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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후변화, 피톤치드, 깃대종 등 명산(名山)의 가치를 같이 느껴요.

막바지 늦가을 최고의 산책로가 된 계룡산 국립공원

2021.11.24(수) 21:50:50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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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함께, 계룡산국립공원

어쩜 절기가 이렇게 딱 맞을까. 11월 초순만 해도 한낮에는 반팔과 반바지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일 정도로 날씨는 포근했다. 소설(小雪)에는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더니 정말 소설 추위는 빛내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지역마다는 폭설과 함박눈이 내리고 진눈개비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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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가 있었지만 산으로 들어서자 공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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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우리의 미래!'

늦가을이라고 말하지만 입동(立冬)이 보름이나 지났다. 의도하지 않았건만 나를 비롯해 사람들은 소설추위가 오기 전의 숲속산책을 서둘렀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하루 앞둔 11월 21일(일) 오후 3시의 계룡산 국립공원에서는 산에서 내려오거나 가볍게 테크로 난 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날씨는 안개가 낀 듯 뿌옜다. 산으로 들어갈수록 코가 뻥 뚫리고 미세먼지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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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산 국립공원 데크길

코로나로 한동안 뜸했던 계룡산 국립공원. 코로나 이전엔 그리 눈에 띄지 않았던 알림표지판이나 펼침막 등이 가는 곳마다 세워지거나 펼쳐졌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왔던 감염예방을 위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은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히 지켜야 할 수칙이다. 날씨가 건조해서 산불예방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는 펼침막의 글들은 주변을 살펴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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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보약(피톤치드)

숲속으로 들어서자 한결 시원해진 공기가 감지된다. 긴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기를 반복하자 폐부 깊숙이 압축된 산소가 상쾌하게 스며든다. 소나무숲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숲 속의 보약(피톤치드)’이다. 천연항균 물질로 초여름과 늦가을의 오전 시간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는 피톤치드. 삼림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된다고 하니 두 팔을 양쪽으로 쫙 펼치고 오므리는 동작으로 대여섯 번 심호흡만 해도 머릿속이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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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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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엔 물놀이를 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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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주의, 산불조심!

어린아이 키 높이까지 차오르던 계곡의 물높이를 알리기 노란 표시 경계줄 아래로 마른 돌멩이들이 드러났다. 청정하고 시원함을 선사했던 한여름의 추억이 돌멩이를 들춰보면 보일까. 언덕위에 가파르고 위태로운 바위 아래는 ‘급경사지(낙석)위험지역’의 알림표지가 놓였다. 남녀노소 모두가 걷는 길바닥엔 거의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보행이 용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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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석주의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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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걸으면서 자연을 공부하는 기분은 지금부터였다. 계룡산에 서식하는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은 가장 많은 조류 14종을 비롯해 식물, 균류, 거미류와 곤충류, 양서류 등, 총 39종으로 이는 ‘기후변화가 계룡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계룡산 기후변화 지표종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단다. 가을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사람주나무, 남방노랑나비, 청개구리, 산솔새 등이 대표적인 생물 지표종의 예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환경부에서 국민이 관찰하며 구별하기 쉽고 기후변화 예측에 유리한 생물지표종 100종을 선정하여 관리한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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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길과 계곡은 출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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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샛길이나 계곡 등, 출입이 금지된 길을 가면 자연공원법에 의거한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기에 반드시 정해진 길로 다녀야 한다. 등산코스로 난 언덕의 가파른 곳 아래 쉼터에는 한 숨 돌리고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해가 짧아 오후 4시가 넘어 등산을 시작하기엔 무리일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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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산 국립공원 '깃대종' 안내

뾰로로로롱~, 뾰로로로로롱. 이름은 몰라도 예전엔 이곳 어디선가 들려오던 맑고 청아한 새소리를 흔하게 들렸단다. 부리가 크고 두꺼운 편인 새의 이름은 호반새. 전체적으로 진한 주황색으로 ‘불새’라고도 부른다. 여름철새로 옥구슬이 구르듯 뾰로로로~옹 노래하는 호반새는 ‘깽깽이풀’과 함께 계룡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이다. ‘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란다고 해서 깽깽이풀이란 이름이 되었는데 꽃빛깔은 보라색이다. ‘깃대종’은 특정지역의 생태와 지리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 식물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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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참나무 두껍고 폭신한 콜크느낌의 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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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 벌 주의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 나무이파리가 모두 떨어져 군데군데 소나무만 겨우 푸른데 철없이 새로 돋아난 연둣빛 이파리가 핏기 없이 초췌하다. 하지만 그 옆에 굴참나무는 여봐란 듯 혹한을 견디기 위해 폭신한 나무껍질로 추운 겨울을 미리 준비했다. 한겨울 이불을 덮은 것 같은 두툼한 굴참나무껍질은 방한성이 아주 뛰어나고 와인병 콜크마개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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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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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하는 사람들, 단체로 왔는지 거의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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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으로 보는 호반새

공원 초입부근에 사진으로 다시 만난 호반새를 보니 불새’라는 다른 이름에 걸맞게 몸은 물론 발까지 붉다. 갈대숲을 지나고 데크길을 걷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제부터 산책을 시작했다. 길어진 코로나방역으로 유배된 것 같은 스트레스가 고장의 명산인 계룡산 국립공원 산책으로 말끔하게 환기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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