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은 건강관리와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떠오르는 보양식 재료가 ‘녹용’입니다. 녹용은 기력이 쇠한 사람이 원기를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줘서 예로부터 환절기에 어머니들이 정성들여 가족들에게 달여주던 가장 귀한 보약이었습니다. 녹용은 사슴의 새로 돋은 연한 뿔, 또는 그것을 채취하여 가공한 한약재입니다. 충청남도 천안에서 사슴 50여 두를 사육하고 있는 (주)한록원 사슴농장 김낙순 대표를 만나 녹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주)한록원 사슴농장 김낙순 대표
 
그는 전열기구류 제조를 하다가 IMF 때 기업을 정리하고 사슴농장을 소개받았다고 합니다. 1999년에 포천에서 작게 사슴농장을 하다가 2006년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인 사통팔달 천안으로 이전하여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가 사슴농장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2003년 대장암 수술 후 기력 회복을 위해 녹용을 먹고 정말로 많은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슴농장과 함께한 시간은 20년이 넘어가고 평생직업이 되었습니다.
 

 
녹용을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 아시아계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2015년 한·뉴질랜드 FTA 체결로 뉴질랜드산 녹용이 들어오며 국내 녹용시장의 80% 이상을 외국산이 점유했고, 국내산 사슴 사육농가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실제 2001년 사슴의 사육 두수는 16만 마리에 육박했으나 이후 급속히 줄어들어 현재는 1600여 농가에서 2만 6000여 마리의 사슴을 키우고 있고, 국내 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충청남도에는 전국 사슴농가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사슴 사육 가구수가 많다고 합니다.
 

 
수입 녹용은 넓은 초지에서 방목해 사육한 사슴에게서 취득합니다. 그러나 방목 사육한 사슴이 섭취한 목초의 종류가 한두 가지로 제한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철저한 방역과 위생, 품질·관리 속에서 녹용 생산을 위해 사슴이 사육됩니다. 사료도 곡물사료와 약초를 적절히 배합해 사용하고,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다고 합니다.
 

 
녹용은 부드럽고 얇은 털로 덮여 있어 항상 따뜻함을 유지합니다. 뿔 안쪽으로 많은 혈관이 지나 칼슘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뿔은 늦은 봄에 저절로 떨어지는데 그 자리에 봄철 새순이 돋아나듯 여린 뿔이 돋아납니다. 가을이 되면 뿔 내부의 칼슘이 단단하게 변해 각질화되는데, 녹용보다 효능이 떨어지는 이런 뿔을 녹각이라고 합니다. 시중에 약재로 유통되는 것들은 5~7월 절각한 신선한 뿔로 이를 생녹용이라 부르며, 생녹용을 건조 처리한 것을 건녹용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녹용은 검사기관에 시험 의뢰하여 회분율 35% 미만의 녹용만 엄선한다고 합니다. 회분은 재를 말하며 회분율이 높다는 것은 각질화가 많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대한약전외한약(생약) 규격집에서는 녹용의 기준을 회분율 35%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사슴농장으로 6차산업을 하고 있는데요, 6차산업이란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1차산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을 서비스(3차산업) 등과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6차산업 사업자 인증제는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6차산업 사업자 중 성장가능성,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사업가 마인드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정부가 인증합니다. 그리고 또 3년마다 자격요건을 검증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주)한록원 사슴농장에서는 1차산업으로 사슴을 키우며, 2차산업으로 녹용을 가공해 건강즙을 만들고, 3차산업으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진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농장 방문율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수입산 녹용이 들어와서 점점 국내산 녹용시장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주변의 사슴농장들은 고사 상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또한 녹용은 다양한 판로개척이 어려워요."라며 농가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국내 녹용의 소비층은 세계 최고입니다. 현재 80% 이상을 외국산이 점유했고, 국내산 녹용의 점유율을 높인다면 시장은 어마어마합니다. 시장의 판도를 뒤집으려면 혼자서는 힘들다고 생각돼요. 충청남도의 사슴농가와 함께하면 상황의 반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국내시장도 달라질 것입니다.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같은 처치에 놓인 농가와 함께 변화의 시작을 위한 시도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며 충청남도 사슴농가와 함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현재 신규직원을 채용하여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 65세까지만 농장을 하겠다던 다짐으로 사슴을 키워서 가족의 경제와 생계를 이끌어왔다고 합니다. 올해 67세가 된 그는 인생을 마무리지으면서 돈을 목적으로 두지 않고, 조금이나마 사슴업에 대한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주)한록원 사슴농장
-주소: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신사운전길 294-56 
-쇼핑몰: https://smartstore.naver.com/hand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