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관람, 건축물 감상을 할 때 흔히 시퀀스라는 개념을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시퀀스는 전시관이나 건축물을 설계할 때, 공간과 건축물이 담아내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방문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동 동선을 계획하고 공간을 구현해 내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2018년 6월 25일에 개관한 충청남도 보훈공원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했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디지털 전시물과 조형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문자가 보훈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과 흥미로운 시퀀스(이야기 순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종합안내도
충청남도 보훈공원을 찾아오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차를 타고 바로 보훈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고, 도보로 홍예공원을 거쳐 이곳으로 오는 길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개인차량으로 충청남도 보훈공원을 오는 경우를 가정해 가장 최적의 관람 순서를 소개합니다.
주자창을 벗어나 보훈관 건물로 들어오는 길에 가장 먼저 시간의 터널을 만납니다. 시간의 터널은 일제강점기로 벽시계 시간을 되돌려 과거 그날로 돌아가는 터널 공간으로 도립 운동가 심훈 선생님이 쓰신 '그날이 오면' 문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첫 번째 이야기, 시간의 터널

시간의 터널을 지나 보훈관 건물 앞에 도착하면, 안개분수와 무지갯빛 조명을 이용해 전쟁과 희망을 표현한 '보훈의 분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보훈관에 입장하기 전에 작품 감상을 하면서 일종의 가벼운 준비 운동을 하면 됩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두 번째 이야기, 보훈의 분수

보훈의 분수를 거쳐 메인 건물인 보훈관 안에 들어옵니다. 보훈관은 독립운동,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 역사를 다양한 디지털 정보로 만날 수 있는 디지털 전시관입니다. AR영상 보기, VR(가상현실), 터치스크린과 태블릿 PC를 이용한 디지털 자료 읽기, 보훈군가 듣기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라면 가장 먼저 충청남도 대표 캐릭터인 충청이와 충나미가 등장해 보훈 개념을 소개하는 AR영상을 시청하면 좋습니다. 다음에는 원하는 대로 차근차근 디지털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물은 어느 학도병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마지막 전투를 재현한 VR(가상현실) 전시물입니다. 죽기 전에 학도병이 그리운 엄마에게 보낸 편지 나래이션를 들으면서 그가 겪은 마지막 전투 현장을 2분 30여 초 동안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세 번째 이야기 :  보훈관 내 AR영상보기, 보훈노래 듣기,  디지털자료 읽기, VR(가상현실), 전자방명록

실내 디지털 전시물 관람을 마치고 난 후 보훈관을 나옵니다. 이때 보훈관과 야외 공간으로 나오는 중간에는 긴 복도를 따라 걸으면서 파빌리온이라는 전시공간을 거쳐야 합니다. 보훈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관람한 이후 다소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는데, 이때 파빌리온이라는 전시공간에 마련한 조형예술 작품이 무거워졌던 마음을 살포시 달래줍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네 번째 이야기, 파빌리온 

이제 탁 트인 야외 공간으로 나옵니다. 여기서부터는 수백 개의 풍경을 엮어 만든 충혼탑을 만날 수 있고, 순국선열 어록 기념비를 모아 놓은 보훈의 숲을 거닐 수도 있습니다.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가는 길에 맑은 하늘. 푸른 자연, 예쁜 꽃을 만나면서 힐링의 순간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다섯 번째 이야기, 야외공간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옵니다. 이때 주차장 인근에 있는 보훈가족공원을 둘러보면서 충청남 도보훈공원이 마련한 마지막 전시물 이야기를 체험하면 됩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 보훈가족공원 야외전시관에 설치되어 있든 다양한 사진자료, 음성 자료, 안내판 자료, 예술조형 작품을 통해 전쟁의 아픔, 그 과정에서 희생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평화라는 소중한 가치를 배워갑니다.



▲ 충청남도 보훈공원 마지막 이야기, 보훈가족공원 야외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