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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방 거칠 것 없는 비단물결 '옥녀봉' 노을

비단물결 금강의 풍광에 이중환 ‘택리지’ 집필

2021.12.20(월) 15:44:54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금강을 감돌아 흐르는 강 언덕의 옥녀봉에서 바라본 적 노을.
▲ 옥녀봉에서 바라본 금강의 노을1.

아름다운 풍광에 반한 선녀들이 달 밝은 보름날 산마루에 노닐다 맑고 유순한 강물에 목욕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

금강의 노을을 병푼 삼은 옥녀봉 봉화대 보호수.
▲ 금강의 노을을 병풍 삼은 옥녀봉 봉화대 보호수.

조선의 대표 지리학자 이중환도 그 풍물과 경치에 빠져 이곳에 살며 ‘택리지’를 집필했던 곳. 부여에서 유순하게 내려오던 비단 물결 금강이 차마 밀어내지 못하고 물줄기를 꺾어 서해로 나간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에서 검붉은 노을을 담았습니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 옥녀봉에서 바라본 금강의 노을2.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옥녀봉. 옥녀봉의 옛 이름은 강경산이다.
▲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옥녀봉. 옥녀봉의 옛 이름은 강경산이다.

해발 44m의 나지막한 옥녀봉은 정상 인근 송재정이란 정자와 봉화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사방에 거칠 것이 없이 훤합니다.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충남 부여와 전북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강과 평야가 조화를 이루고 저 멀리 산들은 산수화의 배경이 됩니다.

옥녀봉 정상 인근의 송재정.
▲ 옥녀봉 산정 인근의 송재정. 원래는 수운정으로 불리는 정자가 있었다. 
 
선녀조차 반한 아름다움으로 하늘로 올라가야 하는 시간조차 잊게 했다는 전설이 과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풍류와 멋을 즐기는 일부 문인들은 논산 8경의 7경인 옥녀봉을 주저 없이 1경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제법 알싸해진 겨울바람에 찾는 이가 줄어 해질녘풍경은 더욱 고즈넉해집니다. 정산 인근에 주차장까지 있으니 걷기 싫다는 핑계조차 어렵습니다.

경관조명에 비춰진 옥녀봉 보호수.
▲ 경관조명에 비춰진 옥녀봉 보호수.

옥녀봉은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입니다. 전북 익산 광두원산의 봉수를 받아 황화산성과 노성봉수로 연락을 전달해 국가 전란에 대비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 현장이었습니다. 1919년 3월 10일과 3월 20일 지역주민 대표들은 2차례에 걸쳐 옥녀봉에서 시작해 강경읍내와 시장까지 독립 만세 시위를 확산했는데 참여 인원이 각각 500여 명과 1,000여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경관조명 속의 옥녀봉 봉수대. 봉수대는 밤에는 봉(횃불), 낮에는 수(연기)로 위급상황을 신속히 알린다.
▲ 경관조명 속의 옥녀봉 봉수대1. 봉수대는 밤에는 봉(횃불), 낮에는 수(연기)로 위급상황을 신속히 알린다.

강경 옥녀봉 봉수대 전경.
▲ 강경 옥녀봉 봉수대 전경.

송재정 바로 아래 국내 최초의 침례교회 예배 터인 ‘ㄱ’자형 강경침례교회 역시 일제강점기 큰 고난을 겪었습니다. 일제는 1942년 강경침례교회 성직자와 신자 등 32명을 체포했고 전치규 목사 등 6명이 옥중에서 순교했다고 합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한 교회는 일제에 불타고 강제 해산당했고 이후 신사로 사용됐습니다. 현재는 당시의 예배당이던 초가집이 복원되어 성지순례지로 유명합니다.

국내 최초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예배터.
▲ 국내 최초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예배터.

읍내 곳곳의 건축물은 1960~70년대를 연상하게 합니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목의 강경 천주교회는 마치 배 모양을 본떠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우뚝 솟은 성당 지붕은 큰 돛을 연상케 합니다. 중앙시장 상가와 민간가옥은 근대건축물에 대한 답사의 즐거움도 느끼게 해줍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옥녀봉의 노을을 담으려 시간을 맞추다 보니 주변이 어두워져 이들 근대건축물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강경 옥녀봉 구멍가게.
▲ 강경 옥녀봉 구멍가게.

예나 지금이나 옥녀봉 아래 유순히 흐르는 비단 물결 금강은 온유하고, 사방에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은 평화롭습니다. 적당한 거리에 마주한 채운산과 사이 펼쳐진 강경시장과 읍내도 평온해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어느 해보다 어려웠을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옥녀봉 노을 속에 자신만의 역사를 담아두는 것은 어떨까요? 옥녀봉 가는 그 길목에 산재한 근대건축물 답사는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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