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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더디게 가는 내 꿈을 살펴봅니다.

공주시 산성찬호길 박찬호기념관

2022.02.07(월) 13:01:18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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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박찬호선수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그 일을 묵묵히 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 멋진 일이 세상에 꽃처럼 화려하고 멋지게 드러나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을까. 이쯤에서는 어느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핑계처럼 불쑥 입가에 맴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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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기념관 오르는 길


공주 산성시장이 있는 거리를 걷다가 박찬호기념관이 있는 산성찬호길에 들어섰다. 오후에 접어드는 나른한 시간, 겨울햇살이 두 어깨에 부드럽게 내리고 있었다. 천천히 걷는 길임에도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자 살짝 숨이 찼다. 그저 한 바퀴 가볍게 돌아보자는 생각이었고 초행길도 아니건만 가파른 길에서 오던 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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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른 골목길


좁은 골목길 사이로 집들은 등을 기댄 채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것처럼 촘촘히 붙어있다. 주택과 빌라가 어울려 있는 언덕위의 골목길 대부분이 그렇듯, 박찬호 선수의 사진이나 그가 걸어왔던 과정 어느 한 순간의 특정 장면, 그리고 대한민국의 최초 메이저리그 100승을 달성한 투수의 스토리가 없다면 이 골목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의미가 있었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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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의 모습이 벽화로 남아있는 산성찬호길 골목


새해의 한 달이 어느 덧 훌쩍 지났다. 그동안 정해놓고 하루에 꼭 해야 할 일, 가령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기, 푸시업 10개하기, 한 문장 글쓰기, 밥 먹고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 등 나름대로 루틴을 만들어보자고 했던 것들을 되돌아본다. 지금 이 순간까지 지속되고 있는 건 어떤 게 있는지, 시나브로 멈춰있는 건 무엇이고 왜 중단이 됐는지 말이다. 작심3일로 불발되지 않기 위해선 사흘마다 매번 결심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중요한 건 자기의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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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시가지가 바라다보이는 박찬호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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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 이현세 작품에 나오는 레전드 박찬호


한여름의 무더운 언덕길이 눈이 오는 겨울엔 미끄럽고 한파마저 몰아칠 때는 귀가 아렸을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한 소년의 가슴엔 꿈을 기반으로 체력을 기르고 의지를 다졌던 길이었다.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만들었다.’는 돌담의 글자는 박찬호선수의 이미지와 함께 살아 움직였다. 어제까지의 내가 만든 오늘의 나는 야구의 전설이 된 박찬호이기도 하고 지금 현재의 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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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기념관


지금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 꿈을 키우는데 몸과 마음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저 그 꿈의 보기 좋은 모양새만 붙들고 있는 건 아닐까. 기념관 입구의 검은 황소는 연약하여 바람에 자주 흔들리는 내 마음에 불교초기경전 수타니파타의 한 싯구를 떠올리게 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황소는 타이어의 재질로 만들어져 선수의 굳센 의지를 더 강조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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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서 다시 마을로 천천히 내려오는 길. 내 마음은 기념관 언덕을 오르기 전의 마음과 사뭇 달라졌다. 남들이 보기에는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하며 일의 진척이 더딜지라도 자책하지 말고 내 속도대로 걸어가는 걸 이미 스스로 응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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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만들었다. '


내부에 들어가서 박찬호선수의 공부방을 보고 싶었으나 방문했던 날은 월요일로 정기 휴일이었다. 월요일과 명절 당일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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