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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네 모습이 달라지기 전에 인사라도 나눌 걸 그랬구나

구 중장초등학교 리모델링 공간 활용 기대

2021.01.10(일) 16:50:16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시 계룡면 중장초등학교를 처음 찾았던 2019년 봄, 운동장엔 바닥에서 삐죽삐죽 올라오는 여린 쑥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중이었다. 알림경고판에는 폐교임을 알리는 글이 있었다. 학교는 2012년 폐교되었지만 한동안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SNS를 통한 사진이나 글을 통해 알았다.
 
2020년 봄 사월, 다시 찾은 학교 운동장 한켠 저쪽에는 벚꽃이 환했다. 학교로 들어가는 바로 오른쪽으로 나이가 몇 살인지도 모를 등나무가 자기네들끼리 서로 엉겼고, 그 옆에 아이들이 앉는 노란 손바닥 의자도 있었다. 언젠가는 이곳이 다른 무엇으로 변하겠다 싶은 생각만 막연했다.
 
폐교되기 전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차지했을 운동장 한가운데서 나물을 뜯다니, 나는 '변화무쌍(變化無雙)'이나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한자성어를 절로 떠올랐다. 세상사는 일이 어찌 이런 말에만 있을까만 한 세대 혹은 한 시절이 빠르게 변하여 그 속도에 적응하느라 나는 이따금 멀미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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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 구 중장초등학교
 
2021년 새해. 눈이 많이 왔다. 얼마 전 ‘소한’ 추위가 지금도 이어지는 것 같다. 그동안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갔다가 얼어 죽었다, 라는 속담이 이번에 아주 제대로 맞았다. 봄에만 들렀던 중장초등학교의 겨울은 여전할까.

작년 12월, 새해를 며칠 앞두고 이 근처를 지나가면서 잠시 차를 세웠다. 학교는 공사 중이었고 정문은 2/3정도 펜스로 막아놓았다. 일하는 분들이 잠시 쉬면서 불을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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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중인 구 중장초등학교

“여기는 지금 공주시에서 발주 받아 폐교 리모델링하는 중이에요. 내년 5월쯤엔 여기 글램핑장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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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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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 중인 구 중장초등학교

‘글램핑’은 일반적인 캠핑과 다르게 시설이 갖춰져 있어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전 준비된 캠핑을 의미한다. 요즘 야외활동으로 캠핑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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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의 구 중장초등학교 
 
충청남도의 자료를 찾아보니 ‘2016년 구 중장초등학교 활용방안’에 대해서 ‘공주시 성장전략사업단의 시정발전연구과의 연구과제’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당시 연구목적은 ‘선진국에서 운명이나 영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우리의 전통무속을 관람하고 체험한 외국인들이 경탄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듯했다. 이후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을 것이고 지금에 이르렀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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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입니다
 
새해, 학교는 공사 중이다. 정문은 펜스로 막아 놨다. 일하는 분들은 보이지 않았다. 학교와 도로의 경계에도 회색 패널이 빙 둘러 있다. 눈이 많이 내리고 한겨울 추위에 공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운동장 여기저기엔 공사자재들이 쌓여 있다. 학교의 뼈대는 그대로이다.
 
계룡면은 계룡산 국립공원, 갑사, 온천, 은행나무길 등 자연의 보물 같은 자원을 품고 있다. 글램핑장이 완공되면 이곳 학교를 다녔던 동문들의 추억은 고스란히 그 자리에 남고, 지역은 농촌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식물이용, 둘레길 등 효용가치를 활용한 사업이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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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거장 횡단보도가 있는 오른쪽으로 '스쿨존' 팻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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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
 
구 중장초등학교 맞은편 버스정거장이 있는 곳엔 빛바랜 스쿨존 팻말이 아직 건재하다. 또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그림도 여전히 서 있다. 한적한 시골길, 사라지는 풍경에 잠시 허전해 하는 내게 하얀 눈이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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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이 둘러처진 사진 왼쪽의 구 중장초등학교  
 
계절이 바뀐 어느 날, 나는 리모델링된 폐교의 멋진 글램핑장을 리포트하느라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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