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개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못 보던 선생님, 동무들과 만날 생각으로 들뜨던 예전의 개학 풍경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심지어 일교차가 큰 요즘 감기에 걸린 학생은 학교에서도 되도록 등교를 하지 않도록 지도한다고 하니, 태풍이 몰아치고 폭우로 길이 끊겨도 학교만큼은 꼭 가야 한다고 여겼던 저의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씁쓸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때 그림을 매개로 14년간 사제 간의 정을 키워온 스승과 제자들의 특별한 전시가 열려 큰 위로를 주었기에 이에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 사제동행전(2021.08.18(수)~8.22(일) '기억을 그리다'가 공주문화원에서 개최됐다.
▲ 류영석 선생님과 예성그림반 동아리 회원들의 수업 장면
▲ 회원들의 그림으로 도안된 명함이 멋스럽다.
▲ 박명순, '어머니 마음'
본격적으로 그림 감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림동아리 '예성2007'의 박명순 회장의 그림 2점을 먼저 만나 보았습니다.
박명순 회장은 인사말에서 많은 희망과 비전을 제시했던 류영석 선생님의 가르침과 감사함을 기리고자 사제동행전을 열게 되었음을 회원 대표로 밝히셨습니다. 지난 14년간 항상 지켜봐 주신 정보고등학교 교장선생님과 관계자분들, 그동안 특강 지도를 맡아 주신 류영석 선생님과 7人의 특강 선생님, 사제동행에 작품을 내 주신 회원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랜 시간 류영석 선생님과 회원들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신 박명순 회장님께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여쭤보았습니다. 회장님은 그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준 정보고등학교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림 6점을 기증한 일을 꼽아 주셨습니다. 예성2007에서는 작년에 개관한 '기적의도서관' 내의 청소년꿈창작소에도 작품 4점을 기증했다고 전합니다.
▲ 서명숙, 호기심Ⅰ
회원들은 공주정보고에서 그림을 배우던 예성그림반 시절부터 예성2007까지의 모든 역사의 산증인으로 '서명숙' 부회장을 꼽았습니다. 서명숙 작가님의 두 작품 호기심Ⅰ, 호기심Ⅱ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정진한 분의 깊고 깊은 예술 세계에 빠져들고 듭니다.
▲ 오인숙, 자작나무 숲/ 오인숙, 송광사의 봄
▲ 성영일, 빛바랜 추억 Ⅱ, Ⅰ
충남미술대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할 만큼 오랫동안 붓을 잡아 온 오인숙, 성영일 두 회원은 전시장에서 도슨트 역할을 전담하고 계셨는데요, 그림으로 그려낸 동아리 회원들의 연혁과 활동 및 그림의 비화까지 소상히 들려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그림 감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늘 현장감이 부족한 전시장 사진과 편집이 아쉽게 느껴지는데요, 세련된 초록과 코발트블루 색채가 인상적인 두 분의 그림들은 오랫동안 관람객의 시선을 끌만큼 매력적이랍니다.
▲ 왼편 가장 위의 그림은 리플릿에 실린 류영석 선생님의 작품을 편집한 것이다.
▲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편집하여 작가와 작품명을 소개한다.
▲ 초대 작가 8人전
특강을 맡아 주셨던 작가 7人의 작품도 초대되었습니다.
정찬호(공산성의 가을), 홍석원(Flowers become harmony), 이만우(석양이 질 무렵 산책길에 본 이름모를 꽃), 전형주(garden in my mind 사의적 정원), 신진호(Affection;정), 이돈희(Dream ...Dreaming), 강민구(흐름) 7人의 작가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작가명으로 검색하면 보다 자세히 개개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 류영석, 반죽동 소녀
작품 설명을 맡았던 오인숙, 성영일 두 회원님의 말씀에 따르면, 류영석 선생님은 주로 추상화를 그려 오셨다고 합니다. 전시 리플핏을 장식한 선생님의 그림과 작품명 '반죽동 소녀'는 평소 그려오신 화풍과는 다른 작품들인 듯합니다. 주로 그리신다는 오리지널 화풍의 선생님 작품들과 조우할 다음 전시도 기다려집니다.
▲ 동아리 회원들?은 재능을 기부하며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