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가볼 만한 곳, 성지순례 장소 삽티성지
2022.06.09(목) 21:35:46 | 오르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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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여군 홍산면에 위치한 천주교 삽티성지를 찾았습니다. 논산과 공주의 성지순례 장소를 방문하면서 부여의 성지순례도 한 번쯤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지도를 펼쳐 놓고 한참 동안 들여 보다가 찾은 곳이 바로 삽티성지입니다. 우리말로 '티'는 고개를 나타내는 '치(峙)'를 가리키는 말이니, 삽티성지는 천주교 박해시대에 교인들이 모여 살던 고개를 가리킵니다.
삽티 고개를 오르니 작은 성당이 하나 보입니다. 삽티 성지의 성당은 '성석당'인데요. 성 루카 황석두를 기념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사 시간이 아니라서 내부를 둘러볼 수 없었지만, 어느 시골 마을의 공소처럼 잔잔한 여운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성지 순례자를 위한 스탬프 함이 마련되어 있었고, 미사 시간을 안내하는 표지도 보였는데요. 주일 미사가 아니더라도 연락하면 순례자를 위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니 천주교 신자라면 꼭 순례 미사의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삽티성지의 성석당 왼편에 오르막길이 있습니다. 잠깐만 걸으면 되는 거리인데요. 길을 올라서면 깜짝 놀랄 풍경이 펼쳐집니다.
▲ 황석두 성인을 기리는 '삽티 황석원'의 표지석
황석원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황석두 성인이 처음 안장된 곳입니다. 그동안 성인이 묻힌 곳을 찾을 수 없었지만, 매장되었던 성물이 발견되고 황석두 성인의 증손녀가 증언하면서 안장지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루카 황석두 성인이 안장되었던 황석정만으로도 삽티성지는 큰 울림을 줍니다. 그동안 성지 순례를 통해 보았던 여느 성지처럼 접근성이 좋지도 않고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한 모습이 오히려 삽티성지를 찾는 보람을 갖게 합니다.
우뚝 솟은 십자가에 빛이 머무는 것처럼 황석두 성인은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되도록 빛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천주교에 입교한 후 1866년 갈매못에서 순교한 황석두 성인은 1968년 복자품에 오르고 1984년에는 우리나라의 순교 성인 103위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동안 충남의 여행지와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면서 주로 이름난 곳을 찾기만 했는데요. 삽티성지는 우리의 관심과 발길이 필요한 곳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애써 찾아 나서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삽티성지와 같은 곳을 찾아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삽티성지 :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 삽티로 48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