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일교차자 10℃도 정도로 벌어지면서 한낮엔 가을속의 반짝 여름을 느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금껏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의 모임들과 가족들 축하모임, 또는 명절로 미뤄둔 일가들과의 만남이 소원해졌다.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다가 어느 날은 사람이 뜸한 공원에서, 한가한 찻집에서 접선하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잠간씩 얼굴을 보는 것으로 이 지루함을 견딘다. 
  

▲대전-당진 간 공주휴게소
 
명절엔 가족모임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에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취지에서 가급적이면 일정을 당기거나 늦췄다. 친정엄마를 뵈러가는 일정은 그래서 명절 전에 미리 다녀오기로 했다.
 
엄마가 계신 서산으로 가는 동안 고속도로에서는 보통 예산휴게소 한 군데만 들렀는데 이번에는 공주휴게소를 들렀다. 대전에서 당진 방향이다. 휴게소에는 공주의 마스코트 ‘고마곰과 공주’ 캐릭터가 사람들을 반긴다. 귀여운 캐릭터의 색감이 가을빛과 많이 닮았다. 마주보고 빙긋이 웃는데, 그 옆 설치물이 시선을 끈다.
 

 

▲공기정화벤치가 설치된 곳 옆의 공주캐릭터들
 

▲'맑은 공기가 나오는 벤치에서 잠시 쉬어 가세요.' 
 
‘공기정화벤치’가 있는 ‘공기청정쉼터’였다. 최근에 해놓은 것인지 설치물 자체가 ‘청정쉼터’ 공간이기에 산뜻했다. 나는 잠시 그곳에 앉아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화장실이 근처에 있었고 수시로 사람들이 드나드는 위치라 벤치엔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는데, 내가 앞서 생각한 것 같았다. 엄마를 따라온 초등학생 어린이가 내 옆에 냉큼 앉았다. 그러자 아이 엄마는, "빨리 일어나! 사람들 옆에 가지 말랬잖아.”란다. 나는 괜히 뻘쭘해졌다. 마스크도 단단히 착용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공기청정쉼터

나는 혼자 공기정화벤치에 앉아 몸도 마음도 정화를 시키고 일어났다. 우리나라는 '입자 단위의 오염물질인 미세먼지와 황사에 의한 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공기정화벤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근본원인 해결보다 시민들이 활동하는 공간만이라도 즉시 오염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되었다’. ‘애프터레인 공기정화벤치’를 만든 곳은 사회적 기업으로, 휴게소에 설치된 쉼터에 192본의 공기정화식물이 식재되어 자연적으로 공기를 정화시킨다고 한다. ‘식재된 식물들은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자동관리운영방식인 ‘스마트가드닝시스템’으로 자랄 수 있으며, 필요한 물 역시 400ℓ의 물탱크에 빗물을 수시로 보충하여 사용한다’고 설치물 안내글에 설명되어 있다.
 

▲오늘의 미세먼지 수치를 알려줍니다

한 벽의 나무는 사철나무로 내부에 탑재된 공기청정기와 외부벽에 심어진 공기정화식물을 통해 직간접으로 공기정화가 되는 셈이다. ‘금사철’ 혹은 ‘미니금사철’로 불리는 사철나무는 잎의 노란빛이 강렬한 상록활엽 관목식물로 유해물질을 차단하고 공기를 맑게 해주는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한다.
 

▲공기정화벤치에서 '정화'시키고 엄마에게 가는 길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 미세먼지와 황사 때로부터 마스크를 필요할 때마다 착용했다. 지금은 어쨌든 ‘꽃보다 마스크’착용이 관건이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을 경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절에 고속도로휴게소의 ‘공기정화벤치’를 활용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다. 구순이 넘고 지병이 있으신 친정엄마를 만나기 전, 공기정화벤치에 앉아 정화를 하고 가는 것만으로도 개운하고 가뿐하다. 공주휴게소뿐만 아니라 전국의 휴게소에 공기정화벤치가 설치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공기정화벤치를 통해 실외 장시간 대기 시 깨끗한 공기로 호흡할 수 있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성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나무 105그루의 숲과 같은 효과인 최대 41,472㎥/일의 공기 정화로 환경개선 효과도 기대됩니다. 현재 애프터레인의 공기정화벤치는 마포, 남양주, 영등포, 나주, 수원, 종로, 홍대 등 광장, 공원, 휴게소와 같은 여러 공용공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애프터레인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