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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천하가 편안(天安)하니 천하가 흥(天興)해야

천하통일의 원대한 꿈 천흥사와 천흥저수지

2022.08.11(목) 11:17:09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천안 천흥저수지 수변테크.

▲ 천안 천흥저수지 수변테크.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저수지 일대는 초여름 금계국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수지 둑 경사면을 따라 샛노란 금계국이 만개하며 주변 경관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데요, 요즘처럼 여름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녹음이 우거지면 여름철 저수지 둘레길 수변테크를 산책하는 재미도 이에 못지않습니다.

천안 천흥저수지 전경 1.

▲ 천안 천흥저수지 전경 1.


천흥저수지 둘레길은 모두 2,3㎞로 물 위에 설치된 수상테크 1.7㎞와 소나무 수변 길 0.6㎞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저수지를 한 바퀴를 도는 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한데 연결된 도로 7곳에 진출입로가 설치돼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천안 성거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1.


천안 성거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2.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수변길 3.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4.

▲ 천안 천흥저수지 소나무 숲 수변길 4.


둘레길은 저수지 둑 성거산 등산로 방면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채화처럼 탁 트인 저수지 여름 풍경을 담아내고 소나무 숲 수변 길로 접어듭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완만한 성거산(579m)을 올라 시원한 산바람을 맞는 것도 훌륭합니다.

천안 천흥저수지에서 오르는 성거산 등산로.

▲ 천안 천흥저수지에서 오르는 성거산 등산로.


둘레길 절반은 나무 그늘에 덥혀 있지만, 작렬하는 여름 햇살을 피하려면 넓은 우산을 사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중간중간 펜션 혹은 향토음식점과 마주치는데 가족들과 나들이 나와 평상에서 도란도란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서툴지만 숯을 피우고 바비큐를 준비하는 아빠들의 손놀림을 보노라면 코로나로 일상이 지치고 힘든 시기지만 이처럼 행복한 풍경 속에 우리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천안 천흥저수지의 맑은 물.

▲ 천안 천흥저수지 전경 2.


천안 천흥저수지 전경.

▲ 천안 천흥저수지 전경 3.

 

천안 천흥저수지 주변 펜션단지.

▲ 천안 천흥저수지 주변 펜션단지.


천흥저수지의 배경인 성거산 일대는 후삼국 통일이라는 원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의 고려 창업과 후삼국 통일의 기운이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왕건은 후백제와 국경을 이루는 천안 일대를 자주 찾았는데 현재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을 지나다 천흥저수지 방면 을 바라보며 “산 정상을 오색구름이 감싸고 있어 성인이 사는 산”이라며 성거(聖居)산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왕건은 군사행적복합도시인 천안도독부를 설치하고 이곳을 발판으로 후백제를 통합, 대업을 완수하고는 921년(태조 4년) 성거산 기슭에 왕실사찰 천흥사를 창건했다고 합니다. 사찰의 이름은 천하가 평안해졌으니(天安) 천하가 흥해야 한다(天興)는 의미를 지닙니다.

천안 천흥사

▲ 천안 성거산과 천흥사지 유래 안내문.


천흥저수지 아래편 천흥사지는 오층석탑(보물 354호)을 중심으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곳에는 ‘천흥사’라 새겨진 기왓장이 많이 발견됐는데, 마을 한가운데 사찰의 입구를 알리는 당간지주(보물 99호)가 남아있어 당시 웅장한 사찰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전면.

▲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전면.


천흥사 5층석탑은 고려전기 석탑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적 유물입니다. 전반적인 양식은 신라의 것을 계승하고 있지만, 세부 형식에서는 다양한 변화로 구별이 됩니다. 2층 기단 위에 5층 몸체를 쌓아 높이 5.27m입니다. 1966년 해체 복원 당시 그동안 사라진 상륜부 옥개석을 인근에서 찾아 원형을 갖추게 됐다고 합니다. 탑신의 완만한 체감률이 온화하고 장중한 느낌을 줍니다. 기단에는 코끼리의 눈 혹은 연꽃을 형상화한 안상이 7구씩 조각되어 있습니다.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좌측면.

▲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좌측면.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좌측면.

▲ 천안 천흥사지 5층석탑 우측면.


인근 천흥사 당간지주 역시 천년의 세월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행사가 있을 때 당(幢)이라는 깃발을 다는데 이때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고 이 당간의 양쪽을 지지하는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천흥사 당간지주는 2층 기단 위에 높이 3m의 돌기둥을 60㎝ 간격으로 마주 보고 세웠는데 왼쪽 지주 끝부분이 일부 깨어져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주 사이 안쪽에 구멍을 내고 간대석을 고정했는데 바깥쪽에는 세로 한 줄씩의 돋움 새김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

▲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

▲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 기단 문양.


그런데 아쉬운 것은 천흥사동종(국보 280호)입니다. 오래전 천흥사를 떠나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사용되다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 중으로, 천안시민들은 이를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관 전시할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이제는 천안박물관이 개관했기 때문이며 천안을 상징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문화재이기 때문입니다.

천안 천흥사지 동종

▲ 천안 천흥사지 동종 용장식.<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전체높이 128.3㎝에 몸체 높이 94㎝의 현존하는 고려 동종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것으로 대표성이 있는 우수작품입니다. 몸체에 두 개의 당좌와 비천상을 번갈아 장식하고 넓은 공간을 남기는 것은 신라 이후 동종의 특징입니다. 특히 종의 몸체에는 위패 모양을 만들고 ‘聖居山天興寺 鍾銘統和二十八年庚戌二月日(성거산천흥사 종명통화이십팔년경술이월일)’이라고 양각해 소유사찰과 제작연도(서기 1010년, 고려 현종1년)를 명확히 밝히고 있기에 천안시민들의 반환요구는 더욱 정당해 보이고 필자는 이를 지지합니다.

천안 천흥사지 동종(좌)과 위패(우)

▲ 천안 천흥사지 동종(좌)과 위패(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여름 햇살을 피하려는 한가로운 산책길에 천하통일의 원대한 꿈이 약간 언바란스 하기도 하지만 천흥저수지와 천흥사지를 둘러볼 때 후삼국 통일로 편안해진 천하가 크게 흥하기를 기원하는 역사적 배경을 알고 간다면 느끼는 발걸음 또한 더욱 의미 있고 각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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