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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휴양림을 걸으면서 그리움을 맘껏 풀어놓았습니다.

논산시 벌곡면 온빛자연휴양림

2022.08.21(일) 16:34:53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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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빛자연휴양림 탄소상쇄 숲


소천하신 친정엄마의 백일제를 맞아 추모공원에 들렀습니다. 언덕 위의 너른 잔디가 계단식으로 된 잔디장 한 켠, 공책보다 더 작은 크기의 검은 대리석엔 엄마의 생년과 사망일이 새겨졌습니다. 대리석 테두리에 조화로 된 리스(Wreath)를 준비했는데, 추석 2주 전부터 잔디 정리를 한다는 펼침막이 보였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이곳에 있는 각양각색의 조화나 리스들을 다 치우는 것입니다. 명절날 다시 갖고 오기로 하고 허전한 마음에 근처에서 가까운 온빛자연휴양림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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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중산책을 끝내고 돌아가는 두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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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만의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

 

이제 막 숲을 걷는 길에서 아리따운 두 여성이 우산을 접은 채 내려갑니다. 곱게 내리는 이슬비를 이 숲에서는 기꺼이 맞고 싶은 마음이 전해집니다. 부드럽게 내리는 비에 나도 우산을 접고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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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엄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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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집을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8월 중순, 호우경보가 내릴 정도로 며칠 동안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긴 하지만 간간이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합니다. 비를 머금은 숲은 초록이 더 진하고 깊습니다. 지난 겨울 이파리를 다 떨군 나무들이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합니다. 시간 제약없이 언제든 올 때마다 넉넉하게 품어주는 자연을 느낍니다. 휴양림이라면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개인 소유이면서도 입장료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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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 꽃


비를 맞아 고개 숙인 노란 달맞이꽃이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나무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한 숲속의 집이 드러납니다. 문지기로 서 있는 돌하르방을 지나 나무다리를 건너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항아리들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지난겨울에 봤던 기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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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댐 근처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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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세콰이어가 있는 쉼터

 

사방댐이 있는 근처 2층의 목조주택은 온빛자연휴양림의 가장 핫한 뷰로 자리 잡았습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색감들, 그리고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함께 살아온 메타세쿼이아는 숲속의 집을 더 환상의 분위기로 이끕니다. 바람이 없는 날, 잔잔한 호수에 비친 집과 나무는 바라만 보아도 꿈을 꾸듯 몽롱해집니다. 사방댐은 하류 지역의 안전을 위해서 산사태나 토석류를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기에 댐 위에 올라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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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사이로 숲속의 집이 보일락 말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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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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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집과 호수

 

걸을수록 숨이 편안해집니다. 인적이 거의 없어 마치 비밀의 숲에 나 혼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등산로가 난 길로 다른 사람들은 그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휴양림은 탄소상쇄숲입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한 방법입니다. 나무로 확보된 산림 탄소 흡수량에 대해 정부가 인증하는 숲으로 이곳은 그만큼 나무로 인해 산소량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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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하르방이 문지기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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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길 한 가운데를 혼자 걷는 여유로움. 눈길이 가는 곳마다 엄마를 바라보듯 그리움이 서립니다. ‘꽃이 진다고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라는 어느 시인의 시처럼 나는 하루도 엄마 생각을 안 한 적이 없습니다. 생전에 못다 한 말은 기도가 됩니다. 비가 조금 굵어집니다. 잠시 우산 펴기를 잠시 멈춰봅니다. 얼굴로 빗방울이 지나갑니다. 내 눈물이 들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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