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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기다림의 아름다움

우리들 삶을 멋지게 하는 기다림

2020.05.27(수) 16:45:20 | 잔잔한 미소 (이메일주소:ih2oo@hanmail.net
               	ih2oo@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기다림의 아름다움
우리들 삶을 멋지게 하는 기다림

우리 삶에서 기다리지 않고 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서부터 잠들 때까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정해진 식사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출발하는 시각까지 자동차를 미리 기다려야 탈 수 있고 하는 일을 정해진 시작 시각까지 기다립니다.

어릴 때 밖에서 놀고 싶은데 계속 오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고, 추석이나 설 명절이 얼른 왔으면 하고 기다렸고, 학교 졸업 후에는 원하던 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기다렸던 생각이 납니다.

오기로 한 사람이 왜 안 오나 기다리고, 타야 할 버스가 얼른 왔으면 하고 기다리고 뭔가 기다렸던 사연은 많습니다. 기다리는 마음은 편안하지 않습니다.
 
애타게, 간절하게, 마음 졸여 기다리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이 기다림은 모두 희망입니다. 기다림은 꼭 이루어집니다.
 
기다림
▲기다림
 
나의 사진첩을 들추다가 그냥 버리기 아까운 사진 몇 점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 사진들의 내용을 뭔가를 기다리는 내용으로 분류하여 나름으로 사진 설명을 달았습니다.
 
공주 월성산 봉화대에서 오래 전에 찍은 사진인데, 산 정상에는 땀 흘리고 올라온 피로를 풀기 위해 만든 쉼터가 있습니다. 거기서 본 것입니다.
 
쉼터에서 가까운 나무에 매달아 놓은 모이통에 예쁜 새가 들락거리며 모이를 쪼아 먹는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모이통이 비었습니다. 쪼아먹을 먹이가 있을 줄 알고 왔는데 허탕을 친 저 새의 심정을 읽습니다.
 
내일을 기다립니다. 누군가 내일은 모이그릇에 좁쌀을 가득 담아 놓겠지요.
 
모이를 기다리는 새
▲모이를 기다리는 새
 
몇해 전에 어느 마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시골집에 누가 오는가 봅니다. 저녁 때 건너편 집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아마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오기로 했으니 틀림없이 올 텐데, 오면 따뜻한 저녁상을 차려 주려고 밥을 하는가 봅니다.

큰 솥에 물을 데우고, 밥을 안치고, 나물도 볶고, 찌개라도 끓이려는지 준비가 한창인 것 같습니다.

연기 나는 집 사진을 찍고 보니 빨랫줄에 매달린 호박고지가 보입니다. 늙은 호박 속을 파내고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호박 살을 예쁘게 썰어 말리고 있는 풍경이 정답습니다. 호박떡 해먹을 날을 기다리겠지요.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집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집
  
몇해 전 석장리박물관 부근의 금강에 뜬 돛단배입니다.

금강의 돛단배가 궁금합니다. 요즈음 금강 석장리에 나룻배는 없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금강 위에 멋진 돛단배가 떠 있나요?

금강의 정취를 멋지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낚시하는 배인지, 고기를 낚는 배라면 고기를 기다리고, 유람선이라면 사람을 기다리겠지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찍은 사진인데, 강물 위의 돛단배 모습은 요즈음 아무리 기다려도 볼 수 없는 정경입니다.
 
돛단배의 기다림
▲돛단배의 기다림

온다고 했는데 여태 왜 안 올까.
 
집에서 기다리다 지쳐 내쳐 언덕길을 내려와 집으로 들어오는 길이 있는 냇가까지 나온 두 사람의 모습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시집간 딸이 온다고 했나, 아니면 더 귀한 손님이 온다고 했나, 바람에 노란 은행잎은 떨어지고 바람은 차갑지만, 두 손 호주머니에 넣고 좀 터 기다려보자고 한 모양입니다.

몇해 전 가을에 찍은 사진인데, 이게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기다림의아름다움 1
▲기다리는 마음
 
제민천의 다리 대통교와 중동교 사이에 공주하숙마을이 있습니다.
 
하숙마을은 옛날 객지에서 공주로 유학 온 학생들이 기거하던 하숙집을 향수에 젖고, 추억에 젖도록 공주시에서 만든 곳입니다. 여기 중동교 난간에 걸터앉아서 제민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낚시질이란 무한정 기다리는 것입니다.
 
느긋하게 세월을 낚는 여유를 봅니다.
 
낚시질은 기다림
▲낚시질은 기다림
 
두 친구의 모습이 정답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갈 곳을 몰라서 갈 방향을 상의하는 걸까. 두 사람의 표정으로는 잘 모르지만,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지난 여러 달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다 뭐다 바깥출입도 못 하다가 겨우 마스크를 쓰고 잠깐 밖에 나가면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깝게 하느라 애쓴 보람으로 이렇게나마 버티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제 새로운 일상,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자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도 잘 버텨왔는데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립시다. 기다리는 가운데 뭔가 좋은 소식이 있겠지요.
 
사회적 거리 두기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 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기다림은 미덕입니다.
기다림은 양보와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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