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연산문화창고, 예술이 꽃처럼 핀다!
▲ 작품 '풍화'
“저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셔도 돼요.”
나직한 음악소리에 풍등이 위아래로 둥둥 떠오르면서 다시 내려간다. 발을 잘못 디디면 저 아래로 떨어져 하염없이 빠질 것 같다. 사진으로 보니 현장에 갔을 때처럼 실감이 덜하다. 관계자가 풍등이 떠 있는 공간 가운데 자리 바닥을 가리키는데 나는 순간 주춤했다.
▲ 충절의 고장 연산
▲ 차 없는 거리
▲ 연산역
연산문화창고 입구는 차 없는 거리로 시야가 확 트여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산역이 가깝기도 하고 몇 걸음 걸어가면 일제강점기 때의 공공시설인 급수탑이 우뚝 서 있는데, 주변이 온통 문화와 역사가 공존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아이들은 신났다. 물방울놀이를 하거나 바닥에 물이 담긴 곳에서 작은 물고기모형을 낚시하는 아이들. 아이와 함께 동행 한 어른들은 아이들을 사진에 담느라 계속 폰을 터치한다.
▲ 소원지
소원지가 모인 곳에는 다양한 소망들이 색색의 종이에 적혀있다. 우리가족 건강, 행복, 사랑, 로또, 탄생, 입시 등, 읽다보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연령대와 바라는 것들의 보편적인 내용들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 바람을 풍등에 띄워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연산문화창고는 담쟁이예술학교의 청소년 예술교육, 미각교육의 커뮤니티룸, 전시회, 카페, 로컬푸드와 연계한 수업, 수제맥주학교 등 모두 다섯 개 건물로 구성되었다. 다목적홀은 전시와 대관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며 문 앞에서 방문객을 맞는 독특하고 재밌는 조형물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 편안하고 안전하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남녀노소 복합적 쉼의 내용으로 채워지길 기대한다.
사람들은 풍등이 계속 움직이는 곳에서 자기만의 풍등을 담았다. 밖으로 나올 때까지 작품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받침대에 올라서지 못해 겁부터 냈던 나는 결국 올라서지 못했다. 그게 착시현상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 농협창고의 변신
▲ 작품 '풍화'
작품 ‘풍화’의 풍등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퍽 인상 깊게 남았나보다. 전시를 접기엔 너무나 아쉬운 작품 풍화는 ‘그래서’ 오는 6월30일까지 전시가 계속된다. 나는 다시 한 번 풍등을 마주대하며 발판에 굳굳히 올라설 수 있을까. 그리 되도록 용기를 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