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오늘 같은 날에는 ‘옥녀봉’에 올라야 한다

논산 강경 옥녀봉

2021.01.27(수) 22:17:14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
▲옥녀봉의 거목
 
주황빛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너른 공원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공을 갖고 놀거나 청춘 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모처럼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은 잠잠했다. 한겨울에 이토록 맑고 푸근한 날씨라니. 이런 날에는 ‘집콕’생활을 견뎌온 데 대한 스스로의 보상이 필요하다. 
 
1
▲논산천과 금강이 합류하는 곳
 
1
▲옥녀봉 봉수대 오르는 계단
 
지난 24일(일) 강경의 옥녀봉을 찾은 사람들 모두는 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마스크는 코 위로 단단히 밀착하고 사방이 탁 트인 공간에서 유배된 감정을 해소하는 것. 지금도 코로나19 상황임을 인식하며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방역을 실천한다.
  
1
▲옥녀봉 유래비를 읽고 있는 사람들
  
옥녀봉 봉수대가 있는 곳 아래 계단참에는 옥녀봉 유래비가 우뚝 서 있다. 사람들은 ‘옥녀봉 유래비’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셀카를 찍었다. 잠시 멈춰 유래비를 꼼꼼하게 읽기도 했다. 
  
1
▲옥녀봉 봉수대
  
옥녀(玉女)는 누구일까. ‘옥녀’는 옥황상제의 딸이었다. ‘옥녀봉 유래비’ 대강의 이야기는,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과 이곳 산마루에 내려온 옥녀가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물에 혹해서 돌아갈 시간에 그만 미처 옷을 챙기지 못해 가슴 한쪽을 가리지 못하였고, 그 모습을 하늘에서 본 옥황상제가 크게 화를 내면서 저기 가슴을 내놓고 올라오는 자가 누군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고 영원히 땅에서 살도록 하라'고 했단다.

그래서, '땅에 살게 된 여인은 이름을 옥녀라 하고 아침마다 산위에서 용서를 빌며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게 애원하였는데, 아무 소식이 없던 어느 날, 옥녀 앞에 거울 하나가 떨어졌다고 한다. 그 거울 속엔 꿈에서도 그리던 하늘나라의 모습이 보였지만 하늘나라의 부름을 애타게 기다리던 옥녀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고, 그 자리에 옥녀의 동그란 몸처럼 봉우리진 곳이 생겼는데, 사람들은 그 자리를 옥녀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1
▲강경읍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녀봉 봉수대
 
옥녀봉 주변엔 자연석인 큰 바위들이 군데군데 우람하다. 옥녀가 날마다 들여다보던 거울은 옥녀가 죽자 바위로 변하여 ‘용영대(龍影臺)’가 되었다는데, 용영대가 있는 곳은 확인하지 못했다. 옥녀봉엔 바위뿐 아니라 거목(巨木)이 많다. 잎을 모두 떨군 겨울나무 가지들 끄트머리에 파란 하늘이 투명했다.
 
1
▲옥녀봉에는 거목과 큰 바위들이 눈에 띄게 많다
 
1
▲오래된 탱자나무 울타리, 계절이 달라지면 순이 나고 꽃이 피고 탱자가 열리리라 
  
거목이 있는 울타리 한켠에는 탱자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곳이 있다. 단단하고 뾰족한 진초록의 가시는 마치 하늘로 오르지 못한 옥녀의 한처럼 날이 서 있다. 뿌리에서 잘린 탱자나무의 가지는 바닥에서 누렇게 말랐다.
 
1
▲잘 생긴 고목을 배경으로 옥녀봉 구멍가게(사진 왼쪽)가 있다
  
1
▲뜻밖에 만난 오래전의 공중전화
  
옥녀봉 근처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문옆의 예전 공중전화가 추억을 돋게 하는 ‘옥녀봉구멍가게’의 존재다. 공원이 있는 아래에서 가게를 보다 보면 수십 년 전 동전을 손에 쥐고 가게를 드나들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1
▲이곳에 앉고 싶었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옥녀봉에 오르기 아주 좋은 날씨, 옥녀봉 봉수대 근처 벤치 곳곳마다에는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풍경을 감상하기엔 그 자리여야 하는데 기다릴 수는 없었다. 옥녀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동서남북 어디에서 조망하건 훌륭한 그림이다.
 

황토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황토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