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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유교문화, 미래세대에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

내포칼럼-황지해국립문화재연구원 학예연구관

2022.07.05(화) 22:39:1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유교문화미래세대에선사하는특별한선물 1


유교문화의 본질인 충·효·예 
충청지역, 기호유학 중심지
조선시대 중앙정치무대 주도

‘충청유교문화원’ 건립 결실 
유무형 문화자산 관광자원화
지역문화 정체정 확립 기대


경상지역 장손집안의 막내딸인 나는 어린 시절부터 제례를 후손이 지켜야 할 ‘도리(道里)’중 하나라 여기며 자랐다. 누가 가르쳐주거나 그리 하도록 강요한 적은 없다. 그저 가족과 친족이 행하는 다양한 유교문화의 실천적 행위를 보고, 때로는 참여하면서 자연스레 체득한 것이다.    

우리 집은 향교가 자리한 교촌리 인근 마을에 자리했다. 중학생 때 유학의 가르침을 2주간 접할 기회를 맞았다. 향교에서 열리는 여름방학 ‘충효교실’에 운 좋게 입교한 것이다. 대성전(大成殿)에 성인과 선현들을 배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명륜당(明倫堂)에서 사람됨의 중요성을 배웠다. 향교라는 유형의 공간에서 유교문화의 본질인 인간의 존엄성과 충(忠)·효(孝)·예(禮)라는 무형의 가치를 흡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로써 나는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행해지는 유교문화의 영재교육을 고루 받은 셈이 되었다. 성년이 되어서도 서원과 재실(齋室), 종가(宗家)를 드나들며 유교문화에 심취한 것은 이 같은 문화적 환경의 반영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유교문화에 대한 나의 관심은 대전에 보금자리를 튼 후에도 이어졌다. 충청지역은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사상이 전개된 중심지로 기호학통의 메카이다. 뛰어난 학자와 관료, 절의를 실천한 인사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중앙정치와 성리학계를 주도한 인물 대부분이 충청 출신이다. 이를 입증하듯 충청의 문화재 중 약 40%가 유교와 관련되어 과거의 사상과 문화를 이어 내일로 전하고 있다. 조선시대 예학정신과 학통, 사상체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돈암서원을 위시하여 종학당, 재실, 종가, 향교 등 수많은 지정· 미지정 문화유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2010년 이후 인간성 회복을 위한 교육, 관광문화자원,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해 유교문화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이 점차 확대되어 왔다.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을 통한 지역 향교와 서원, 고택활용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2019년 전국 9개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유교문화재단’ 설립과 ‘유교문화박물관’개관 등 유교문화와 관련한 사업이 활발하다.  

충청지역 역시 충청유교문화자원의 현재화를 위한 학술적 차원의 접근을 비롯하여 ‘충청유교문화원’ 건립, 서원과 향교의 다채로운 체험행사 개최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개원을 목전에 둔 ‘충청유교문화원’은 충청의 유교문화를 구축한 선조들이 남긴 유무형의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지역사와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유교문화는 종종 고리타분한 것으로 취급되어 ‘새로움’ 또는 ‘변화’의 반대어를 의미하거나 그리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유교문화의 본질에 접근할 충분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데서 기인한 것이다. 우리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유교문화의 전통을 향유할 기회제공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충청지역에 유형과 무형의 형태로 켜켜이 쌓여있는 유교문화의 전통을 충청유교문화원이 어떠한 방식으로 하나 둘 꿰어 갈지 주목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교문화 프로그램 구성에 얼마나 공을 들일지. 다 꿰어진 구슬이 보배가 되었을 때 비로소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충청지역의 유교문화가 미래세대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세대와 세대를 거쳐 지속과 변화를 거듭하므로 유교문화의 미래는 이들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기거나 망각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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