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도 한복의 아름다움으로 녹이다

조명은 한복에만 머물고 관람객들은 감탄 소리와 박수로 어둠속에서 환호했다.
주말 저녁 해가 어스름하게 질 무렵부터 낮의 흩어졌던 기운을 몰아내고 해미읍성 안의 한 곳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서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알려진 이남례 전통 한복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 한마당이 차려졌다. 낮에 여는 것보다 불빛이 작품을 비추기 때문에 돋보일 수 있어서 일부러 밤에 한복 축제를 하는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는데 과연 수긍이 갔다.

읍성 안은 조선시대로 돌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델들은 시민, 다문화가정 사람들, 대학생, 의원 등 전문가들은 아니었지만 무대 위에 오르자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다.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복장과, 일생에 한 번 결혼식에서나 입을 수 있었던 활옷, 앵삼, 선비의 도포와 기녀복, 나라를 지킨 군인의 혼이 밴 군복 등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복장을 보고 관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 무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순신 장군의 갑옷을 입은 모델이 입장하자 관객들은 가장 큰 환호를 보냈다. 시대를 초월하여 조선시대 해미읍성 안에서 근무하셨던 장군이 걸었을 장소에서 후손들이 그 복장을 재현해서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 하셨을 것 같다. 이 행사에는 우리나라 전통 한복뿐만 아니라 우리 고장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전통 복장도 함께 보여주어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 역시 우리와 하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의 전통 한복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행사 때나 입는 옷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한복이 잊히지 않도록 이런 축제가 꼭 필요하다는 듯이 관객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일어서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면서 즐겼다.
 

 
어둠속에서 이날 행사를 알리는 전광판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통 한복에 보내는 관심을 가득 담은 관람객들 모습,
 

 
한복을 곱게 입은 박소영이 부채 산조로 무대의 시작을 알리면서 흥을 돋우고 있다.
 

 
삼회장 저고리와 색동옷을 입은 어린이 모델들이 의젓하게 서 있다.
 

 
두정갑옷을 입은 이순신 장군 역의 모델이 힘차게 칼을 빼들기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뒤에 서 있는 장군이 입은 옷은 두서린갑옷이다.
 

 
내시가 밤중에 햇빛가리개인 홍일산을 들고 있고 고려 전기에서 조선시대 말기까지 국왕이 제례복과 대례복으로 입었던 면복을 입은 왕과 적의를 입은 왕비가 함께 서 있다.
 

 
황진이 기녀복을 입은 기녀가 달밤에 도포 입은 선비와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조선시대 유생이 생원시나 진사시에 합격했을 때 착용하던 예복인 앵삼,
 

 
명나라의 제도를 수용한 홍곤룡포를 입고 머리에 익선관을 쓴 왕의 모습
 

 
붉은 색의 긴 무복인 홍철릭은 소매가 길고 넓은 게 특징이다.
 

 
공주와 옹주의 대례복이었던 활옷 뒷모습,
 

 
기녀복을 입은 아리따운 모델이 미소를 날리고 있다.
 

 
호위무사였던 전패군은 탄약 주머니를 허리띠에 달아 뒤에 차고 다닌다.
 

 
중국 청나라 때의 결혼 예복이었던 수화복,
 

 
결혼식과 중요한 행사 때 태국 사람들이 입는 전통 의상인 쑤타이,


 
축제의 장을 마련하여 전통 한복을 널리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남례 한복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