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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주교 박해 속에서도 지켜온 교우촌

충남 당진 황무실성지

2021.09.19(일) 15:38:38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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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천주교 대전 교구에 있는 많은 성지들 중에,
"이런 성지도 있었나?"
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으니, 바로 황무실 성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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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긴 가을장마 끝 무렵에 찾아 본 황무실 성지의 모습은 아직도 흐림이다.
타 천주교 성지에서 느꼈던 상징적인 면이나 웅장함과는 거리가 먼 소박함이 가득한 곳, 이는 주차를 하기도 전 첫 모습의 대면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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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황무실 성지는 사진에 보이는 것이 모두인 작은 천주교 성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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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교자 현양비

황무실 성지는 순교자들의 신앙과 정신을 기리고 널리 알리기 위하여 세워진 순교자 현양비 옆으로 예수상과 성모상이 자리하고, 미사를 올릴 수 있는 야외 제대가 놓여 있으며, 성지 입구에서 바라보면 제대 앞바닥으로 십자가가 연상되는데, 세상의 모든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짊어졌다는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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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그 주위를 둘러 십자가의 길(14처)를 따라 기도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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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황무실은 당진시와 예산군의 경계에 위치한 유서 깊은 천주교 교우촌으로 기존에 예산 고덕면 호음리로 주소를 사용하였으나, 2011년 대전교구 성지 위원회에서 박해시대에 사망한 프랑스 선교사들의 무덤(현재, 합덕성당에 안장되어 있음)이 있었던 당진 합덕읍 석우리로 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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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황무실 성지는 천주교 박해가 시작된 정사박해(1797년) 때부터 병인박해(1886년)까지 전 시기에 걸쳐 이어져 온 신앙 공동체였으며, 신리 교우촌과 함께 내포 교회의 중심지였다는 고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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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황무실 교우촌과 인연을 맺은 3인의 선교사는 메스트르 신부, 랑드르 신부, 성 위앵 신부이다.

황무실에 첫 번째 선교사로 성 김대건 및 최양업, 최방제 신학생의 스승이었던 메스트르 신부가 1857년 부임하여 내포 지역은 물론 경상도 인근까지 넓은 지역을 담당하였는데 사목하던 중 과로로 쓰러져 그해 12월 선종하였으며, 박해 시기임에도 3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장례에 참여하였다고 전한다.
두 번째 부임한 선교사는 1861년 랑드르 신부였으며, 하부 내포(충청도 해안) 지역을 담당하여 사목하다가 1863년 전염병으로 35세의 젊은 나이에 선종하였는데, 이 두 신부는 이곳 황무실에 묻혔으며, 1970년 발굴되어 유해가 합덕성당으로 옮겨졌다가 후에 대전교구 성직자 묘역으로 이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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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교자 현양비 뒷면

그 이후 성 위앵 신부가 1865년부터 황무실을 사목 근거지로 삼아 전교하였으며, 1866년 갈매못에서 순교하였다.

그에 앞서, 황무실에서 부유한 양인 집안에서 태어난 이보현은 고집스럽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난폭한 성격을 지녔으나, 20세가 넘어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나서 자신의 소행을 고치고 본성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 후, 1795년 주문모 신부를 자신의 집에 모셔 성사를 받았고, 1797년 정사박해가 시작되어 불안에 떠는 천주교 신자들을 격려하는 등 전교 활동에 힘쓰다가 체포되어 갖은 고문에도 굴하지 않았으며, 해미에서 1800년 27세의 젊은 나이에 순교하게 되었고, 현재 복자 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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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병인박해 이후 황무실 교우촌은 거의 와해되었고, 이웃의 면천읍성 출신 순교자와 합쳐 70여 명의 순교자가 탄생하였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현재, 이 황무실 성지의 주변으로는 박해의 어려움을 겪고 지켰던 그 신앙을 이어받았을 후손들의 묘소만이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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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바라기

그 무엇을 바랬기에, 어떤 희망을 보았기에 목숨과 바꿀 정도의 신앙을 지켰을까?
지금도 그 신앙은 바라기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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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실 성지

잠시의 경건함을 벗어나며 다시 돌아 본 성지 옆으로 벼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작지만 소박함을 가득 품은 황무실 성지는 코로나19 및 그 여파로 지친 우리들의 마음에 작은 쉼을 남겨주리라 생각된다.

황무실성지
 충남 당진시 합덕읍 석우리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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