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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2단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모두 예외일 수 없는 지금

예산(대전방향)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2020.12.08(화) 16:17:08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산(대전) 휴게소의 산사나무
▲예산(대전) 휴게소의 산사나무

2020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다. 어디 나만이었을까. 처음엔 그저 한동안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으리라. 그동안 신종플루, 메르스, 사스처럼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때만 해도, 내 경우는 어쩌다 밤 9시 텔레비전 종합뉴스에서나 보는 장면이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할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팬데믹’ 상황까지 오리라고 예감했을까. 하지만 예감은 적중하고 지금 우리 모두는 서로의 가까운 간격을 조심하며 경계하기에 이르렀다.
 
예산(대전) 휴게소
▲예산(대전방향)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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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대전방향)휴게소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언제부턴가 전국 일일확진자 600명대를 찍었다. 100명대였을 때도 두 자릿수로 떨어지기를, 그래서 조금만 더 애써보자는 심정이었는데, 지금은 ‘오늘도 무사히’를 기도할 뿐이다. 일상이 된 마스크. 집을 나서면 가방엔 여벌의 마스크를 준비한다. 제대로 단단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이 나 자신과 가족, 이웃을 감염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직거래장터
▲직거래장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산에 계시는 친정엄마에게 갈 날이 자꾸 미뤄졌다. 그럴수록 전화통화를 자주 한다. ‘보고 싶은데 언제 오냐’고 엄마가 아이처럼 묻는다. 처음엔 당신의 감정을 그대로 보이다가 바쁘면 일을 끝내고 오라 한다. 번거롭고 바쁘게 반복되며 살아가는 일들이 사는 동안 끝날 수 없는 일이란 건 누구보다 엄마가 더 잘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엄마가 전화를 받으며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내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눈물나게 감사하다.
 
인지증을 앓는 엄마도 코로나19를 나름대로 이해한다. 어디 가서 밥을 먹게 되면 수저를 꼭 끓는 물에 소독해서 먹으라고 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엄마만의 예방법이다. 반가움도 잠시, 만남은 짧고 헤어짐은 다시 길어진다. 마스크 쓰고 또 올게요, 라는 말로 엄마를 한 번 안아드린다. 차가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엄마. 서산 IC를 지나 40여 분을 달리면 예산(대전방향)휴게소가 나온다. 화장실에라도 들러 아직 수습되지 않은 감정을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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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전용 출구는 따로, '화살표 방향으로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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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전용에서 해야 할 일
 
지난 6일(일) 오후 3시, 예산(대전방향)휴게소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 언제나 출입이 자유로웠던 예전과 달리 입구와 출구가 따로 분리되었다. 식당이나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면 입구에서부터 발열체크를 하고, 이상 없으면 연락처를 작성한 다음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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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으로 가족들이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한 좌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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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 식당 내부, 한 곳에 놓인 의자들
 
식당에 들어가니 테이블마다 ‘사회적거리두기’ 표지판이 일렬로 놓여 있다. 앉는 좌석도 마주앉을 수 없게 한 줄로 놓였다. 구석 한 부분엔 어린아이를 동반할 수 있는 가족석을 배려했는지 네 개의 의자가 테이블마다 있었다. 식사가 끝나면 출구를 통해 나가야 한다. 식당 외 밖의 다른 먹을거리들을 파는 곳에는 거리 간격을 유지하며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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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용 출입구 
 
휴게소 밖에는 주말장터가 섰다. 코로나19 여파인지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가 썰렁했다. 이전이라면 이곳 벤치에 앉아 음료나 과자를 먹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는데 말이다. 탱글탱글하던 산사나무 붉은 열매가 어느덧 쪼글쪼글 주름이 잡혔다. 데크 아래로 농한기에 접어든 마을이 평화로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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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로를 만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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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처럼 펼쳐진 농한기의 마을
 
예산(대전방향)휴게소를 다시 찾을 때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출입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햇살 따뜻한 놀이터나 벤치에서 할머니와 손주가, 연인과 친구들이 마스크를 벗고 서로 웃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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