최근에는 34:1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편 기존 공무원들의 이직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정년에 의한 퇴직이 아닌 자발적인 이직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지난 해 자발적으로 사표를 쓴 공무원은 전체 퇴직자 44,676명 중 11,500명 정도로 4년 전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자발적 이직 공무원 중 입사한지 5년차 이하가 전체의 25%정도를 차지해 젊은 공무원들의 이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 조사를 보면 청년들의 미래 직업 선호도에서 1위는 대기업, 2위가 공기업, 3위가 국가기관으로 민간 기업의 선호도가 더 높고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잡코리아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들이나 구직자들의 희망직장이 72.3%가 신생 스타트업(창업)이라고 답하였다. 과거에는 신생 스타트업은 안정적이지 않고 보수가 약하다는 이유로 기피대상의 1호였지만 최근에는 전혀 다른 선호도를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 선호의 주 이유가 안정성이었는데 공무원을 탈출하여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현상은 직업에 대한 선호 기준이 크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업적 안정성 보다는 성장, 변화, 발전과 같은 가치로 직업 선호도가 이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젊은이들 의식의 큰 변화다.

지금까지 공직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로 ‘안정성”을 꼽아왔다. 그러나 최근 현상을 보면 공직 안정성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직 안정성은 공무원들이 심리적 안정성을 가지고 충실히 업무에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좋은 것이지만, 구성원들 개인의 도전과 창의, 변화에 대한 의욕을 저해할 수 있다. 조직에서 개인 의지와 자율에 의한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좌절하거나 안주한다. 5-10년 뒤 조직의 모습과 자신의 위상이 뻔히 보이는 조직은 더 이상 구성원들의 자발적 변화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 야망 있는 구성원들의 이직 요인이 된다. 안정적이라서 공직을 선택한 공무원들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공직을 떠나는 기 현상을 초래한다. 

또 다른 공직 안정성의 문제는 ‘개별’의 안정성이 아니라 ‘모두’의 안정성이라는데 있다. 우수한 사람만 안전해야 되는데 모두가 안전하려고 하니 개인별 역량이나 성과에 따른 객관적 평가가 안 된다. 정작 남아야 할 사람은 떠나고, 떠나야 할 사람만 남는 퇴행적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안정적 조직이 자칫 퇴행적 조직으로 추락할 수 있다. 

더 이상 공직을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하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공직도 경쟁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만 생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해야만 유능한 젊은이들이 오는 시대가 되었다. 공직은 안정적이라서 큰 문제 없으면 누구나 정년까지 간다라고 하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은 아예 안 오거나 아니면 도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만 온다는 우려도 가능하다. 

모든 것이 변하는 혁명의 시대에 공직만 안정될 수 없다. 안정된 조직은 더 위험하다. 변화와 혁신, 경쟁과 차별화는 조직 생존의 필수 항목이다. 정부도 민간과 경쟁하는 시대이고 민간이 더 잘하면 정부기능도 민간으로 이관된다. 

미국은 교도소 업무도 국방 업무도 민간에 위탁한다. 정부 기능이 이관되면 그 공무원은 실직할 수 있다. 공직도 민간과 똑 같이 경쟁적이고 위험하지만 잘 하면 큰 대가가 주어진다고 해야만 민간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도전적인 젊은이들이 몰려올 것이다. 세계 시장을 한류로 장악한 스마트한 우리 청년들은 ‘직업적 안정’을 이미 과거 유물로 취급하고 있다. 대단한 청년들이다. 경쟁과 혁신의 진정한 기업가적 국가(Entrepreneurial State)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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