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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뽀드득, 뽀드득!', 들리시나요?

아산 천년의 숲 '봉수산자락길'

2020.12.20(일) 17:51:52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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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봉수산 자락에서
 
"뽀드득, 뽀드득!" 들리시나요?
 
아침에 일어나 마루에 나서면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고, 수북이 쌓여 있는 눈위에서 뛰놀던 때가 가끔 생각난다. 하지만,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많은 기후변화가 생겼고, 겨울 한철 동안 눈을 만날 기회가 드물어졌다. 거기에 간혹 만나는 눈은 폭설로 이어져 세상 여기저기에 많은 어려움을 만들어놓기 일쑤이다. 그래도 어릴 적 추억을 생각하며 하얗게 쌓인 눈을 밟아보고 싶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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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봉수산 자락에서
 
12월 18일 아침부터 잠시 내린 눈, 그리고 날씨가 영하의 기온으로 계속 머문다는 일기예보에 아산 '봉곡사 천년의 숲'으로 더 잘 알려진 봉수산 임도(林道)에 쌓였을 눈을 밟아보려 계획한다. 아무리 편한 임도라고 하지만, 표고차 200m를 넘나들며 편도 8.3km의 거리, 주차장부터 합하면 왕복 18km의 거리에 넉넉히 6시간을 예상해야 하는 길이다. 거기에 겨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한 준비가 꼭 필요한 계절이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예상했던 정도의 바닥에 살짝 깔린 눈이지만, 언택트 걷기를 하면서 눈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기꺼이 길동무가 되어주신 옆지기님이 함께하였기에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그 걸음을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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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주차장
 
천년의 숲길을 안내하는 부엉이 안내판, 겨울에도 따뜻하고 깨끗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작은 화장실이 있는 봉곡사 주차장에 오시면, 출발점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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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천년의 숲
 
우선, 많이 소개되었던 천년의 숲과 천년의 숲길을 구분하였으면 한다. 천년의 숲은 위 사진의 내용과 같이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700m의 소나무숲을 말한다. 그리고, 천년의 숲길이란 이 천년의 숲을 포함한 4개 코스 25.6km의 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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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천년의 숲
 
아픈 역사가 담긴 곳이, 후대에는 아름다운 길이 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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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
 
임도(林道)라 하면, 임산물의 수송이나 삼림의 관리를 위해 산 중턱에 만든 도로이다. 이 길은 과거 조상들이 산을 넘나들며 마을 간의 교류를 위해 이용했던 길이다. 이에, 임도를 자락길이라 표현하면 더욱 친근하리라 생각하며 '자락길'이란 표현을 하고자 한다.
 
오늘의 걷는 길은 봉곡사 임도라 하지만, 봉수산 아래의 임도를 걷는 길이며, 충분히 매력 있는 곳으로 감히 '봉수산자락길'이란 표현을 해본다. 봉곡사 주차장에서 천년의 숲을 오르면, 봉곡사와 길이 나누어진다. 여기에서 좌측 각흘고개 방향을 따라 '봉수산자락길'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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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자락길
 
살짝 깔린 하얀 눈에 겨울임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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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잠시 '뽀드득, 뽀드득!' 소리에 빠져 눈길을 걷다 보니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쉼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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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산과 탕정면
 
요즘 아산 지역에서 여러모로 인기 있는 탕정면과 우측의 설화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설화산은 봉우리가 붓의 끝처럼 뾰족하다 해서 문필봉으로도 알려져 있고, 실제 보이는 산 뒤쪽에 맹사성고택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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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지역
 
고요한 걸음을 옮기던 중 산사태 지역이 보인다. 이번 여름 긴 장마가 이곳에도 피해를 입힌 모양이다. 기본 정비는 마친 듯하고, 자리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가 이어질 듯하다. 몇 군데 산사태 지역이 있으니, 오갈 때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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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4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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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곡3리 마을
 
3.5km 정도를 걸으니, 멋진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그 아래 유곡3리 마을이 보이고, 저 멀리 설화산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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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잠시 후 나타나는 차단기가 설치된 곳인데, 우측의 길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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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간간히 설치된 쉼터에서 즐기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얼어가는 몸을 녹여준다. 약간의 여유를 즐겨보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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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가다 힘들면 쉬고, 쉬었다 다시 가면 되는 것이다. 절대 무리하지 말아야 하는 인생의 영원한 친구라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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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자락길 중간 지점
 
이 이정표를 만나면 중간 지점이 되고, 원점회귀가 아닌 왕복을 해야 하니 상황에 따른 선택과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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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발걸음에서 이어지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더욱 청명(淸明)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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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산(左), 광덕산(右)
 
설화산에서 광덕산에 이르는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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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흘고개
 
각흘고개(국도 39호선)는 아산과 유구를 경계로 하는 지점으로, 과거 도로로 잘린 산을 생태통로로 잇게 되었다. 이 지점이 봉수산자락길의 반환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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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간단한 영양을 보충해 주었으니. 이제 돌아가는 길도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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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하고 흥얼거리는 옆지기님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힘들 때도 됐는데, 아직 지친 기색 없이 걷고 있는 모습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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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자락길
 
시간의 흐름에 녹아가는 눈이 아쉽지만, 아쉬움 뒤에 오는 반가움을 기약하며 나머지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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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산과 탕정면
 
봉수산자락길의 매력에 푹 빠진 나머지 너무 여유를 부리다 하산 시간이 늦었지만, 그 여유로 같은 장소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고, 시간의 흐름이 나누어 준 밝음과 어둠이라는 일상을 자연에서 느끼게 되었다. 단면만 보지 말고, 다양한 시선을 가지라는 진리를 ….
 
여유를 부리다 예정 시간보다 약 30분 정도를 늦게 하산하였고,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은 3명에 강아지 한 마리가 전부였던 언택트한 걸음이었다. 겨울 걸음에는 긴장이 꼭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무리하지 않는 그리고 안전한 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을 일깨워 준 하루였다. 

봉수산자락길(봉곡사 주차장)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5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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