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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아득한 유년 시절을 추억하게 한 '힐링갤러리' 전시회

2021.05.04(화) 11:15:52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공주의료원 전경

▲ 충청남도 공주의료원(공주시 무령로 77) 전경

충청남도 공주의료원 1층에 마련된 '공주힐링갤러리'

▲ 충청남도 공주의료원 1층에 마련된 '공주의료원 힐링갤러리(수석책임자 박명순)'


공주시에는 대규모 전시장인 고마아트센터가 있다. 그뿐 아니라 공주문화예술촌, 이미정갤러리, 금강갤러리를 비롯한 소규모 갤러리도 많다. 

그림, 사진, 공예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예술인에게 무료 전시 기회를 부여하는 곳도 상당수 있다. 그중 한 곳이 2017년 3월, 충청남도 공주의료원 1층에 마련된 '힐링갤러리'다. 다양한 전시 기획으로 공주의료원 종사자와 환우들뿐만 아니라 병원 방문객과 지역민들에게도 마음의 치유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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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미술학원(학원장 김정화) '아름다운 유년시절' 전시 풍경

▲ ○○미술학원(학원장 김정화) 원생들의 '아름다운 유년시절' 전시 풍경


4월 26일(월)~ 5월 9일(월), '힐링갤러리'에서 평범하지 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름다운 유년시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는 25년간 미술학원을 운영해 온 '김정화' 선생님이 수강생들이 각종 그림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을 수집, 보관하고 있다가 일반에 공개한 것이라고 한다.

공주시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이자 '힐링갤러리' 수석책임자인 '박명순' 선생과 자원봉사자로 활동중이던 '김정화'선생이 의기투합하여 가정의 달인 5월에 맞춰 전시 개최를 도모했다고 한다.

교동미술학원 '김정화' 선생님께서 작품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 '김정화' 선생님께서 작품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전시회장에는 총 35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들이 그림대회가 개최됐던 지역의 자연환경, 유물·유적을 화폭에 옮긴 것과 학생 신분에 맞게 책을 읽고 그림으로 그린 독후감상화 등이 주를 이뤘다.

그림 설명을 자청해 주신 '김정화'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어느덧 그림을 그렸던 저학년 학생은 고학년이 되었고, 중·고등학생들은 직장인 또는 주부로 신분과 생활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단다. 

 제20회 전국 독후감상화그리기 공모전 우수, 이민혁(공주봉황초등학교병설유치원 7세)

▲ 제20회 전국 독후감상화그리기 공모전 우수, 이민혁(공주봉황초등학교병설유치원 7세) 

▲ 제30회 공주시 학생 미술 실기대회 대상, 이민혁(공주봉황초등학교 병설유치원 7세)

▲  제30회 공주시 학생 미술 실기대회 대상, 이민혁(공주봉황초등학교 병설유치원 7세)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제자들 실력 느는 걸 확인했을 때가 아닐까.

7세 유치원생 '이민혁' 군의 경우가 그러했단다. 처음 붓을 쥐었을 때는 사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네모난 도화지에 굽은 길을 표현하지 못하고 난처해했단다.  "도화지 밖으로 길이 이어졌다고 생각하고 다시 안으로 연결해서 그려도 되는데. " 선생님의 원포인트 강의를 잘 이해했는지 끊어졌던 길은 다시 이어졌다고 한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안다고.... 그다음부터는 거북이 등도 연두색 바탕에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줘서 사실감을 더해 나가더란다. 이 꼬맹이는 실력이 날로 늘어 제30회 공주시 학생미술 실기대회에서는 유치부 대상을 거머쥐었다고 하니 대견한 제자를 둔 선생님으로서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싶다.

2006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우수작, 서정희(공주교육대부설초등학교 3학년)

▲ 2006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우수작, 서정희(공주교육대부설초등학교 3학년) 

제10회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대상, 서정희(공주교육대부설초등학교 6학년)

▲ 제10회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대상, 서정희(공주교육대부설초등학교 6학년)


그런가 하면 타고난 재능을 십분 발휘한 제자도 가르치셨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그림대회의 상이란 상은 휩쓸다시피 하여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제자는 또 얼마나 자랑스러우셨을까.

나란히 세워둔 배너 속 여러 그림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작품을 완성한 학생이 그러했다고 한다.

독후감상화 그림

▲ 퀴리부인전을 읽고 그린 독후감상화 


선생님의 제자 자랑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 해인가.... 한 여학생에게 공주시 웅진도서관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독후감상화 대회에 나갈 것을 권하자 그 여학생은 "선생님, 어떤 책으로 정할까요?" 물어왔다고 한다. "음.... '퀴리 부인'은 어때?" 선생님도 왜 그 책을 권했는지 모르는데, 그 여학생은 특징을 잘 잡아 좋은 그림을 그려냈다고 한다.

"이 그림이 어떤 예지의 원천이 됐는지 모르겠는데요, 그 아이가 KAIST에 진학한 건 정말 신기해요."라고 김정화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너무 집중해서 꼬마 작가와 그림 소개를 하시는 통에 이 그림은 작가명도 대회명도 알아두지 못했다.

2003

▲ 2003년 마곡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2003년의 마곡사를 화폭에 옮긴 작품도 보였다. 그림에는 과거 마곡사에 있었던  주요 사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큼지막한 돌들이 놓인 건물은 마곡사 '대광보전'이다. 2003년은 백범 김구 선생이 반년 넘게 기거했던 '백범당'을 정비할 때였다. 그림을 잘 살피면 대광보전 앞에는 붉은 벽돌이 쌓여 있는데, 초등학생이 그린 한 장의 그림은 잊고 있던 시대상을 읽게 한다.

1996

▲ 1996년 作 

엄마처럼

▲ 2021년 作


'아름다운 유년시절' 展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은 1996년도에 수묵으로 그린 정물화였다. 전시장에는 또 다른 수묵화 한 점이 보였는데, 올해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그린 풍경화다. 이 둘은 모녀지간이라고 한다. 1996년에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엄마는 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고, 딸은 엄마 대신 그림붓을 잡게 되었다고 한다. 관람객인 나도 가슴이 뭉클한데 25년 전 유년 시절에 그린 그림이 딸의 그림과 나란히 전시되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걸 보고 어떤 감회가 들었을까 궁금하다.

공무원이 된 제자 하나가 없는 시간을 쪼개 이번 전시 준비를 도왔다고 한다. 김정화 선생의 제자 자랑은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이런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오늘의 전시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나 보다. 
 
작은 규모의 요란하지 않은 전시회지만, 잘 기획된 전시는 수십 년 화업을 이어온 거장의 명작 전시 못지않은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 가정의 달 5월, 사랑하는 제자들의 유년 시절을 소환한 한 선생님 덕분에 나 또한 소중한 나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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