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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네스코 세계유산 돈암서원에서 바라본 스승의 모습

2021.04.08(목) 00:40:43 | 오르페우스 (이메일주소:poet314@naver.com
               	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충남 논산시 연산면에 위치한 돈암서원에 다녀왔습니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에 등재된 9곳의 서원 중 하나인 돈암서원은 사계 김장생의 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충남의 대표 서원입니다.

돈암서원을 찾을 때마다 흥성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보존된 이유와 서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이 된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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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에서 대전으로 출장을 가게 되면 꼭 시간을 내서 찾게 되는 돈암서원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주변에 한옥마을이 조성되고 돈암서원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암서원에 들어서기 전에 마주하게 되는 홍살문과 하마비를 보는 순간 변화의 바람은 사라지고 옛 모습의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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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서원의 첫 건물은 산앙루입니다.

저는 사찰의 선문에 들어서듯 산앙루를 옆이 아니라 밑으로 지납니다.

스승 김장생의 학문을 우러러보는 제자들의 마음을 모아 건립한 산앙루는 이름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산과 같이 큰 스승의 사상과 학문을 신앙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마음! 저도 그런 스승과 제자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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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서원의 산앙루를 지나면 입덕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저는 입덕문에 들어설 때마다 태극 문양이 절반으로 나뉘어 열리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서원이나 향교의 외삼문과 내삼문에서 마주하게 되는 태극 문양은 우리 겨레의 정신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태극 문양이 반쪽으로 갈려서 열리는 것은 항상 열리는 자세로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선조들의 정신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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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569호로 지정된 응도당은 정말 멋집니다. 웅장하고, 고풍스럽고, 섬세하고, 과학적이고... 등등의 미사여구를 떠올려봐도 응도당은 멋지다는 말이 가장 어울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응도당은 큰 스승이었던 사계 김장생을 고스란히 닮은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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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도당은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이지만 마루에 앉아 내부와 다시 내부로부터 바깥을 바라보는 것도 멋스럽습니다.

바깥의 풍경을 빌려와 창틀에 앉혔다는 의미를 가진 차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암서원의 응도당도 차경의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봄을 맞아 초록으로 변하는 바깥 풍경이 응도당에 들어와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마의 그림자가 드리운 앞마당의 풍경도 고즈넉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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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도당의 마루에 앉아 돈암서원의 안과 밖의 풍경을 감상했으니 이제 발길을 옮겨야 합니다.

김장생, 김집, 송시열, 송준길의 위패를 모신 숭례사를 보러 가는 길은 늘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곳에 '꽃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이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꽃담이라는 말은 사랑하는 아이의 이름 같기도 하고, 잊지 못하는 첫사랑의 이름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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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서원의 꽃담에는 꽃이 아니라 꽃보다 아름다운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이 새겨져 있습니다.

대지가 만물을 짊어지고 바다는 만천을 포용한다, 지식은 넓히고 행동은 예의에 맞게 하라, 상서로운 햇살과 온화한 바람의 뜻을 헤아려 보는 일만으로도 돈암서원을 찾은 보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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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사와 꽃담을 둘러봤다면 이제 김장생 선생이 강학했던 양성당으로 향해야 합니다.

앞마당에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이 글을 쓰고, 김만기가 제목을 단 원정비가 섰습니다.

원정비에 새겨진 뜻을 읽어낼 수 없어 너무 아쉽지만 원정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산앙루에서의 감회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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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서원의 유생들이 공부하던 공간인 거경재에서 잠시 흰 고무신을 바라봤습니다.

스승이 계시다면 당장이라도 신발을 벗고 찾아뵈러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만큼 스승의 모습이 간절한 온라인 학습의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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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서원을 둘러보고 나서는 길, 다시 처음 보았던 산앙루와 마주했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선생님과 학생이 교실에 모여 마음껏 가르치고 배우는 때가 왔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사립학교 중 하나인 돈암서원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도 봄날의 여행길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돈암서원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돈암서원 가는 길: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문의전화: 041-733-9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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