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배려(配慮)하는 교육

선생님의 힘은 위대하다

2020.05.14(목) 21:09:47 | 잔잔한 미소 (이메일주소:ih2oo@hanmail.net
               	ih2oo@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배려(配慮)하는 교육
/선생님의 힘은 위대하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생각하는 것도 배려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생각하는 것도 배려다

옛날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하여 나는 사범학교에 다녔다.

그때 국어를 가르치신 선생님, 그 선생님의 수업 시간이 그리워진다. 그 이유는 작은 체구지만, 앞머리가 훤하신 밝은 모습의 선생님으로 배우는 우리들 신변 가까이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수업을 시작하신다.

학생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를 어디서 구하시는지 그 이야기로 시작하시니 한 시간 수업의 도입(導入)이 자연스럽다. 우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학이나 교육실습에서 터득할 '교수 용어는 쉽게'를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 선생님이셨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것을 예화로 들려주시므로 해서 귀 기울이게 하시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신 선생님, 학생을 가르치되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 국어 시간이 그래서 좋았다.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 수업 시간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 수업 시간

기말시험을 본 후의 이야기다.

국어 공부가 재미있었고 시험 준비도 거의 완벽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렀고, 답안지를 돌려받아 검토한 결과 채점 오류가 있어서 말씀드렸다. '경건'을 한자로 쓰는 문제였고, 나름 잘 아는 거라서 자신 있게 썼는데 오답처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선생님 말씀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경건(敬虔)의 '건'자를 구부림 없이 써서 틀렸다는 것이다. 정말로 한자에서 그런 면까지 정확히 써야 한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경건이라는 말은 잊지 못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선생님의 힘! 그것은 위대하다. 자라나는 청소년의 인격은 너무도 소중하고 고귀하다. 교육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인격은 마땅히 존중돼야 하며 조금이라도 무시돼서는 아니 된다는 생각이다.

옛날 국민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의 지명을 받고 앞에 나가서 발표하게 되었는데, 내 말 가운데 `쬐끔'이란 말을 썼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6학년이나 된 놈이 표준말을 골라 잘 써야지 ‘조금’이란 표준말이 있는데도 ‘쬐끔’이란 말을 썼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창피를 주던 그 당시 선생님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모른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얼마든지 인격적 모욕을 주지 않고도 스스로 깨닫게 친절히 가르칠 수 있지 않은가. 수줍은 내성적인 아이들에겐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국민학교 6학년 때 앨범
▲국민학교 6학년 때 앨범
 
학생 때 음악 시간에 노래 못한다고, ‘야, 이 음치야.’ 하면서 머리를 막대기로 때리던 선생님을 지금도 원망하는 어느 분의 이야기를 듣고, 과연 교사의 말 한 마디가 영원한 인생의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옛날 국민학교 1학년 때의 우리 선생님 얘기다.
 
그 시절에는 선생님이 칠판에 적은 것을 공책에 베껴 쓴 사람은 선생님께 보여드려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잘 쓴 사람에게는 커다란 동그라미를 빨간 색연필로 그려 주셨는데, 그때 다섯 개의 동그라미를 받는 것이 최고였다. 선생님 책상 옆에서 동그라미를 몇 개나 받을까 하며 기다리는 동안 나는 교실 앞 벽면의 환경정리 한 글자를 더듬거리며 읽었나 본데 그걸 본 선생님이 “어, 그걸 다 읽네.” 하시며 좋은 반응을 보이셨다.
 
한창 한글을 배우던 1학년 어린 나이에 가르쳐주지 않은 글자도 읽는 모습이 무척 기특하게 보였는지 선생님이 내게 잔잔한 미소를 보이신 것이다. 나를 칭찬해주신 그때의 선생님 모습이 지금도 그려진다. 선생님의 나에 관한 관심으로 나는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중학교 졸업 앨범
▲중학교 졸업 앨범

모든 일은 관심의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 관심을 두어 가꾸면 농작물도 그 수확을 많이 얻고 관심을 두어 교육하면 그 성과도 크다. 같은 말이라도 관심을 두지 않고 들으면 무얼 들었나 생각이 안 난다. 관심 밖의 아이들은 소외당한다.

나의 또 다른 이야기.
 
1970년대 초반은 중학교 교사가 부족하여 전공과목 아닌 다른 교과도 맡아 가르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예를 들면 기술 교사가 수학을 가르치기도 하고 음악 교사가 한문을 가르치기도 한 예라 할까.

문제는 전공이 아닌 교과를 가르치면서도 전공 교사가 가르친 반의 성적보다 더 좋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교과의 성격에서 벗어났을지 모르지만, 내 과목이 아니라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관심으로 가르치는 방법이나 열성이 더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공도 아닌 한문 교과를 가르칠 때가 있었다. 칠판에 한문을 가득 써 놓고, “한 번씩 노트에 써!” 그래놓고 나는 궤간 순시를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참으로 한문을 잘 쓰는 학생이 더러 있다.

“야, 아무개야, 너 정말 잘 쓴다.”

무심코 입에서 잘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내가 한 그 말이 그 학생에게는 너무나 좋은 칭찬의 말이 되었나 보다. 오늘 한문 선생님이 해준 ‘잘한다’는 그 말에 힘이 나서 더욱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나도 저 선생님처럼 한문 교사가 되어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한문 교사가 된 사례가 있다. 그렇게 된 결과가 잘됐나를 떠나서 자기에게 관심을 둔 것 때문에 자기의 진로 목표를 세워 성공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기 두 사진을 보자. 하나는 11개 모두 반듯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물걸레 수도 줄었고 걸어놓은 상태도 가지런하지 못하다. 청소에 쓰는 용구 하나라도 잘 정리하여 보관하는 것도 관심으로 지도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관심의 차이이다.
 
질서정연한 걸레
▲질서정연한 걸레
 
아무렇게나 세워 놓은 걸레
▲아무렇게나 세워 놓은 걸레

우리는 모두에 관심을 둘 수는 없다. 사람마다 관심 분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오늘 어디에 관심을 둘까'가 관심이다.

관심(關心)을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이나 주의’라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지금은 참으로 교직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시기이다. 그러나 교사로서 나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지도하는 입장에 있는 한 ‘아이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누구의 눈치 볼 것 없이 아이들을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하여 가르치는 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처럼 열심히 가르치는 가운데에서 기쁨과 교직에의 보람을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교권을 세우는 일은 교원 자신들의 노력이 있어야겠고 우리 모두 다 같이 선생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항상 교사의 권위를 높이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학부모들이 교원들을 존경하고 믿고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학부모가 교원을 무시하는 한 학생들의 지도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교육력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이 바로 서려면 학교와 학부모가 협력하며 서로 신뢰해야 한다. 서로 반목하면 교육은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와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늘도 정보화 교육, 예체능 교육 등 여러 방면에 걸쳐 학생들의 특기 적성교육에 힘쓰고 있는 열성 어린 교사들이 많이 있어서
장래가 밝다.
 
사범학교 학생 때의 교육 실습
▲사범학교 학생 때의 교육 실습

선생님의 힘! 그것은 참으로 위대하다.
 

잔잔한 미소님의 다른 기사 보기

[잔잔한 미소님의 SNS]
  • 트위터 : https://twitter.com/#!/ih2oo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