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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겸손과 인내를 배운 아산 광덕산

랜선으로 떠나는 겨울 눈산행(두 번째 이야기)

2021.01.15(금) 08:33:16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랜선으로 떠나는 겨울 눈산행, 두 번째 이야기는 아산 광덕산(廣德山)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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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광덕산(699m)은 충남 아산시와  천안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두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예로부터 산이 크고 넉넉하여 덕(德)이 있는 산이라 하였고, 나라에 큰 난(亂)이 생기거나 불길한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광덕산 인근에서 생산되는 호두는 천안의 대표적인 명물 호두과자의 시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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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등산지도(지도 인용 한국의 산하)
 
오늘 일정은 아산시 강당골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광덕산-장군바위-장고개'를 거쳐 다시 강당골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약 10km 정도의 산행으로 식사 및 휴식을 포함하여 여유롭게 5~6시간이 소요되는 원점회귀산행이다.
 
다시 한 번 '랜선으로 떠나는 광덕산'에 여러분을 초대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동행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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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골 주차장(하산 후 다시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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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강당골주차장)

강당골 주차장에 도착하여 가벼운 스트레칭과 함께 산행 준비를 마치고 광덕산 정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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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골 계곡
 
이정표에서 바로 보이는 작은 계곡은 아산시민들에게 한철 더위를 피하여 쉴 수 있는 고마운 장소이다. 그 강당골 계곡이 얼어 온통 흰 눈으로 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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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안내판

나란히 서 있는 안내판 사형제는 산행 시 안전사고에 대한 안내와 주의사항 및 광덕산 자생식물을 간략히 알려준다. 한 번 정도 여유를 갖고 읽어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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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광덕산은 나무가 많아 햇빛이 적게 드니 모자를 쓰지 않고도 산행이 가능한데, 겨울이 되자 잎 떨군 참나무와 아직도 생기를 간직한 소나무가 차례로 스치며 간간이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이처럼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울창한 수목으로 인하여 주변 조망을 즐기기엔 여의치 않지만, 피톤치드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고마운 산이다. 게다가 2시간 정도를 꾸준히 올라야 정상이기에 고개를 아래로 향한 채 가쁜 숨을 고르며 걸을 수밖에 없어 절로 '겸손한 마음'이 되어 걸음을 내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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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정자쉼터
 
겸손하게 쌓인 눈을 밟으며 걷던 걸음은 어느새 정상 1km 전까지 이른다. '쉼터라면 쉬어줘야지!'라며 잠시 따뜻한 커피로 몸을 데운 후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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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전 급경사 구간
 
정상 전 350m 구간은 지금껏 겸손하게 오른 길보다 더 고개 숙여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하는 '인내와 겸손'의 구간이다. 오르던 계단을 멈추어 가쁜 숨을 고르자 어디선가 '따딱, 따딱, 딱!'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이어진다. 그 소리에 맞춰 다시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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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이어지는 길
 
연 이틀 이어진 산행에 광덕산 정상으로의 길이 무척 힘들다. 하지만, 정상을 향해 고개를 들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게 되는 또 다른 모순에 처한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나머지 길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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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에 올라'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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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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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정상석
 
광덕산이 아산과 천안의 경계에 있지만 산을 찾는 이들은 크게 생각지 않으나 지자체에서는 정상에 대한 생각이 다른 듯하다. 그나마 상생·협력이라는 의미를 두어 나란히 정상석을 세웠다고는 해도 하나로 합친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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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아래 계단
 
잠시 정상을 즐긴 후, 더 추워지기 전 조심히 계단을 내려와 장군바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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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바람이 없는 곳에서 옆지기님이 싸주신 따뜻하고 부드러운 호박죽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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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다시 이어진 눈 쌓인 능선길을 걷는 동안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푸근함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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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바위
 
뽀드득거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장군바위에 도착한다. 이 장군바위는 옛날 허약한 젊은이가 산속을 헤매다 허기와 갈증으로 사경에 이르렀는데, 바위 밑에서 떨어지는 물을 손으로 받아 먹고 얼마 후 몸이 장군처럼 우람하게 변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실제 장군바위 아래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장군약수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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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봉 오름길
 
또 한 번 겸손한 걸음을 요구하는 봉우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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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봉 쉼터
 
어느덧 광덕산 정상이 저 멀리 멀어졌다. 마늘봉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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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 임도
 
눈세상을 즐기며 걷다 보니 어느새 오늘 일정의 70% 정도를 소화하였다. 이 절골 임도는 쉼터로 그지없는 장소이며,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면 여기에서 임도를 따라 편하게 하산하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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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 임도에서 바라본 망경산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살피는데, 거칠어 보이는 나무들 사이 속살을 하얀 눈으로 가득 채운 풍경에 커피 잔을 든 채로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지만, 가야 할 길이 있으니 무거워진 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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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이정표
 
중요한 갈림길 이정표이다. 절골 임도에서 20분 정도 진행하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꼭 강당리(강당골) 주차장 방향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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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중 능선에서 바라본 광덕산
 
우측 가장 높은 곳이 정상이며 좌측으로 지나온 능선이 아득하다. 오를 때는 몰랐지만, 저 능선을 걸어오는 동안 의도하지 않았지만 '겸손과 인내'를 생각하게 되었고, 푸근하게 눈 쌓인 산행을 전하기 위해 시작된 걸음이 성찰의 걸음으로 바뀌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도민리포터로서 주로 길을 소재로 한 기사를 쓰는 내겐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한 번 더 생각하며 소재인 길을 다루어야겠다는 약간은 무거운 다짐을 하게 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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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
 
우리는 구불거리며 내려가는 저 길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걷지만, 쌓인 눈 위로 처음 길을 내어주신 분은 누구일까? 오늘도 그 고마운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쉽고 편하게 길을 걷는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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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사
 
하산하여 지나는 강당사에는 인적 없는 고요함이 가득하다.

이렇게 '광덕(廣德)'이라는 이름처럼 넓은 품속을 거닐었고, 눈 쌓인 그 품안에서 겸손과 인내를 생각하며 가야 할 길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 고마운 눈산행이었다. 부족함이 많은 산행이었지만, 야외활동이 어려운 시기에 랜선으로 여러분과 함께 두 번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강당골 주차장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당리 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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