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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효(孝)의 길을 따라

아산둘레길 백의종군길(효의 길)

2020.11.29(일) 22:31:21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1월 29일. 약간의 눈(雪) 예보와 잔뜩 찡그린 하늘에 부는 바람을 바라보며, 거실에 웅크리고 앉아 TV리모콘 운전을 하다가, 바람 그친 창밖을 보니 어느새 주섬주섬 옷가지를 꺼내 들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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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이 걸을 때 즐겨 찾던 아산 곡교천으로 향하는 인도 옆에 철 모르고 핀 개나리가 선(先) 웃음을 선사하는데, 잠시 걷다 보니 이상기후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이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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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대교
 
잠시 후, 곡교천을 가로지르는 아산대교에 도착하니, 평상시 차로만 오가던 곳을 걸어 건너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400m 남짓 인도교를 걷는 동안 찬바람과 달리는 차들의 속도감을 느끼자 나는 깜짝 깜짝 놀란다. 다리 위로 걸어서 건너는 건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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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산대교 위를 건너며 보았던 모습이 나름 매력 있다는 생각에 한 장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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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백의종군길
 
그렇게 아산대교를 지나 아래로 내려서니, '이순신 백의종군길(아산둘레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 준비 없이 나온 길이어서, 게바위 쉼터까지는 안 되겠고, 현충사 방향으로 걸어보자고 나 자신과 타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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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백의종군길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의 명을 받고 남쪽으로 내려가던 중 14박 15일 간 아산에 머물며 지나던 길로 4백년전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총 3구간 중 두 번째 구간인 '효의 길'은 '은행나무길에서 인주면 해암리 게바위까지' 곡교천 둑방길을 쭉 따라 걷는 길로, 곡교천의 아름다운 정취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어머님에 대한 지극했던 효심 등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길로 충무공의 고뇌와 눈물을 되새겨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아산둘레길 홈페이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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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고령의 어머님이 멀리 여수에서 아산으로 향하던 뱃길 도중에 운명하시고, 그 비보를 접한 뒤 두 번째 백의종군길 게바위에 도착한 싸늘히 식은 어머님의 시신을 안고서 통곡하는 장군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잠시 걸었던 그 길의 모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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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장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그 앞 곡교천에는 날씨와 상관없다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여기저기를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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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갈대와 말라버린 억새, 그리고 텅 빈 야구장과 그 뒤로 앙상한 은행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에는 어떤 계절이 올지를 알려주는 듯 삭막함이 잠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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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따라 길게 이어진 길, 그리고 그 길 옆 하천에는 오리 가족의 한가로움이 풍경 속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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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은 아쉬워도, 바람 그쳐 잔잔해진 수면 위로 보이는 다른 세상이 한참 동안 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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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 있는 파크골프장이 이곳에 하나 더 생긴다고 한다. 현재 파크골프장은 회원제 운영을 하고 있어서, 일반인은 사용이 불가하다.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번 개장하는 파크골프장은 시민들이 쉽고 자유롭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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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옆의 갓꽃
 
갓꽃의 꽃말은 '무관심'이라 한다. 일부를 위하여 대다수를 무관심하게 바라본다면 어떻게 될까? 관계 기관에서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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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길 옆의 은행나무길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길게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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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길 의자
 
'밤의 달빛이 대낮같이 밝으니, 어머니를 그리며 슬피 우느라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난중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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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교천 야영장
 
야영장으로 나온 그들의 마음은 알지만, 꽉 들어찬 야영장의 모습에 씁쓸함이 가득해지는 순간이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더욱 강화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괜찮은 걸까? 더욱이 곡교천에는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주의지역이라는 점도 기억했으면 한다. 관계 기관의 대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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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길 
 
이렇게 백의종군길(효의 길) 시점이자 종점도 될 수 있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이 장소는 곡교천 은행나무길 끝 지점(제2주차장)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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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바위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15km의 거리에 약 4시간 30분 정도의 여유를 가지면, 건강한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라 추천한다. 단, 여름에는 둑방길의 햇볕을 피하기가 힘드니, 그 점은 꼭 잊지 말고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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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길(11월 29일)
 
2020년 11월 29일 09시 36분! 곡교천 은행나무길의 모습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떨어진 잎을 밟을 수 있던 시기로 기억하는데, 올해엔 은행잎 하나 구경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몰리는 인파를 줄이기 위한 관리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은행나무 낙엽의 운치를 즐기지 못해서 아쉽지만, 필요한 조치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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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이 열리고, 그 사이로 옅은 하늘빛이 잔뜩 찌푸린 하늘을 잠시 밀어낸다. 이순신 장군이 지나셨을 당시 저곳에 은행나무는 없었을 것이고, 긴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킨 땅과 흐르는 강물, 말 없이 내려다 본 하늘만이 있었을 것이다. 이 길을 꼭 엄숙하고 경건하게, 400년 전 이순신 장군처럼 고뇌와 슬픔을 안고서 걸어야 하는 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효(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걸었으면 한다. 

백의종군길(곡교천 제2주차장)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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