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무더위를 살포시 잠재운 내포 전통춤의 향연

서산의 심화영 선생 '승무'는 현재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27호로 지정되어 있다.

올해는 작고한 지 10주기가 되는 해로 그와 관련된 세미나가 지난 3일 문화원에서 있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문화회관에서 심화영 선생으로부터 승무를 전수받은 외손녀인 이애리와 중고제판소리보존회 회장인 이은우의 춘향가 중 이별가 공연이 있었다. 또한 국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의 태평무, 살풀이춤, 한량무 등 전통춤 공연이 함께 있었다. 무대는 뜬쇠예술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관객들은 공연에 빠져 들어 감탄사를 연발했다.

심화영 선생의 예술적 뿌리는 할아버지 심팔록으로부터 시작된다. 부친 심정순과 심상건, 심재덕, 심매향, 심화영 등 후손으로 이어지면서 중고제 혹은 내포제 전통가무악의 중심 축이 되었다. 심정순의 장녀인 심매향은 홍성 출신으로 춤의 대가인 한성준으로부터 승무를 배웠고, 그가 입었던 승무 의상이 심화영을 거쳐 외손녀인 이애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심화영의 승무는 다른 승무와 다르게 서서 시작하며 장삼의 색이 검은색인 게 특징이다. 심화영은 서울에서 태어나 19세 무렵 오빠 심재덕과 함께 서산에 내려와 낙원식당을 차렸다. 이후 이곳은 서산, 태안, 홍성 일대의 전통 예인들이 모이는 사랑방 구실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곳은 몇 년 전에 헐린 상태이다.
 
현재 문화회관 옆 공원에는 1993년도에 세워진 심정순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중고제가 부활하려면 서산 시민은 물론이고 충청남도민들의 큰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행사를 추진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송기숙 교수(왼쪽)와 중고제판소리보존회 회장 이은우(중앙), 승무의 전수 조교인 심화영 선생의 외손녀인 이애리(오른쪽)가 심화영 선생을 회고하고 있다.
 

 
서산시 문화회관 옆 공원에는 1993년에 세워진 심정순 선생을 기리기 위한 비가 남아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윤덕경 서원대 명예교수가 왕비를 표현하는 태평무(강선영류)를 추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인 최경자가 왕을 표현하는 태평무(한영숙류)를 추고 있다. 태평무는 왕비와 왕을 나타내는 두 종류가 있으며, 강선영류와 한영숙류로 나뉘어 있다.
 

 
심화영 선생의 승무 전수 조교인 외손녀 이애리가 검은 장삼을 너울거리며 승무를 추고 있다. 승무는 법고춤으로 마무리되었다.
 


심화영 중고제판소리보존회 회장 이은우가 춘향가 중 이별가를 불렀다. 중고제 판소리는 말인 듯 소리인 듯 장단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징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인 양선희의 살풀이춤도 볼 수 있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인 국립국악원 무용단원 박성호가 한량춤을 추고 있다.
 


상모를 돌려 여름밤의 무더위를 날려 버리는 뜬쇠예술단의 풍물놀이 공연도 멋졌다.