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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하지 감자 환갑'이 무슨 말이래요?

24절기 이야기 (하지)

2021.06.27(일) 09:55:09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4절기 중 10번째인 하지(夏至)가 지나갔다.
'하지'라고 하면 뒤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감자'를 붙여 '하지 감자'라는 말을 많이 하고 듣게 된다.
그냥 감자가 아닌, 하지 감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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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감자

요즘 채소 중에 가장 저렴하고 영양가 많은 것은 단연 감자일 것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감자 재배가 많이 이루어졌는지, 마트에서 10kg 1박스에 약 13,000원 내외로 판매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직거래로 대략 10,0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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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 순성면 양유리 감자 밭
소만을 지날 무렵 감자 밭에 피어난 감자 꽃을 만났고, 벌써 한 달이 지난 시기이다.
감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는 약 200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식탁에 단골로 등장하는 채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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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색 감자 꽃
동네 어르신 말씀 중에, 과거(1950년 즈음)에는 '자주(자색) 감자'가 대부분이었고, 지금의 감자는 그 이후에 심기 시작했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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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감자

며칠 전, 퇴근 무렵 연락을 주신 동네 어르신이 잠깐 오라 하시어 들르니.
"하지 감자 환갑이 되었으니 한번 캐 봤어. 차 열어봐~!"
하시며 선뜻 이제 막 캐어 흙이 묻어 있는 감자 한 박스를 실어주신다.
이렇게 시골의 정은 아직도 살아 있음을 느끼며, 내일은 막걸리라도 전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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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아진 하지 감자

어렸을 때 하지 감자 하면 일본 말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지 무렵이면 감자 줄기가 삭아 감자를 수확할 시기가 된다고 하여 보통 하지 감자라 부른다는 것, 그리고 삭은 감자 줄기를 인생 노년에 빗대어 감자 환갑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지 감자라는 말은 우리 생활 속에 스며있는 우리말임을 다시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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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정지 건곤일초정과  연(蓮)

하지(夏至)란, 보통 양력 6월 22일 무렵으로(2021년 하지는 6월 21일) 장마와 가뭄에 대비해야 하는 일 년 중 추수와 함께 가장 바쁜 시기이다. 
지금은 수리 시설이 좋아서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과거 수리 시설이 미미하고 논농사에 모든 것을 기대었던 농경 사회일 때에 우리네 삶은 이 시기 물에 대하여 매우 예민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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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정지 연꽃

비가 많이 내려 위 논에서 물을 내리면 아래 논은 물이 넘치고, 가물어서 물이 없을 때 위 논에서 둑을 막아 물을 내려주지 않으면 아래 논은 말라버리기에, 이웃 간 논에 물 대기 다툼도 비일비재했을 것이며, 자기에게만 이롭도록 일을 하는 경우를 빗댄 '내 논에 물 대기'라는 표현의 속담이 생긴 듯하다.
그걸 아는지, 골정지의 연은 소리 없이 소박한 꽃봉오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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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정지 옆 옥수수

이제 수염을 내기 시작한 옥수수도 하지의 시기를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얼마 후면 저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들을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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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천향교 가는 길

꽃 백일홍 피어난 길 뒤로 면천향교가 보이고, 그 길 옆으로 모내기 마쳐 땅 심을 받아 자리 잡은 모가 초록을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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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시 온양4동 일몰

하지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이 14시간 35분이라고 하며, 이제 길었던 하루를 마치려 한다.
그 해가 몇 번 더 뜨고 지면 '작은 더위', 소서(小暑)라는 절기를 맞이할 것이다.

과거 농경 사회였던 우리네 삶과 24절기 간에는 말하기 어려운 애틋함이 숨어있다.
그런 과거를 지나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는 '빨리'와 '바쁨'이 주가 된 생활에 허덕이고 있다. 
잠시 여유를 갖고 돌아본다면 조금은 새로운 희망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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