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한 상사화 이야기

서산 가야산 백암사지에 피어난 붉노랑상사화

2021.08.25(수) 13:10:59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을 가진 꽃, 상사화(相思花)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1

▲ 붉노랑상사화 군락 

상사화는 제주상사화, 위도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주로 공원, 사찰 및 집 주변에 사람의 손으로 심어져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충남 가야산 백암사지를 오르는 해발 400~500m 사이 등산로 옆으로 노랗게 피어나는 붉노랑상사화 군락지가 있다는 사실은 도민들에게 멋진 선물이지 않을까?

1

▲ 붉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는 노랑상사화 또는 개상사화라고도 하며, 국가생물종 지식정보시스템 정보에 따라 이 글에서는 '붉노랑상사화'로 통일한다. 

붉노랑상사화는 강화도, 변산반도 및 충남 가야산 등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이름은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 꽃이 피는 상사화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졌다고 한다. 7~8월에 잎이 말라 없어진 후 60cm 내외의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노란색 꽃이 5~10송이가 한쪽 방향을 향해 핀다. <두산백과 참조>

1

▲ 충남 가야산 보원사지 

백암사지에 붉노랑상사화가 만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토요일(8/21) 주저 없이 서산 보원사지로 향하였다. 
하지만, 내리는 많은 비와 거센 바람에 카메라를 사용하기가 주저되어, 아쉽지만 휴대폰 카메라에 그 임무를 잠시 맡겨본다.

1

▲ 가야산 붉노랑상사화 

용현자연휴양림 산림휴양관 앞을 지나 임도를 따르다가 백암사지 방향 이정표를 보고 좌측 산속으로 올라서니,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1

▲ 가야산 붉노랑상사화 

물론, 이곳은 자연 서식지이기 때문에 넓은 면적으로 꽃이 피기 보다, 등산로를 따라 그 옆으로 길게 피어있는 것이 특징일 것이다.

1

▲ 상사화 군락지 (2021. 7. 18 촬영) 

상사화에 전해지는 슬픈 이야기 몇 가지 중 하나를 전한다.

<옛날 사람들이 모두 천국에 살았을 시절 두 남매가 있었습니다.
사이좋은 누나와 동생은 바닷가에서 달을 보며 걷다가 누나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자, 동생은 누나를 일으키려 하였는데 잘 안되니까 누나를 꼭 끌어안아 일으켰습니다. 
이때부터 둘은 남매의 정이 아닌 사랑의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사랑이었죠...
둘은 날마다 바닷가의 돌 위에 앉아서 포옹을 하였으며, 이를 본 엄마는 둘을 떼어 놓았지요.
그러자, 하느님께서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사랑을 하는 남매를 꽃으로 환생 시켜 인간 세계로 내려보냈습니다. 
누나는 꽃이 되고, 동생은 잎이 되었습니다.
둘은 같은 꽃이 되니, 언제나 서로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답니다.
하지만, 둘은 만날 수 없었어요.
누나가 꽃으로 피면 잎으로 환생한 동생은 그곳에 없었기 때문에 둘은 영원히 만날 수 없었답니다.
잎이 나와서 다 시든 다음에야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우니 평생 만날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슬픈 이야기만이 상사화의 꽃말로 남아 있답니다.> 

1

▲ 백암사지 붉노랑상사화 


1

▲ 백암사지 붉노랑상사화 

꽃으로 변하여 길게 목 빼고서 사랑하는 동생을 기다리는 누나의 모습은 내리는 비에도 휘청이며 세찬 바람에 쉬 쓰러져 버리니, 상사화의 애처로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1

▲ 충남 가야산 백암사지 붉노랑상사화 

세차게 내리던 비와 바람이 약간 주춤하니, 이내 서늘해진 몸은 따스함을 느끼며, 돌아선 발걸음 따라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자연스레 흥얼거려진다.

휴대폰 카메라로 담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미지의 장소에 있는 자연이 훼손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우리 지역의 멋진 자연 경관이고 어느 정도는 알려진 곳인데, 이를 숨길 일은 아니라 판단하여 도민리포터에 글과 사진을 남긴다.
후손에게 물려줄 우리의 자연 유산이라 생각하고 눈으로 기억해 주시길 청하며, 자연에서 자라는 것들은 그 자연에 그대로 남겨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립용현자연휴양림
 - 소재 :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339
 - 문의전화 : 1588-3250



 

유정민님의 다른 기사 보기

[유정민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