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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노송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교정

소나무가 예사롭지 않은 당진군 당진읍 사기소리 성당초등학교

2022.03.05(토) 20:05:38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노송이 예사롭지 않은 성당초등학교

▲ 노송이 예사롭지 않은 성당초등학교


해질녘 소나무가 있는 길을 걸었다. 시골마을에 소나무가 그저 많다고 생각했다. 걷는 길 맞은편의 나지막한 집들이 이어지고 도로의 차들이 천천히 지나간다. ‘송림공원팻말아래 잠시 쉬어가십시오.’라는 글이 걸렸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 존)으로 30키로 제한속도 표지판이 서 있고 초등학교 간판이 나타났다. 병설유치원이 있는 당진읍 사기소리에 있는 성당초등학교다.

 

송림공원에서 잠시 쉬어가십시오.

▲ 송림공원에서 잠시 쉬어가십시오.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1

 

학교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입이 벌어지며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개학과 입학을 앞둔 초등학교는 노송으로 둘러싸였다. 소나무는 한두 그루만 뽐내듯 있는 게 아니라, 교문에서부터 운동장 가장자리 철봉이나 미끄럼틀, 시소가 있는 곳곳에 마치 이곳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수호신처럼 멋진 모습으로 서로 어울려있다.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2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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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형제들

 

소나무가 있는 교정을 걷노라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쓸쓸한 가을날이나 눈보라 치는 날에도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네 빛어릴 때 배웠던 동요를 흥얼거리며 소나무를 바라본다. ‘남산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2절에 나오는 소나무의 민족적인 기상이 언제 이렇듯 내 안에 스몄는지 노래는 계속 이어졌다.

 

성당초등학교 전경

▲ 성당초등학교  

송림관

▲ 송림관


소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언제나 푸는 빛깔로 한결같은 믿음을 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요하고 바람이 불 때도 긴 세월동안 우리 민족의 심성처럼 기교 없이 과묵하고 정중하며 엄숙하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눈서리를 이겨내는 강인함과 곧은 절개, 그리고 굳은 의지를 상징했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 운동장 그늘에 있는 소나무는 뻗은 가지를 철 기둥이 받치고 있다.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4

 

교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어 대강의 건물들이 어떤 쓰임새로 사용될까 짐작하면서 걷는데 송림관이 보인다. 역시 울창한 소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저 멀리 산과 산이 겹쳐있는 자연스러운 풍경은 내 앞의 소나무와 함께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5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6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7

 

그러고 보니 소나무를 소재로 한 유명한 그림 중에 조선시대 김정희의 세한도가 떠오른다. 신라 때는 솔거의 황룡사 노송도가 있고 김홍도의 생황 부는 소년을 그린 송하취생도(松下吹笙圖)’도 있다. 민화 등에서도 소나무를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많다. 어디 그림뿐일까. 시나 시조는 물론 ‘80년대 2, 30대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노찾사솔아 솔아 푸르는 솔아라는 민중가요를 기억할 것이다. 암울한 시대를 바꾸고자 몸부림치던 당시의 시련과 고통, 슬픔이 스며든 노래. 새삼 교정의 소나무를 바라보는 마음 한 켠이 사뭇 숙연해진다.

 

성당초등학교 전경

▲ 성당초등학교 전경 

노송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교정 8

 

은행나무 다음으로 오래 산다는 소나무. 학교 정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왼쪽의 소나무 한 그루 가지가 마치 강물이 흐르며 두 갈래로 나눠지는 모양새를 취한다. 똑바로 서 있지 않고 인사하듯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또 오른쪽의 나무 한그루도 짝을 이루듯 왼쪽으로 기울었다. 마치 학교를 오가는 아이들을 반기며 인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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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성당초등학교 전체가 예술작품이 되는 풍경이다. 달이 둥실 떠오르기 시작한다. 

 

산 너머 노을빛이 점점 진해진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계절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푸른 소나무를 사철 만나며 자랄 성당초등학교 아이들. 그 마음 어딘가에는 초목의 군자같은 소나무 한그루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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