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10번째인 하지(夏至)가 지나갔다.
'하지'라고 하면 뒤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감자'를 붙여 '하지 감자'라는 말을 많이 하고 듣게 된다.
그냥 감자가 아닌, 하지 감자라고!
▲ 하지 감자
요즘 채소 중에 가장 저렴하고 영양가 많은 것은 단연 감자일 것이다.▲ 당진 순성면 양유리 감자 밭
소만을 지날 무렵 감자 밭에 피어난 감자 꽃을 만났고, 벌써 한 달이 지난 시기이다.
감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는 약 200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식탁에 단골로 등장하는 채소 중 하나이다.
▲ 자주색 감자 꽃
동네 어르신 말씀 중에, 과거(1950년 즈음)에는 '자주(자색) 감자'가 대부분이었고, 지금의 감자는 그 이후에 심기 시작했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 하지 감자
며칠 전, 퇴근 무렵 연락을 주신 동네 어르신이 잠깐 오라 하시어 들르니.▲ 삶아진 하지 감자
어렸을 때 하지 감자 하면 일본 말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지 무렵이면 감자 줄기가 삭아 감자를 수확할 시기가 된다고 하여 보통 하지 감자라 부른다는 것, 그리고 삭은 감자 줄기를 인생 노년에 빗대어 감자 환갑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골정지 건곤일초정과 연(蓮)
하지(夏至)란, 보통 양력 6월 22일 무렵으로(2021년 하지는 6월 21일) 장마와 가뭄에 대비해야 하는 일 년 중 추수와 함께 가장 바쁜 시기이다.▲ 골정지 연꽃
비가 많이 내려 위 논에서 물을 내리면 아래 논은 물이 넘치고, 가물어서 물이 없을 때 위 논에서 둑을 막아 물을 내려주지 않으면 아래 논은 말라버리기에, 이웃 간 논에 물 대기 다툼도 비일비재했을 것이며, 자기에게만 이롭도록 일을 하는 경우를 빗댄 '내 논에 물 대기'라는 표현의 속담이 생긴 듯하다.▲ 골정지 옆 옥수수
이제 수염을 내기 시작한 옥수수도 하지의 시기를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면천향교 가는 길
꽃 백일홍 피어난 길 뒤로 면천향교가 보이고, 그 길 옆으로 모내기 마쳐 땅 심을 받아 자리 잡은 모가 초록을 더해간다.▲ 아산시 온양4동 일몰
하지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이 14시간 35분이라고 하며, 이제 길었던 하루를 마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