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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치산치수(治山治水), 율포저수지 주변의 소중한 것들

안면도 중앙에 위치한 마을 이야기

2021.08.02(월) 02:33:35 | 나드리 (이메일주소:ouujuu@naver.com
               	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명을 보면 조상들의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다. 지리적 모양의 특별한 형상이나, 토속적인 마을 신앙이 묻어나는 설화를 바탕으로 마을 이름을 짓는 것이 대부분 이어서 이름 속에 마을의 분위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호기심이 묻어있는 우리나라 지명을 스토리텔링으로 발전시켜 이야기로 소통할 수 있는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할 일은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다. 지방자치단체나 개인도 PR이 필요한 지금의 시대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신기하다.

율포마을 전경
▲ 안면도 중장리 율포마을

안면도의 중앙에 위치한 마을이라서 이름이 ‘중장리(中場里)’라고 부르는 마을이 있다. 중장리는 조선시대 서산군 안면면의 지역이었다. 『여지도서』에 의하면 18세기 중엽의 중장리는 55호로 나타난다. 고종 32년(1895) 지방관제 개정에 의하여 태안군 안하면의 관할구역에 속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신야리의 일부를 병합하여 중장리라 하고 서산군 안면면에 편입되었다. 1989년 1월 1일 태안이 서산군에서 분리됨에 따라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중장리 율포저수지에 연꽃이 피었다
▲ 중장리 율포저수지에 연꽃이 피었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미래를 위한 국가정책의 중요한 부분이다. 치산치수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산천을 잘 다스려서 가뭄과 홍수 따위의 재해를 미리 막는 일"이라고 적혀있다. 우리나라 전국을 잘 살펴보면 마을마다 저수지가 있거나, 지역을 대표하는 주산(主山)이 있다. 하지만 모두 농사를 짓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도움이 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을 하고 있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百年大計)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안면도 중장리에 위치한 율포마을에서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위한 소중한 자연유산과 자원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채종원의 소나무 사이로 저수지가 보인다
▲ 채종원의 소나무 사이로 저수지가 보인다

안면읍 중장리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만든 '대야저수지'가 있다. 저수지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커서 호수라고 불러도 될 정도이다. 이곳은 붕어, 메기, 가물치 등 토종 민물고기가 주로 서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배스 같은 외래종이 침범하지 못한 청정지역이다. '환경부 물환경 보존법 시행령' 제 27조에 의한 낚시제한구역으로 지정하여 토종 민물고기와 천혜의 저수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가 있다. 종종 낚시꾼들이 음식물과 쓰레기를 버리고 간 무질서한 자리에는 담당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의 한숨이 가득하다. 인간들이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는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불법적인 행동을 자제하여 소중한 자연환경을 잘 보존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율포(대야)저수지 전경
▲ 율포(대야)저수지 전경

이곳 마을 이름이 '율포마을'이어서 '율포저수지(대야저수지)'라고 불리는 저수지 남쪽은 특별한 구역이다.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관리하는 '채종원(採種園)'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중장리 채종원은 소나무의 우수한 임목을 선발하여 종자를 보존하고,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하여 개량종자를 생산하는 종자공급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한 '소나무 채종원'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여 소나무의 우수한 품종을 지켜내기 위한 산림청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지역 주민들도 협조하고 있는 곳이다. 안면도의 소나무는 '안면송'이라고 불리는데 소나무의 껍질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1980년에 조성된 이곳 채종원의 소나무들은 12.5ha에 1,400본의 소나무가 있으며 소나무 한 본씩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안면도 채종원의 소나무
▲ 안면도 채종원의 소나무

안면도에 자생하는 ‘안면송’은 조선시대부터 체계적으로 관리 조성된 특징이 있다. 단일 소나무 숲으로는 세계 최대인 430㏊가 넘는 곳이며, 일명 안면송이라 칭하는 이 소나무는 일찍이 고려 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도남벌이 심해지자 조선 중종 때부터 황월장봉산(黃月長封山)이라 봉하고 왕실에서 특별 관리하여 왕실의 관과 경복궁의 기둥으로 만 쓰이기도 했다. 국가에서 직접 산지기를 두어 관리하고 『해동지지』에는 유일하게 안면도에만 소나무 숲을 그려 놓을 정도로 안면도 소나무 숲은 한반도의 문명과 함께 성장해왔다.

소나무가 펼쳐진 안면도의 숲
▲ 소나무가 펼쳐진 안면도의 숲

아름다운 안면도의 중앙에 위치한 소나무 채종원을 사랑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적송'이라고 부르며 탄광 갱도의 기둥이나 비행기 연료로 사용할 송진을 채취하느라 '안면송'을 마구잡이로 벌목하고 훼손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1만여 명 이상의 조선인을 강제로 탄광에 끌고 가서 혹사시킨 아소다로(麻生 太郞·65) 일본 외상의 증조부인 아소타키치(麻生 太吉· 1933년 사망)가 1926년 일본기업 아소광업의 전신인 아소 상점(麻生 商店)을 경영하면서 1926년에 안면도 산림의 총 면적 9천 정보 중 6천 정보를 823,000엔에 매수했다. 그 후 헤아릴 수 없는 ‘안면송’들이 일본에 의해 훼손되고 소중한 자연유산을 파괴한 것이다. 이 시기에 안면도 주민 68명이 아소탄광으로 끌려가 아직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의 잔혹함을 극복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안면송을 바라보면 가슴이 숙연해진다.

채종원 산림 안내도
▲ 채종원 산림 안내도

만약 국목(國木)을 지정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가 되지않을까? 안면도 황월장봉산(黃月長封山)의 소나무는 원래 솔나무라고 불렀다. ‘솔’ 과 ‘나무’ 두 글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솔'은 원래 ‘수리’ 즉 우두머리를 뜻하는 옛 말에 어원을 두고 있으니 안면송은 소나무중에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다. 안면송이 국목이 될 이유는 명백하다. 충절의 고장 충남 땅 서쪽에 위치한 태안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하는 태안 주민들의 마음과 함께 우뚝 솟은 안면송이 자랑스럽다.

채종원 입산금지 안내 표지판
▲ 채종원 입산금지 안내 표지판

채종원에는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다. 산불을 예방하고 산림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곳곳에 출입금지 안내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율포저수지’와 ‘채종원’은 함께 수십 년 동안 서로 소중함을 간직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은밀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관리되어 온 것이다. 채종원과 저수지는 농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그래서 저수지에서 음식을 하기위해 불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낚시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위험하다. 우리 후손들이 소중한 자연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채종원 출입금지 표시
▲ 채종원 출입금지 표시

세상이 어둠으로 뒤덮인 고요하고 적막한 밤. 보름달이 ‘율포저수지’에서 목욕을 하듯 유영을 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나무가 바람소리 잠재우며 달빛을 다독이는 모습은 어둠속의 향연이다. 8월의 녹음이 저수지에 뚝뚝 떨어지고, 푸른 하늘도 저수지에서 쉬어갈 때 채종원의 솔나무는 의연하기만 하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 후손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소중한 자연유산의 보존이 지속가능하도록 노력하여 우리민족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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