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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주교 박해의 흔적을 따라 걷는 천주교순례길

서산 아라메길 2구간 천주교순례길

2020.11.26(목) 21:39:52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의 새로운 사상과 문화가 기존의 틀 안에 정착하려면 수없이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천주교회도 이런 아픈 역사의 과정을 겪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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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순교성지
 
조선 말기 쇄국정책이 펼쳐지던 시기에 천주교 박해가 가장 심했다고 하며, 이를 '병인박해'라 한다. 이 병인박해 때 내포 지역에서 1,000여 명에 이르는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를 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이 장소가 해미순교성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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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읍성(이 걷기 행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

'동지'라는 절기가 무색하게 따스한 봄바을 느낄 수 있었던 늦가을 어느 날, 서산시 후원 (사)내포문화숲길이 주관하여 진행하는 '2020년 걷기여행 활성화를 위한 서산 아라메길 걷기여행, 천주교테마걷기'가 '내포-해미 역사탐방로' 에서 진행되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은 필수인 행사였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1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2
 
이 길은 '서산 아라메길 2구간'이기도 하며, '천주교순례길'로도 불리고 있는데, 같은 길에 다른 여러 이름이 있으니, 하나로 통일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이하, 천주교순례길로 통일).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3
 
출발 전 해미순교성지 김정찬 신부님께서 천주교 박해 및 순례길에 대한 설명을 하였으며, '한티고개-해미읍성-해미순교성지'까지 함께 걸음하는 내내 이어진 살아 있는 해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티고개'는 병인박해 때에 내포 지역에서 체포된 천주교 신자들을 해미 군졸들이 압송하여 넘던 고개로, 숱한 순교자들이 고개 마루에서 고향 마을을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던 곳이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당시 고통 속에서 끌려가면서도 목숨으로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 했던 옛 순교자들의 천주교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으며, 마음속으로 참회하고 기도하며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안내판 인용
 
이제 하루의 흔적을 순서대로 적어본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4
 
가을이 내려앉아, 걷는 이의 다리를 쉬어가라 한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5
 
천주교에서 묵주기도를 할 때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올린다고 표현하는데, 이를 '로사리오 기도'라 한다. 한티고개 오름길 초입, 어느 집 대문에 기대어 피어 있는 장미를 보니, 천주교순례길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해준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6
 
고개를 잠시 옆으로 하니, 미세먼지에 가야봉은 지워졌고, 원효봉은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7
 
오늘 천주교순례길에는 수덕사 정범스님께서 함께 참여해 주셨다. 종교의 이념을 떠나, 천주교순례길을 함께 걸음하시고, 압송 체험까지 솔선하여 주심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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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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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고개 야외 제대
 
한티고개 오름길에는 십자가의 길이 이어지며, 고개에 오르면 야외 제대가 있고, 조형물과 부조된 모습에서 그 당시의 흔적을 느껴볼 수 있었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8
 
정범스님의 솔선으로 진행된 압송체험에 참가자 모두가 더욱 숙연해진다.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9
 
천주교박해의흔적을따라걷는천주교순례길 10
 
이렇게 가을은 깊어가며, 걷는 이는 그 가을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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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산 
 
연암산의 단풍은 마지막 가을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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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저수지 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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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저수지 제방길
 
감성적 분위기를 풍기는 산수저수지 옆길과 시원한 시야를 제공하는 제방길은 오늘 걷는 구간 중 백미로 추천한다. 그냥 왕복만 하여도 참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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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해미읍성에 도착하여 진남문으로 입장하면, 앞으로 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그 뒤로는 옥사가 있다. 이 곳은 병인박해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장소이다. 이곳 옥사에 수감된 천주교 신자들을 끌어내어 이 나무의 동쪽으로 뻗어 있던 가지에 철사줄로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였던 현장이며,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호야나무'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충청도 사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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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밖 순교현양비

천주교인의 처형을 하였던 장소 중 하나로, 팔과 다리를 잡고 들어 올렸다 돌에 몸을 쳐서 죽였던 자리개돌 이 있던 또 하나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실물은 해미순교성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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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발굴터

해미순교성지에 이르면, 다리 아래의 순교유해발굴터를 볼 수 있으며, 이곳 말고도 성지의 많은 곳에서 유해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성지 내 기념관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에 실내 출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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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순교성지
 
해미순교성지의 140년 전 아픔이 있었을 때에도 가을은 붉었겠지만, 지금의 가을은 더욱 붉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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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아픔을 겪은 한국천주교회도 이젠 230년이 넘었다. 결코 짧지 않은 천주교의 역사를 간직한 순례길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한다. 잠시 묵상하며 걸었던 길이 생각난다.
 
천주교순례길을 걸으면서 지금까지는 걸음의 숫자만 늘렸지, 그 걷는 길의 역사를 생각하고 다가가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길 위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찾으며 걸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약 11.9km를 걷는 동안에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길'이라 소개하고 싶다. 길 위에 놓인 역사와 문화를 찾아보는 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해미순교성지 
-소재: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성지1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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