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수매가 20년 제자리에 생산비 증가 ‘이중고’
서천지역 밤 생산 농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불금(이하 직불금)을 두고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최근 정부에서 2020년 FTA 피해보전직불제 및 폐업사업지원제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올해 FTA 직불금 지원 대상품목으로 선정된 밤의 단가가 1㏊(3000평)당 663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피해보전직불제는 FTA의 이행으로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해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은 임업(밤)생산자에게 가격 하락의 일부분을 지원함으로써, 임업인의 소득안정을 도모하고 피해를 보전하는 사업이다.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대상으로 콩·감자·고구마·체리·멜론·노지포도·시설포도·닭고기·밤 등 9개 품목이 선정된 가운데 밤은 1㏊(3000평)당 663원이 책정됐다.
서천군의 경우 밤 생산자로 등록된 농가는 200여 가구로 이들 농가들의 밤 생산면적 300㏊을 다 합해야 19만8900원의 쥐꼬리만 한 직불금을 받게 된다.
밤의 직불금이 낮게 책정된 이유로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까다로운 발동 기준이 문제가 되고 있다.
FTA 직불제가 발동하려면 ▲대상 품목의 해당연도 평균가격이 평년(직전 5개년 중 최고·최저치를 뺀 3개년 평균) 가격의 90% 아래로 하락할 것 ▲대상 품목의 해당연도 총수입량이 평년 수입량보다 많을 것 ▲FTA 상대국으로부터의 해당연도 수입량이 평년 수입량보다 많을 것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서천지역에서 밤농사에 종사하고 있는 박 모씨는 “며칠 전 밤농가에 직불금 준다는 소식에 면사무소를 찾아가니 1㏊당 663원을 지급한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며 “2500원의 직불금을 받기 위해 신청하는 자체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늘어나는 밤 수입량으로 밤 가격은 20여년 째 제자리 걸음중인데다 해마다 오르는 생산비로 인해 밤농사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정부는 도와주지 못할망정 농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힘만 들고 소득 없는 밤농사를 언제까지 해야 할 지 고민만 깊어진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밤 지급 단가가 너무 낮아서 아예 지급 대상품목에서 제외할까 고려했지만 FTA 폐업지원금 대상품목이 FTA 직불금 대상품목 중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밤농가의 폐업을 지원하고자 FTA 직불금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보전직불제 및 폐업지원제를 신청하고자 하는 임업인과 생산자단체 등은 해당 사업별 지원기준과 절차 등을 서천군 홈페이지에서 확인 후 신청접수 후 기한 내 해당 소재지 행정복지센터에 사업별로 이달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