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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물고기 뱃속에서 하룻밤?

보령 대천해수욕장 ‘요나성당’ 숙소에서 2021년을 마무리하다.

2022.01.04(화) 21:12:39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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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형상을 닮은 요나성당 외형 

대천해수욕장을 올 때마다 언뜻 눈에 들어온 성당이 있었다. 성당 꼭대기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린 하얀 예수상이 있고 배 나온 항아리처럼 둥그스름한 건물이 독특하다 싶었던 곳. 성당의 정식이름은 대천해수욕장본당인 요나성당이다. 또 건물 가운데로 가늘고 길쭉한 첨탑은 건물을 돋보이게 하려는 디자인으로 봤는데 알고 보니 다른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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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저녁 태안해수욕장 근처 상가에 주차된 차들이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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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보령 방문의 해'가 펼침막으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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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의 끝을 이틀 남기고 보령시 대천동을 가게 되었다. 남편의 후배가 퇴임한 후에 사무실을 개업했는데 그곳이 대천동이었다. 오전엔 서산에 계신 엄마를 찾아뵙고 오후엔 작은 축하화분을 들고 대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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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깔리는 바다

 

해가 기우니 금방 옅은 어둠이 깔린다. 우리는 요나성당 안의 콘도형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단체연수나 피정뿐만 아니라 가족단위가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예배도 드릴 수 있는 곳이어서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쉬면서 조용히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장점의 요소가 아닐 수 없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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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를 걷는 사람들과 풍경을 담는 사람


잠시 바다를 걷는데 모든 바람이 이곳으로 몰려온 것처럼 세차다.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꽁꽁 싸매도 온몸이 어는 듯 했다. 해변을 걷는 이들은 주로 연인으로 보이거나 학생 등이다. 그들에겐 이 추위가 바람 불어 좋은날로 어쩜 낭만적인 시간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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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 돔형태는 베란다를 통해 덩 구체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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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로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피해 달아나던 중 배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잠을 잔다. 바다에는 거친 풍랑이 일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순간 큰 물고기가 바다에 빠진 요나를 덥석 삼킨다. 요나는 그 깊고 어두운 뱃속에서 사흘을 기도하며 구원을 받는다. ‘요나의 기적으로도 알려진 이 이야기는 그대로 요나성당의 외형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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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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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상과 위로 뻗은 첨탑


돔 형식으로 지어진 커다란 물고기 형상의 성당, 그 꼭대기에 위치한 예수상 옆의 첨탐은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던 아주까리나무를 상징한다. 요나성당 입구 한 켠에서는 한여름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겨울철이라 가지런한 평상들이 조용하지만 그 가운데를 중심으로 성모동산의 성모상이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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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성당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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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상


우리가 묵을 방은 34인실 온돌방의 아담한 곳으로 주방엔 각종 취사도구가 깔끔하고 빈틈없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실 옷걸이에 마스크를 걸어놓고 특별한 음식을 차렸다. 평소 잘 먹지 않았던 컵라면과 집에서 갖고 온 김장김치, 그리고 횟집 주인장이 겨울엔 누가 뭐래도 이걸 먹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한 방어회가 있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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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식탁과 깔끔한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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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는 잠시 벗어두고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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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회와 일회용 라면이 있는 저녁 


쉼이 있는 시간은 앞으로 움직여야 할 에너지로 잘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요나성당을 느끼기도 전에 저녁에 와서 아침에 가야하는 빠듯한 일정이 아쉽긴 했다. 여름의 한창 성수기 때라면 요나성당을 경험할 수 없었을 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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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와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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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1, 한 해의 마무리를 물고기뱃속에서 잠시 요나가 되어 보았다. 야훼가 아주까리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을 땐 요나의 기분이 좋았지만 다음날 아주까리가 시들어버리자 화를 내며 불평을 늘어놓던 요나. 그 요나가 지금 내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새해에는 불평을 줄이고 사랑과 감사를 넓히기로 마음을 다져본다.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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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수기의 주차장은 넉넉하다. 


요나성당
041)934-7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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