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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풍어제’ 절대 금기 품목 돼지고기… 그 이유는?

400년 마을공동체 전통을 지킨 당진 ‘안섬풍어당제’

2021.12.02(목) 11:23:42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당진 안섬 당제 봄을 상징하는 동방청제축귀천하대장군(東方靑帝逐鬼天下大將軍)
▲ 당진 안섬 당제 봄을 상징하는 동방청제축귀천하대장군(東方靑帝逐鬼天下大將軍)

미신으로 터부시되면서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 어업을 생업으로 삼았던 어촌에서는 만선(滿船)과 마을의 무사태평,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풍어제(당제)가 성행했습니다.
 
서해안을 품고 있는 충남에서도 이 같은 마을공동체의 기원은 여러 포구에서 올려졌는데 당진시 송악면 고대리의 ‘안섬(內島) 당제’가 유명합니다. 400년 가까운 역사의 명맥을 꿋꿋이 이어 가며 2001년 충남무형문화재(제35호)로 지정된 전통의 문화유산입니다.
 
안섬포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아산만 입구로 광활하게 펼쳐진 뻘과 조수간만의 차로 음력 2월까지는 인근 연안에서 숭어, 삼치, 준치를 잡고 3월부터 남으로는 칠산 앞바다에서 북으로 연평도, 옹진반도 연안까지 조기잡이를 나갔다고 합니다.

당진 안섬포구의 어선 상당수는 과거와 달리 낚시배를 주업으로 한다.
▲ 당진 안섬포구의 어선은 과거와 달리 낚시배가 크게 늘었다.

당진 안섬포구의 어선에 가지런히 정리된 어구가 어부의 .
▲ 당진 안섬포구 어선에 가지런히 정리된 어구가 어부의 일 채비를 대변한다.

하지만, 당진 해안을 따라 간척사업과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섬은 육지로 편입되고 어촌생태계가 산업화에 밀려 생업이 전환되면서 당제는 명맥만 근근이 이어오다 1990년 대 이후 지역 어민을 중심으로 전통 무형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에 옛 모습을 복원한 풍어제가 올려지고 있습니다.

당진 안섬포구는 원래 섬이었지만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간척으로 육지가 되었다.
▲ 당진 안섬포구는 원래 섬이었지만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간척으로 육지가 되었다.

안섬당제의 유래는 분명치는 않지만 대략 300~400년의 전통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전으로는 옛날 이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된 노부부의 꿈에 신령이 나타나 “너희가 당을 짓고 잘 위하면 마을을 이루고 잘될 것”이라고 해 매년 당제를 지내게 되었답니다.  
전통적으로 음력 정월 첫 진사일(辰巳日) 즉 용의 날부터 다음 날까지 이틀 동안 당제를 지냅니다. 이는 용이 바다를 관장하는 존재라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마을 전체 주민이 참여했다면, 현재는 어촌 계원을 중심으로 지냅니다. 마을공동체를 지키는 신앙으로서의 풍어굿의 모습이 놀이로서 변화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당진 안섬풍어당제. 당진시 홈페이지 제공(2018년)
▲ 당진 안섬풍어당제(2018). 당진시 홈페이지 제공)

그런데 당제를 앞두면 제주는 물론 동민 전체가 섣달그믐날부터 풍어굿 날까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같은 절대적 금기는 당의 주신이 용왕님이기 때문입니다. 용은 즉 뱀이요, 뱀은 돼지와 상극이므로 일절 금한다고 합니다. 보통 고사나 굿을 지낼 때 돼지 머리를 올리는 경우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대신 잡털이 없는 누런 수소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풍어제 첫날은 당집에서 당기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배치기가락(풍어제)을 비롯해 산신제, 제배축원, 소지 등의 행사가 자정까지 이어집니다. 이튿날에는 당집에서 내려와 포구로 이동한 다음 배 고사를 끝으로 풍어제가 마무리됩니다.

제당은 마을의 야산에 위치하는데 정면 중앙 본당에 절대적 존재인 ‘용(할아비당)’을, 좌측 장군당은 임경업 장군을, 우측 소당(각시당)에는 서낭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설화에 따르면 안섬의 할아비당은 주변 어항인 한진포구의 큰할미당(큰마누라)과 성구미포구의 작은할미당(작은마누라)와 가족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마을끼리 경쟁보다는 공존공생을 기원하는 측면이 엿보입니다.

당진 안섬풍어제당 전경.
▲ 당진 안섬풍어제당 전경.

안섬풍어당집 입구에는 봄을 상징하는 동방청제축귀천하대장군(東方靑帝逐鬼天下大將軍)과 동방청제축귀지하여장군(東方靑帝逐鬼地下女將軍)의 장승이 각각 4개씩 좌우로 나뉘어 잡귀를 쫓고 액운을 막고 있습니다. 장승은 안섬포구의 입구에도 여름을 의미하는 남방적제축귀지하여장군(南方赤帝逐鬼地下女將軍) 4개가 나란히 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당진 안섬포구
▲ 당진 안섬포구 당집을 지키는 동방청제축귀천하대장군.

당진 안섬포구 당집을 지키는 남방적제척귀지하여장군.
▲ 당진 안섬포구 당집을 지키는 남방적제척귀지하여장군.

당진 안섬포구 입구를 지키는 남방적제축귀지하여장군.
▲ 당진 안섬포구 입구를 지키는 남방적제축귀지하여장군.

안섬포구의 빨간등대는 고대리항 방파제를 드나드는 배들을 안내하기 위해 2006년부터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데 등대 뒤로는 엄청나게 커다란 배들이 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나 철강 또는 LNG를 실은 배들인 것 같습니다.

당진 안섬포구 고대리항 방파제의 빨간등대와 태극기.
▲ 당진 안섬포구 고대리항 방파제의 불밝힌 등대.

당진 안섬포구 고대리항 등대 전경.
▲ 당진 안섬포구 고대리항 등대 전경.

당진 안섬포구 인근을 지나는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 당진 안섬포구 인근을 지나는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포구의 중심에 공원이 있는데 방문 당시 비가 와서 그런지 한적한 풍경이었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깔끔했습니다. 주변 방파제를 따라 낚시를 하거나 차박 족도 많았고, 해안을 따라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만든 칼국수 포장마차에는 평일임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넘쳤습니다.

안섬포구 중심의 공원
▲ 안섬포구 중심의 친수공원. 안섬풍어당제가 열린다.

안섬포구 친수공원을 감싸는 방파제.
▲ 안섬포구 친수공원을 감싸는 방파제.

포구의 길은 마을로 연결됩니다. 안섬 포구를 배경으로 형성된 작은마을에는 옛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좁은 골목이지만 다양한 벽화가 정감넘치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 살고 있으니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진 안섬포구 공원 타일벽화.
▲ 당진 안섬포구 공원 타일벽화.

바다를 좀 더 가까이서 보는 것도 바다를 찾는 이유라고 합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위드코로나를 위협하는 요즘 비(눈) 내리는 바닷가에서 자연경관을 벗 삼아 여유로움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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