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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걷는 내포동학길

내포문화숲길, 마음으로 걷다- 내포동학길

2022.08.08(월) 00:27:5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내포동학길은 면천읍성에서 승전목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올해 늦은 봄 어느 날, 이 길을 걸으며 동학군이 일본군 정예 부대와 싸워 이긴 승전목 전투지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때는 왠지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변변한 무기도 없이 일본군을 무찌른 동학군이 새삼 자랑스러웠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그때와 달리 마음을 다스려 동학의 본질을 생각해 보고 싶어 다시 이 길을 찾았습니다. 외세에 맞서 싸운 동학군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 바탕이 되는 동학의 본질을 생각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고요.

동학이 개창된 19세기 조선은 신분제 사회였습니다. 오직 혈통에 의해서만 양반과 천민이 나뉘는 사회, 다시 말해 금수저와 흙수저가 아버지를 얼마나 잘 만나는지에 따라 정해지는 사회였습니다. 핏줄에 의해 지배된 사회, 차별이 일상적인 사회. 그것이 바로 신분제 사회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동학이 등장했습니다. 동학은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 자체가 하늘’이라고 하였습니다. 동학의 2대 교주인 최시형은 인간 자체가 신적인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자신의 내면에 내재하는 신적 생명력을 존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은 곧 하늘과 같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 하늘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평등한 존재였습니다. 차별이 가득한 세상에서 ‘인내천’이란 말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줄기 빛을 내려줬을 겁니다. 양반과 천민 모두가 내면에 하늘을 품고 사는 존재로 평등하다는 사상. 그 빛은 신분제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주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평등한 사회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불평등에 맞서는 동학의 핵심 정신입니다.

시간이 흘러 21세기가 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공정‘은 매우 중요한 화두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공정이 계속 강조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일까요. 이제는 핏줄 대신 자본과 사회적 지위가, 새로운 계급과 그에 따른 차별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회에 필요한 정신은 동학의 ’인내천‘ 정신이 아닐까요. 

마음속에 하늘을 품고 있는 동등한 존재로서,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이 길을 걸어갑니다.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진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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