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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잦아드는 매미울음소리 끝에 가을이 옵니다.

논산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2022.08.26(금) 22:22:22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8월의 생태공원, 싱그러운 연잎들

▲ 8월의 생태공원, 싱그러운 연잎들

  

처서가 지났다. 아침저녁 하루가 다르게 바람결이 다르다. 새벽엔 살짝 서늘해서 이불을 끌어다 덮는다. 연꽃은 기대할 수 없지만, 초록연잎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탑정호 근처 수변 생태공원에서 8월 하순의 늦여름과 초가을의 경계에 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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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데크길을 걸을 때 난간 사이로 연잎이 고개를 내민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다. 마치 고개를 내밀어 나를 봐달라고 빼꼼히 바라보는 것 같다. 날씨는 흐리고 비가 내리다 멈추곤 했지만, 연잎의 물방울은 모이는가 싶으면 또르르 굴러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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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잎 위로 모이는 물방울, 연잎은 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연잎은 물에 젖지 않는다.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이유는 초소수성이기 때문이란다. 물과 친하면 소수성인데 그만큼 물과 친하지 않다는 말이다. 자연에서 초소수성을 띠는 대표적인 물질이 연잎이다. 그렇지만 물 없이 연잎이 이만큼 싱그러울 수 있을까. 연잎 밑에는 물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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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신의 '사랑'


물과 친하지 않는 연잎을 생각하면서 걷다가 만나는 시()한편. 논산출신의 작가 김홍신의 사랑이다.
천년동안 / 내린 / 빗방울만큼 / 사랑한다 /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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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신 시 '대바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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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백년도 아닌 천년의 시간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까지 천년을 내린 빗방울만큼은 또 어떻게 계산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정도만큼씩이나 사랑한다니 절절할 밖에. 그래서 현실을 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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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마지막 순간까지 절실하게 노래한 매미.  


데크길 나무 아래서 끽, 끼익~ 끽끽... 울어대는 소리가 있었다. 어쩌다 뒤로 자빠졌는지 매미 한 마리가 뒤집어져서 계속 울었다. 이 매미는 며칠을 울었던 걸까. 일주일에서 엿새 반을 가열 차게 울고 이제 그 반 남은 시간에 이런 소리를 내며 생을 마감하는 것 같다. 나는 매미를 나뭇가지에 올렸다. 두 음절도 힘겨워 한 음절 겨우 내고 있는 매미가 나무 위에서 잠잠해졌다. 바닥에 쓰러진 매미보다 나무 위의 매미를 보는 게 훨씬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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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호박 넝쿨이 둥근 터널 위를 덮은 곳에는 탐스러운 주황빛 호박이 매달렸다. 아직 영글지 않은 둥근 박들도 푸른빛을 띠며 주렁주렁 걸렸다. 포토존에는 앉는 부분이 젖어서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다. ‘논산 청정딸기 산업특구글이 보이는 긴 설치물 꼭대기엔 붉은 딸기모형 하나가 논산을 상징한다. 그 아래 바닥에 놓인 세 개의 딸기모형 역시 화려한 색감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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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 근처 농원

▲ 생태공원 근처 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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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 한 바퀴를 돌고 나오니 농특산물 직거래장터가 보인다.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영업 중이다. 전시·판매되고 있는 물건들은 출입구 한 켠에 놓인 복숭아와 건고추, 아로니아 등뿐이어서 전시·판매라는 말에 기대했던 마음이 살짝 무색했다.
수제레몬차와 달달한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풀고 돌아가는 시간, 지나가는 바람에 가을 냄새가 코끝에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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